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촐폰아타를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하늘은 멁고 공기는 약간 쌀쌀하고 상쾌했다..
택시로 졸폰아타로 가는 버스 터미널에 가서 오전 11시경 봉고보다 조금 더 큰 벤츠 버스에 올랐다.
여긴 벤츠 아닌 버스가 없으니 아무 차나 타도 다 벤츠다. (버스비 일인당 4200원 정도)
키르기즈스탄에서는 어디를 가나 설산 연봉이 보인다.
천산 산맥 기슭에 있는 작은 나라이다 보니 보이는 설산은 틀림없이 천산산맥일 것이다.
차청으로 보아는 풍경은 삭막하고, 별로 농사 짓는 농토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인간 세상같지 않은 아름답고 신비스런 설산이 보이니 더이상 바랄 게 없다.
세 시간 만에 촐폰아타에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주소를 주고 가자고 했는데...
여러군데 왔다갔다 헤매고 다니다가 다 몰라서 경찰서까지 가서 물었는데, 여전히 오리무중.
하는 수 없이 택시를 내려 다른 택시 기사에게 물으니 이번에는 단번에 데려다 준다. "어찌 이럴 수가?"
예약한 호텔은 이식쿨 호수에 인접한 제법 규모가 큰 깨긋한 호텔인데 어째서 동네 택시가 못찾고 다녔는지?
4시경 예약한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은 7월 성수기가 한참 지나서 인지 손님은 우리벆에 없고 조용하다.
짐을 풀고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이식쿨 호수에 갔다.
맑고 투명한 이식쿨 호수는 참으로 넓고 평화로워서 보고 있기만 해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멀리 호수 건너편에 설산이 가물가물 보인다는데 나는 눈이 나빠 구름인지 산인지 구분이 안갔다.
구름이면 어떻고 산이면 어떠랴! 보는 이의 마음에 호수 건너편에 설산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거지.
터키 앙카라에서 왔다는 압둘라 영감네 가족과 어울려 과일도 얻어먹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그는 키르기즈 친구네 집에 가족(부인과 아들) 동반 여행 왔다고 하는데 터키 사람들은 가족 여행을 많이 하는가 보탸.
서른은 넘어보이는 건장한 아들이 부모 시중을 들면서 공손히 모시고 다니는 품이 대견해 보였다.
우리 젊은이들은 동방예의지국 어쩌고 하면서도 해외 여행에 부모를 모시고 가는 경우를 본적이 없는데 부럽기도 하다.
저녁은 촐폰아타 중심가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와 맥주를 먹었다.
레스토랑은 유럽 관광객으로 보이는 손님들로 붐볐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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