이것은 거의 일종의 집단 무의식 반응이다.
만약 이런 생각이 성립하려면, 이것은 우리들이 이 세상을 감지(感知)할 수 있었을 때부터, 심지어 일찍이 우리의 생명이 단지 배아하는 단계에서부터 였어야 한다. 이런 망연자실함은 우리들을 얽매이게 하며, 깊이도 매우 깊어서, 여러 가지 정서를 감추기 쉽다. 그것은 우리가 짐작할 수 없는 운명이라도, 일단 우리가 방해되는 것을 제거하고 확실한 경지에 도달하게 되면, 우리 머릿속에 영감이 번쩍 떠오르는 것과 같다.
"그것은 적어도 당연히 일종의 생명과 일접하게 관련된 잠재의식이다."라고 나는 암암리에 인식하고 있었다.
이것은 내 어린 시절 일어났던 이야기를 떠오르게 했다. 확실하게 말하자면, 이 옛일은 갑자기 나의 머릿속에서 한 마리의 물고기처럼 펄떡 튀어 오르며, 사람을 매혹시키는 은빛을 번쩍였다.
그때, 나와 형은 미지(未知)의 세계에 대하여, 너무 많은 의혹을 갖고있었다. 특히, "우리는 태어날 때 어디로 나왔어요?" 이 문제는 커다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우리끼리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이 나오지 않아서, 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엄마에게 물어보라고 하며, "너희들을 네 엄마가 낳았지 않니?"라고 말했다.
엄마는 만면에 수줍음을 띠며, 대답했다. 하지만 답이 하나가 아니고 왔다갔다해서 알기 어려웠다. 우리가 비록 어렸어도, 아이의 총명함이 발동하여, 엄마에게서 "충분히 타당한" 대답이 나올 때까지 쉴 새 없이 물어댔다. 그러자, 그녀는 쉴 새 없이 말을 바꿨다. 처음에는 겨드랑이 사이에서 나왔다고 하더니, 두 번째는 배꼽에서 나왔다 하고, 세 번째는 귓구멍에서 나왔다고....
또다시 물으니,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길에서 주워 왔어."
이처럼 "어렸을 적 경험"에는 어떤 공통성 혹은 은밀히 내재하는, 계속 이어져 내려온 일들이 존재하며, 몇 건의 사례를 열거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의 대표성을 갖춘 것은 아래와 같은 경험 이상 가는 것은 없다.
마침 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희미하지만, 친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어떤 때는 불확실한 방향에서)들려왔다.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나는 당연히 고개를 급히 돌렸다. 입을 열어 응답 하녀고 준비하면서 반쯤 웃음까지 머금었다. 혹은, 이미 대답을 하면서 낯설면서도 친숙한 목소리를 찾아보았는데, 보이는 것은 전혀 관계없는 낯선 얼굴만 몇몇 보이든지, 텅 빈 거리만 보이든지 했다.
나는 계속 길을 걸어가며 반복해서 그 목소리를 골돌히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억해보려고 노력해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일설에 의하면, 사람이 걸어가는 도중, 특히 한밤중에, 누가 뒤에서 너의 이름을 부르거나, 혹시 너의 어깨를 툭 치면 절대 뒤 돌아보지 말라고 한다. 왜냐하면 너의 이름을 부르거나 네 어깨를 툭 친 사람은 혼령이거나 늑대이기 때문이다.
가장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해석은, 대개 정신이 지나치게 긴장해 있을 때 발생하는 환청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은 병리학과 심리학의 각도에서 시험해보면 자세히 설명해준다. 당시 나의 심경을 되돌아볼 때, 이런 해석은 의심스럽긴 했지만, 그것은 분명히 좋은 깨우침이었다.
나는 고집스럽게 그목소리가 진짜 존재했었다고 여긴다. 하지만 당사자인 나만 겨우 들었을 뿐이다. 내가 추측컨대, 그것은 당연히, 어떤 사람이 몰래 나를 깨우친 것이다. "돌아올 때 길을 여러 번 보아라."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 사람은 또 다른 나일 수도 있고, 내 그림자일 수도 있다. 그는 내 등 뒤에 서서 조용히 나에게 소리친 것이다.
"돌아올 때 길을 여러번 보아라." 나는 반복해서 그것이 던진 메시지를 곰곰이 되씹어 보았다.
이런 사고의 맥락을 쫏다보니, 나는 갑자기 예수님의 이런 명구가 떠올랐다.
"나는 비록 스스로 증거하지만, 나의 증거는 진실되다. 나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희는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이 오래된 철학 명제는 이렇게 내 앞에 펼쳐 저 있다. 우리 인류에 대하여 말한다면, 과거와 미래 모두 별이 총총한 하늘처럼 끝없이 펼쳐 저 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희망으로 충만된 미래에 경도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과거가 미래에 비해서 확실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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