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수필, 단편소설

때늦은 각성 ; 迟到的觉醒 (二) : 3/4 向迅

"미래는 결국 덮쳐 올 것이고, 과거는 뒤로 가는 기차처럼 우리와 점점 멀어지기만 할 것이다."
이 글은 내가 우연히 읽은 어떤 글에 쓰여 있던 구절로 큰 뜻은 이와 같다.

역사 노인(历史老人: 역사적으로 장수한 노인- 일반화 된 단어 아님)은 우리에게 무수한 역사적인 사실로 우리에게 알려준다.

"우리가 하나하나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해하고 있을 때, 고개를 돌려 지나온 역사에서 답을 찾는 것이 거의 유일한 믿을 수 있는 방법이다. "

나는, 다시 한번, 문득 모든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앞날과  운명을 비교하는데서 오는 망연자실감을 느꼈는데 그것은 내 어린 시절, 엄마에게 가르쳐달라고 조르던 생명기원의 의문에 기초해서 변화 발전되어 온 것이다. 그것은 아주 먼 곳에서 왔다. 우리가 그것의 존재를 우연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그것이 출발한 곳에서 보낸 신호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세계에서는 먼곳에서도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올 수 있고, 또 우리 마음에 감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혈연과 경력을 제외하면, 그밖에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여기서,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나는 정말 이 망연자실에 감사한다. 만약 이번에 이런 의미있는 제시가 없었다면, 나는 분명히 나의 경력괴 혈연에 대한 문제에 관심을 가질 리 없고, 내가 도대체 얼마나 무지한가 의식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나는 고아가 아닐 뿐 아니라, 비시타시옹 남매의 숙명적인, 공포로 가득한 기억상실증 환자와 비교해서도 안된다. 또한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 경력이 아무 잘못 없이 깨끗하다고 생각했으며, 출생 시간을 부모가 철석같이 마음에 기억하고 있고, 원적의 근거도 알 수 있고, 혈연 역시 연원이 어디서 나왔는지 근거가 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정말 알고 있을까?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 연배는 삼대 이상 가족을 꼽다 보면 금세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창피하기 짝이 없다. 우리 가족이 현 거주지에 뿌리내리기 전, 원적이 어디이며, 우리 할아버지 대에서는 몇 년 몇 월 어떤 이유로 조상의 원적지를 떠나 왔는지에 대해서 말하라면 더욱 할 말이 없디.

전에 한차례, 최근 노벨문학상의 탄 프랑스작가 패트릭. 모디 야노의 장편소설 < 안 댄 거리 >를 읽었는데, 현 단계의 나를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바로 소설 속의 그 건망증에 걸린 남자가 바로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감히 긍정하고, 내 주변에 있는 무수한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생각하지만,  우리 모두가 새로운 신분을 갖춘 "주이. 로랑"이라는 덩치 큰 남자는 아니다.

이 덩치 큰 남자는 C.M. 사설 탐정사무소에서 사장 위터가 퇴직할 즈음, 불확정적인 단서밖에 없지만, 오랫동안 잊힌 자기가 살아온 수수께끼를 풀어줄 증거를 찾는, 힘들고 어려운 길을 가기로 신중하게 결정했다. 자기를 찾고, 자기를 일 수 있게 해 줄 그런 증거를 찾는 일이니까.

하지만, 설령 우리가 자기의 과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거나, 혹은 겨우 조금 만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할 수 없다.
이런 생명은, 결국 암담하고 빛이 나지 않는다. 우리들은 이 세상에서 울기도하고 웃기도 하지만,  모디 야누 소설의 말미 부분에 썼던 것과 비슷하디.
"그녀는 아무 이유도 없이 울면서, 더이상 늦지 않게 한바탕 놀러 갈 궁리를 했다. 그녀는 멀리 갔고, 벌써 길 모퉁이를 돌아섰다.  우리의 생명도 이렇게 아이들의 슬픔같이 신속하게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명은 아주 짧고, 금세 사라지기 때문에, 계속  일생의 수수께끼로 고통받아 온, "쥐이.로랑"들은, 망망한 사람의 바다 가운데로 나가서 잃어버린 자기를 찾아 나서야 한다.

1970년대 말, 발족된  중국의 뿌리 찾기 문학의 출발점은, 대체로 이랬다고 나는 생각한다.

차이점이 크지 않은, 한소공(韩少功)이 이끌던 한 무리의 작가들은  문학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잊혀졌던 많은 시간과 우리가 직접 부숴버렸던 문화의 뿌리를 찾았고, 어지러워진 망망한 폐허 위에 다시 정신의 큰 건물을 지으려고  시도했다.



※ 작가 소개 :  向迅 - 소수민족인 土家族 출신 작가로 1984년 호남성, 鄂西에서 출생. 소수민족 작가 학회 회원이며 임어당 문학상을 수상했다.
※ 토가족 : 귀주성에서 가장 오래된 민족 중 하나로 티베트 어족에 속함.
후난 성, 호북 성, 구이저우 성에 주로 거주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 840만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