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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R을 타고 간 유럽,중앙아시아

중앙아시아를 거쳐 천산산맥까지:타클라마칸 사막을 건너 우루무치로 : 2016.08.30.

카슈가르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길은 타클라마칸 사막의 북부 지역에 있는 길을 따라 계속 동쪽으로 간다.

타클라마칸 사막이 타람분지의 중앙에 있으니 타림분지의 북쪽을 지나는 길이기도 한데, 쿠처 외에는 이렇다할 도시도 없는 무덤덤한 사막길이다.


타클라마칸 사막은 이렇게 예뻐 보이는 곳도 있으나 대부분 황량하고 살벌한 기분이 든다.





오후 여덟시 반쯤 출발한 침대버스는 사박을 계속 달렸고 이윽고 어둠이 찾아와 그나마 보이던 무미건조한 풍경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좁은 공간에 누워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며 지루한 시간을 보냈는데,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계속 5박6일을 견디고,러시아에서 침대도 아닌 그냥 좌석버스에 앉아 17시간 이상을 견뎌보기도 했던 터라, 지루한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해져서, 그런대로 견딜 만 했다.

별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한밤중, 버스가 계속 달리다 어느 마을 근처에 멈춰 서더니 운전사부터 이불을 꺼내 길에 펴고 잠을 잤다.

침대버스라도 쉬지 않고 계속 달리는게 아니고 서너 시간정도는 차를 세우고 잠을 잔다. - 이번 여행을 시작할 때,북경에서 몽골 국경 얼렌하오터에 갈 때도 그랬었다.


기사가 이불을 펴고 차 앞에서 잔다.


동이 트는 사막.


단조로운 풍경의 연속이다.


침대 버스 내부


45인승 버스에 35인이 누워 가려니 상하 이층에 삼열로 침대가 배치되고 뒷사람 발이 앞사람 머리 밑에 있게된다.



우루무치로 가는 길은 쉬는 시간, 검문 받는 시간 모두 포함하여 만 27시간이 걸렸다.

여러번 삼엄한 검문을 받았는데, 검문은 옛날 우리가 전방지역에 갈 때, 조그만 검문소에 버스를 대고 군경이 올라와 간단히 승객들 얼굴을 들여다보는 정도가 아니었다.

검문소의 규모도 엄청 컷으며 검문도 철저하게 시스템이 갖춰있었고, 무장경찰이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한 검문소에서 안을 들여다 보니 커다란 프래카드에  "여기는 최일선이다. 여러분의 임무는 전투다!"라는 살벌한 구호가 적혀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무장 겅찰이 총에 착검까지 하고 있었으며, 근무자는 어느 누구도 웃거나 느슨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검문 방법은 감문소 주차장에 버스가 도착하면 승객들을 모두내리게 하여 한사람씩 공민증을 단말기에 대고 통과 시키고, 그러는 사이에 무장 경찰이 버스에 올라 버스에 실린 짐을 샅샅히 뒤지는 식으로 진행 되었다.

이것도 여러번 하다보니 승객들 모두 요령이 생겨서, 알아서 척척 잘들 내리고 줄을 서서 게인 검문을 받고 짐수색이 끝나고 넘어온 버스를 다시 탔다.

검문소 마다 문제가 된 것은 외국인인 우리 세사람이었는데, 중국인들은 한족이든 위그르족이든 공민증이 있어 척척 컴퓨터 단말기에 대고 통과했지만 우리는 신분증이 여권이라 컴퓨터 조회가 안되니 하나하나 들여다 보고 또 어디론가 전화해 보기도 하느라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그러다 보니 검문소 마다 다른 승객들은 모두 검문을 끝내고 버스에 올라서 우리를 기다리는데, 우리만 답답하게 여권을 줄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우루무치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경이 었다. - 카스에서 어제 저녁 여덟시 반에 출발했으니, 이곳까지 오는데 무려 27시간이나 걸린 셈이다.

버스에서 내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터미널 근처 여관을 찾으니 외국인은 안된다고 담박에 거절한다.

또 이근처에는 외국인이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없으니 시내 호텔로 가라고 한다.

우루무치 번화가에 택시를 타고 가서 여관을 찾으니 역시 외국인이라고 거절 당했고 대형 호텔로 가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대형호텔을 찾아가니 숙박비를 800원 (14만원) 내라고 했고, 우리는 너무 비싸다고 다시 짐을 들고 나왔다.

자정이 넘은 늦은 밤, 우루무치 번화가 골목 골목을 싼 여관을 찾아다녔는데, 번번이 거잘 당하기를 여러번 한 끝에 허름한 막다른 골목 건물 8층에 있는 작은 여관에 갔다.

접수 아가씨에게 통사정 했더니 전화로 누구에겐가 물었고, 조금 있다가 붉은 완장을 찬 늙은 지배인이 전화를 받고 와서는 아침 8시 전에 나가면 재워주겠다고 하여 간신히 허름한 방 두칸을 150원에 빌려 잘 수 있었다.


- 싼 여관을 찾아다니는 신세가 되었지만, 별로 서글픈 기분은 들지 않았고 그저 무덤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