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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르쿠츠크로 귀환 - 러시아에서 의사소통 (9/21,2019): 하서주랑을 거쳐 간 중앙아시아, 러시아 여행

 

오늘 떠나면 또 언제나 올 수 있을까 아쉬운 마음에 새벽에 알혼섬을 돌아보았다.

언덕에 올라 조용한 새벽 바이칼호수 를 내려다 보았다.

울긋불긋 화려한 색색의 항갚을 동여매 놓은 13개의 기둥도 돌아 보았다.

이윽고 해가 떠오르자 갑자기 섬이 생기가 돌았다.  개들이 언덕으로 돌아다녔고, 작은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 할머니에게 하직을 고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손님을 태우는 미니버스를 탔다.

이 할머니는 꼭 산적 여두목같이 카리스마 넘쳤는데, 영어도 잘했고 누구에게나 척척 결정을 내려 감히 농담 한마디 건네기 힘들었다.

하지만 헤어지는 마당이니 나는 내가 아는 몇 안되는 러시아어 단어를 조합하여 헤어지는 인삿말을 했다.

"바부슈까, 다스비 다냐!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또는 안녕히 가세요)

짧은 러시아어 인사말에 감동했는지 뜻밖에 주인 할머니가 사무실에서 일어나 우리를 대문 밖까지 배웅해주었다.

 

버스는 노란 단풍이 물든 자작나무 숲을 지나 너른 벌판을 달렸다.

그리고 올 때처럼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세워 거기서 승객들이 점심을 먹게한다.

저녁 무렵 이르쿠츠크에 도착했다. 우리는 어제 출발했던 중앙시장에 내려 트램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근처 대형 마트에 가서 내일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가면서 먹을 음식물을 샀다.

 

나는 2016년 처음 러시아에 온 후 이번이 벌써 세번째 러시아 여행이다.

처음 올 때는 아예 러시아어를 배워 볼 생각도 없었고, 그러다보니 아는 러시아 말이 하나도 없었다.

당연히 러시아어를 읽을 줄 몰랐고, 시외버스를 타러 가서 버스 앞창에 붙여놓은 행선지를 몰라 애를 먹었다.

택시를 타고 기사와 의사소통이 안되어 엉뚱한 곳을 돌아다니며 길가는 사람 중에서 영어를 아는 사람을 찾아다닌 적도 있었다.

 

이런 경험에서 이번에 러시아에 올 때는 사전에 초보 러시아어 인터넷 강좌를 두달 동안 열심히 듣고 왔다.

열심히 해봤자 그 수준이란 간단한 인사발과 숫자 세기, 꼭 필요한 단어 몇개 아는 정도지만 정말 유용하게 써먹었다.

"즈뜨라스트 브이째" (안녕 하세요) 라고 말하면 러시아 사람들이 지나가다 말고 졍중히 대답을 해주었다.

"다스비 다냐""(안녕히 가세요) 하면 기차에서 내리려던 러시아 사람이 다시 돌아와 얼싸안은 경우까지 있었다.

또 슈퍼에서 물건을 여러가지 산 후 "스꼴까 에따 스또이트"(모두 얼마예요?) 하면 계산원이 얼근 계산서를 재주었다.

택시를 타고 가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뚜알레"(토일렛) 하면 적당한 곳에 세워주었고, 물건 살게 있으면 "마가진"(가게)이라고 하면 기사가 슈퍼 앞에 척척 세워주었으니 얼마나 스스로 대견해 했는지... 완전 신났다!

 

"기차역에 갑시다"같이 복잡한 말은 러시아어 번역기로 미리 핸드폰에 찍어서 기사에게 보여주면 되었다.

옛 소련의 영토였던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카자흐스탄, 조지아 같은 나라에선 러시아어가 그대로 통한다.

 

혹시 러시아 지역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은 이점을 참고하여 반드시 러시아어 기초 공부를 하고 갈 것을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