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수필, 단편소설

세월과 부친이 만들어 놓은, (被岁月和父亲所塑造) : 梁鸿鹰 ㅡ 3 (2/2)

 

그는 좋은 아들이었고, 좋은 학생이었으머, 좋은 간부였다. 이 세 가지의 "좋은"은 부친에게 영예를 흡족하게 누리게 핬다. 부친은 이로 인해 이제까지 긍지를 가져왔고, 이 긍지는 알차고 오래 지속되었으며,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 할 것 없이 칭송이 자자했다.
그런데 지금 그가 한 말은 부친의 자랑스러움, 평판, 영예의 한 구퉁이를 허물어트렸으며 피차 알고있던 감춰진 비밀의 한 축을 열어젖혔다. 알고 보면 이 영예는 뜻밖에 부친에 대한 거역, 항거, 배척에서부터 생겨난 것인데 부친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다.

실상은 사실 이러했다. 부친의 생활방식은 대단히 엉망진창이었교, 담배, 술은 그의 생명이며 생활 방식이었다. 그는 매일 서너갑의 담배를 피웠고, 매일 식탁에서 보내는 시간이 보통 사람의 서너 배가 넘을 정도로 지나치게 시간을 헤프게 썼다. 아침 식사 때는 밥을 먹으면서 한편으론 술을 마시고, 다른 한편으론 담배를 피웠다.  샤오마이(燒麥:양고기 만두), 훈둔(馄饨 : 만둣국), 두부 뇌(豆腐脑 :순두부), 이런 요리들은 여러 가지 기름이 많이 들어간 것이라 맛이 느끼해서 뜨겁게 끓여서 먹는데 이러다 보니 한두 시간은 예사로 걸렸다. 또 점심때 집에 밥을 먹으러 와도 꼭 술을 들어야 했는데, 문에 들어서면 술을 먹기 시작했고 양채, 배갈, 짙은 차, 담배  같은 것이 떨어지면 안 되었다. 부친은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술을 마셨고, 마시고 나면 식사상을 받았는데 언제나 한두 시간씩 걸렸다. 먹고 마시기를 마치면 고개가  떨어지며 잠에 빠졌다.  밤에 만약 외식을 안 할 때는, 집으로 돌아와서 전심 때 먹던 일정이 그대로 반복되었다. 그것은 시간이 훨씬 길어지는 것에 불과했고 어느 정도 취기가 올라야 비로소 침상에 올랐다.

게다가, 밤마다  모임이 많았는데, 잡담하다가 손님이 오는대로 앉아서 먹는 연회였다. 부친은 친구와 직장동료들을 집으로 불러 퇴근하면서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해서 밤 늦게까지 계속 마셨다. 술 먹이기 가위바위보(猜拳), 잡담, 술 권하기, 흡연, 왁자지껄하기, 여기저기서 웅성대기, 그 기쁨은 끝이 없었으리라. 한 달에 이런 일이 대여섯 차례 있었는데, 심한 경우  십여 차례 한 적도 있다. 이것이 막 성장기에 들어선 그와 누이동생, 남동생에게 과연 좋은 영향을 주었을까?

하지만 다른 방면에서 보면, 이것은 그에게는 잘된 일이었다. 이런 환경은 그를 어릴 때부터 그에게 장래에 대한 뜻을 세우도록 압박했고, 하나로 집약되는 소원을 결사적으로 빌게 했다. -----  영원히 이 집을 떠나는 것, 이런 생활 방식과 철저히 갈라서는 것,영원히 이 지방을 떠나는 것,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먹고 마시는 생활 분위기와 깨끗이 선을 그어 버리는 것 같은 소원 들이다.  이런 소원이란 속되기는 하지만, 최고로 본능적이며, 은밀한 신념으로서, 그가 힘을 기를 준비를 하도록 그를 지탱시켰으며, 머리를 싸매고 책을 보고, 연구에 몰두하게 했다. 그는 모든 동력을 뛰어난 입시 성적을 올리는데 돌렸고, 그 결과 도시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 집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부친과는 달리 큰 꿈을 가짐으로  큰 포부, 큰 바람을 갖게 되었다. 그는 부친의 생활방식, 부친의  사방팔방 사람을 끌어들이는  일을 귀찮아했으며, 통탄했고, 이것은 더욱 그를 분발하게 만들었다. 이로서 그는 적극적으로 거대한 힘을 얻게 되었고, 결국 그의 부친을 거슬러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그밖에도, 그는 매번 여름 방학이 되면 지체없이 집을 떠나 꼭 고모집으로 갔는데, 가깝다고 느낀 친척집에 머물기 위해서였다. 그는 18세에 부친에게서 떠나 챠베이에 가서 재수를 했고, 19세 때 후허하오터( 呼和浩特 : 내몽고 성도) 대학에 갔다.  대학 졸업 후 북경에서 직장을 잡으면서, 그는 다행히도 영원히 부친을 떠날 수 있었고 또한 너무 익숙한 것들과 떠나게 되었다. 익숙해서 더욱 통한이 많았던 지방을 떠나게 된 것이다.  

지역적으로 정말 부친과 떨어졌지만, 결코 정감마저 부친을 떠나버린 것은 아니었고, 사고방식은 결코 부친을 떠날 수 없었다. 부친은 그림자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였고, 강대한 유전자로 그가 완전히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그의 의지 밖에서 권리를 행사했다. 갑작스러워서 도저히 막을 수 없게 아들을 통제했고, 아들이 때때로 저항의 약함, 변명의 무력함을 느끼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