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켄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였는데 꽤 많은 사람이 기차에서 내렸고 우리도 따라서 내렸다
우리가 타고온 기차는 멀리 모스크바에서 출발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가는 국제 열차로 승객 대부분이 우즈벡, 키르기스, 카지흐스탄 사람들인 것 같았다.
인구 밀도가 낮은 카자흐스탄에서 심켄트는 수도 알마티와 아스타나 다음의 세번째 큰 도시이로 인구 56만이며 남카자흐스탄의 수도라고 한다.
또한 교통의 요지로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투르케스탄 시베리아 철도가 통과하며 우즈벡키스탄의 수도 타시켄트와 120km, 알마티와 690km 떨어져 있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 Trans Siberian Railway)는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를 연결하는 9298km의 세계 최장 철도로 이번 여행의 첫 여정으로 잡았던 루트이다.
TSR에는 몽골횡단철도가 북경-울란바토르를 거쳐 울란우데에서 연결되며, 만주횡단철도가 북경-심양-하얼빈을 거쳐 치타에서 연결되고 중국횡단철도가 란저우-우루무치-아토가이-투르케스탄 시베리아철도와 연결되어 노브시베르스크에서 각각 연결된다고 한다.
바로 여기에 나오는 투르케스탄 시베리아 철도가 심켄트를 지나는데 투르케스탄은 심켄트에서 120km 떨어진 직은 도시라고 한다.
심켄트 역에 내리니 그동안 끝없는 평원, 메마른 스텝지대 풍광만 보다가 그래도 먼지가 풀풀 나기는 하지만 나무가 제법 우거진 풍경을 보니 오히려 낯선 느낌이 들었다.
역사를 빠져나오자 택시기사들이 우즈벡으로 가는 손님을 붙잡기위해 우루루 몰려 들었다.
우리는 그중에서 독일 아우디 마크가 달린 근사한 택시를 타고, 이곳에서 120km 떨어진 우즈벡의 수도 타시켄트로 가기위해 국경 출입국 관리소로 갔다.
국경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 출입국 수속을 했는데 카자흐 출국 수속은 간단히 끝냈지만 우즈벡 입국 수속은 워낙 많은 사람이 줄을 서있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특이한 것은 출입국관리가 아닌 군인들이 입국 수속을 했는데, 영어로 되어있는 입국 신고서를 제출하고 서울에서 받은 비자를 보여주니 바로 입국 스탬프를 찍어주었다. 입국 절차의 마지막 과정으로 한사람씩 사진을 찍는데, 사진까지 찍는 건 아무래도 이상해 보였다.
우즈벡 비자 받기는 상당히 까다로워서, 현지인의 초청장에 호텔 예약증까지 첨부 대사관에 신청해야하는데 그런 조건을 다 갖추고 다시 미화 50불의 비자피를 내야한다.
그런 조건을 갖출 수 없는 우리같은 일반 여행자들이 비자를 신청하려면 여행사에 가서 비자를 받아야하며,서울에서 15일 여행비자를 내는데17만원이나 들었다.
또 여행사에서 당부하기를 반득시 숙박증명을 해주는 호텔이나 인기된 곳에서 자야하며,만약 아무데서나 잤다가 걸리면 벌금은 물론, 조사 받느라고 큰 봉변을 당한다고 했다.
우리나라같이 적대세력이 휴전선을 맞대고 있지도 않은 나라에서 이다지 심한 통제를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되었지만 우리야 여행자일 뿐, 그런 것을 탓할 입장은 아니다.
우즈벡을 돌아다니다 보니 도로 일정 구간 마다 커다란 검문소가 있었고 우리가 식사한 한국음식점 주인은 이나라에 얼마전까지 5호 신고제(다섯집씩 묶어 서로 감시, 신고하는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우즈벡 입국 수속을 마치고 출입국 사무소를 빠져나오니, 택시 기사와 환전상들이 또 우루루 몰려들었다.
택시를 잡고 기사의 휴대폰을 빌려, 서울 여행사에서 알려준 타시켄트 지사에 전화를 했는데 한국에서 일하다 돌아왔다는 우즈베기 직원은 한국말을 잘했다.
우리에게 비자신청용 예약증을 써 준 호텔은 오늘 방이 없으니, 근처 비슷한 급의 다른 호텔을 소개해 주겠다했고 택시기사에게 호텔 위치를 잘 설명해 주었다.
우즈벡 돈은 숨이라 하는데 공정환율이 미화 1불에 3200숨인데 비해 암달러 환율은 6100숨으로 거의 두배나 되었다.
우리는 국경 사무소 앞에서부터 암달러 상에게 필요한 돈을 우즈벡 숨으로 바꾸고 차로 30분쯤 걸리는 타시켄트로 가서 시내 중심에 있는 여행사가 소개한 호텔에 갔다.
호텔 후론트 직원이 우즈벡 돈으로 계산할건지 미국 달러로 계산할건지부터 물었다.
우리는 내일 사마르칸트로 가야하니 하루 숙박비만 계산했고, 우즈벡 돈으로 20만숨을 냈다. 돈을 내면서 만약 미국 달러로 내면 얼마냐고 물으니 71불 내라고 한다.
우리가 낸 돈은 암달러 기준으로 33불 정도인데 만약 미국 달러로 내게되면 은행 환율로 계산, 두배 가까운 71불을 내야 한다니 어안이 벙벙했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호텔 바로 옆에 붙어있는 한식당 "아리랑"에 가서 실로 오랫만에 한식을 먹었다.
마음 착하게 생긴 이집 주인은 서울사람인데, 유럽 여러 호텔에서 한식주방장을 했다고 하며, 우즈벡은 소고기가 싸니 온김에 실컷 등심이나 먹고 가라고 했다.
소고기 등심 1인분, 한국 돈으로 7천원. 모처럼 셋이서 허리띠를 풀고 등심 오인분을 먹었다. 다른 한식도 메뉴가 여러가지 있는데 모두 값도 싸고 맛이 있었다.
헌데, 제대로 먹지 못하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기름진 등심을 먹어서 그랬는지 나를 뺀 일행은 그날 저녁 한시간만에 그대로 우즈벡에 반납했다고 한다.
사전에 공부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 중앙 아시아를 호령하던 위대한 티무르의 나라, 우즈벡은 정말 알 수 없는 나라였다.
심켄트 역 플랫폼
역 앞 아우디(?) 택시.
택시기사와 기념사진을 찍는데 근처에 있던 카자흐 사람들이 괜히 몰려와 같이 찍었다.
우즈벡 국경을 향해 가는 길.
국경 출입국 사무소로 가는 길
우즈벡 비자.(체류긷간 15일인데 입국 시기도 제한 기한이 있었다).
숙박증명서
길가의 이 것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보니 야매 주유소라고 한다(간판 대신 휘발유, 경유를 담은 병을 늘어 놓는다)
길가의 과일 노점상 (과일이 잘 보이게 높이 세워 놓았다)
간식 구멍가게 (이나라는 무슬렘 국가라지만 술을 사 먹는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가 머문 호텔과 같은 건물에 있는 한국음식점 :아리랑"
호텔 내부.(넓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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