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은 한층 연이어 한층, 합계 5개의 전문 전시관으로 되어있다. 벽과 바닥, 전시대와 전시품은 산뜻하고 정취가 가득했으며, 넓은 공간으로 여유로웠다. 마치 그가 여유로운 노년을 맞아 아담한 집에서 엎드려 창작에 열중하며, 즉시 새로운 책, 새로운 작품을 내놓을 것 같았다. 목심은 생전에 회화작품을 600여 점 남길 계획을 갖고, 예일대학 박물관이나 대영박물관에도 컬렉션으로 수십 점씩 소장되기 바랐다. 우선 첫째로 모국에 100점을 내놓았는데, 여기엔 그가 초기에 연습하던 스케치 작품들도 포함된다. 첫 번째 홀의 서벽에는 그가 그린 "문화혁명" 말기와 미국 여행 초기의 십여 폭의 노트 화가 전시되어 있고, 동벽에는 21폭의 석판화가 있는데, 1984년부터 1989년 사이에 제작된 것이다. 당시 린 펑미엔(林风眠)은 "형식"을 창도 하여, 목심의 그림에 추상 의미가 들어가게 했다. 전시대에 있는 회회 작품들은 조용하고 전혀 요란해 보이지 않는데,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다가, 무심히 스쳐 지나간다.
목심은 평생 여러 방면에 재능 이 많았고 예술적 기질이 넘쳤다. 시와 노래, 산문 소설, 논설문, 희극 음악 모두에 뛰어났다. 회화도 그중 하나였는데 초연하고 한가한 분위기가 기저에 깔려 있다.
전시관은 구불구불하게 돌아서 결국 아래로 내려가 지하로 내려간다.
"지하 궁전"에는 목심 회화의 영상과 동영상이 있는데 마지막으로 목심 만 년작, 그림의 오묘한 부분을 보게 된다. 목심 전생은 일찍 항저우 예술전문(현 중국 미술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었지만, 졸업 후에는 오히려 중국 산수화를 편애하여 화선지, 모필, 먹을 즐겨 사용했다. 구도도 전통적인 기법과 화풍을 따랐는데, 전통 산수화의 멋과 세밀한 기교가 들어 있어서 그의 전통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 하지만, 붓의 터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가 전통산수화의 경계를 포기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먹색은 자연스러운 본래의 성질을 따랐고, 자질이 충만했으며, 흐리면서 부드러운 내면에는 반역이 들어 있다. 대항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함과 애매함의 가운데 다시 시작함과 승화가 있는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완전히 서양화의 방식이라 할 수도 있으나 심미적인 마음의 표현을 하기 위해 구상이라는 수단을 쓴 것이다. 일단 전통적인 한계를 뛰어넘어야 마음껏 독창적이고 자유분방하게 개인의 풍격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2002년에서 2003년 사이에 목심은 두 세트의 60과 40 폭의 아주 작은 그림을 그렸다. 가장 작은 것은 겨우 2인치밖에 안되었고, 작기가 마치 한알의 진주를 조개 속에 감춰든 것 같았다. 작은 형태의 그림을 스크린에 하나하나 확대해서 보면, 마치 현미경 아래 세포 조직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이것은 또 다른 종류의 장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회면이 넓으면, 세부의 정밀하고 심원한 신비의 경지를 나타낼 수 있다. 만년에 그는 독창적인 보기 드문 , "전인화(转印画 :복사한 그림)", 다르게 말해서 "척 인화(拓印画)"를 그렸다. 먼저 유리(혹은 이와 유사한 재료)에 물과 물감을 가득 담고 광택지를 그위에 덮었다가, 뒤집은 후, 종이면 위가 촉촉이 젖어 물의 흔적과 얼룩이 생길 때를 이용, 즉흥적으로 각종 도안과 도형을 그린다."물"은 하나의 새로운 매개물이 되어 마음대로 물감과 먹으로 쉽게 변환되고, 모양에 따라 그때그때 만들어진다.
쩐 단칭(阵丹青)이 말한 것으로 기억된다. 목심은 중국화 화가가 아니며, 수묵화가도 아니다. 그는 그렇다고 유화를 그리지도 않았으며, 그가 그린 풍경들이란....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채묵화라고 할 수 있고... 그냥 그는 화가다. 그의 문학처럼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다....
사람들은 말한다. 목심의 회화와 문학은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좋다. 그가 글로서 말을 다하지 못한 것은 모두 그림 속에 있다. 또 그림으로 다 말하지 못한 것은 문학에 있다. 그러니, 문학관 또는 미술관 이밖에 무슨 중요할 게 있겠는가? 목심은 말한다. "문학이 먼저고 그림이 그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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