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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4 p

공기가 무거웠다.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들려오는 것은 오직 벽에 걸린 시계 소리 뿐이었는데, 째깍째깍 쉬지않고 갔다.


"좋습니다. 당신의 개인사는 우리 여기까지만 말합시다. 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우리 다시 이어서 말합시다."

지도자가 입을 여니, 그것은 마치 달빛이 비치는 고요한 수면에 돌이 날아와 풍던 파문을 일으킨 것 같았다.

"죽계루의 몇개 회의실이 수사실로 개조가 끝났는데, 당신이 우리 일에 전폭적으로 협조해주었다고 들었소.

뿐만 아니라 예술적으로 수준 높고 심오한 의미를 담고있는 중국화 몇폭 보내주었다고 들었소."


"그거 모두 엉터리 졸작이예요. 웃음거리 밖에 앉되요." 홍씨펑은 겸손히 웃으면서 말했다.

저번에 지주임이 나를 추켜세우면서 그림 몇점 그려달라기에 요구대로 몇점 그려준 것 뿐이오."

"좋아요. 나는 말만 들었을 뿐이지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그림이 좋은지 나쁜지는 너무일찍 여기서 결론 내지 맙시다."

지도자는 루런화이를 한번 보고나서, 다시 홍씨펑을 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홍씨펑 동지, 괜찮으면 우리 함께 갑시다.

설명하는 김에 당신이 당시에 작품울 그릴 때, 어떤 구상을 했는지도 알려 주시고, 어떻습니까?"


"좋습니다. 지시대로 따르겠습니다." 홍씨펑이 일어나면서 루런화이에게 말했다.

"루서기, 괜찮으시다면 함께 가시겠습니까?"

"오,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가지 않겠소."

루런화이는 이말을 할 때 입술을 조금만 벌리고 말했는데, 젊잖고 사근사근함이 묻어났다.

이런 사근사근함에는 선량함이 포함되어있었고, 그를 돌봐주는 배려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다.

"당신이 나 대신 모시고 가는데, 반드시 잘 모셔야하오.

중앙기위 지도자의 무슨 요청이 있으면 지시하는대로 이행되도록 조치하시오."

"알았습니다. 지시하는대로 이행토록 하겠습니다." 홍씨펑은 중앙기위 지도자를 따라 루런화이의 사무실을 걸어 나왔다.


샤오웨이의 차는 성 위원회 빌딩으로 들어갈 수가 없어서 정문 입구에 잠시 정차하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 속이 텅 빈듯 아무 생각도 안나고, 차를 돌려 부서로 돌어가야겠다거나 다른 곳에 몰고가서 한숨 돌려야 겠다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

운전석에 기대고 멍청히 있자니 갑자기 몽롱하고 노곤해졌다.


그녀는 뒤에서 어떤 사람이 클랙슨을 울리는 소리를 듣고 정신이 번쩍나서 일어났는데, 그때 뜻밖에 홍씨펑의 차가 보였다.

그의 차 앞뒤로 두대가 따라붙어 서쪽 방향으로 갔다.

샤오웨이는 순간 호기심이 발동하여 그들의 뒤를 좇어 서쪽으로 따라갔다.


죽계루에 도착하자 지도자는 홍씨펑을 데리고 새로 잘 고쳐놓은 수사실로 갔다.

먼저번에 왔을 때는 이곳이 분명 회의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벌써 커다란 스위트 룸이 되어 있었다.


"동작 참 빠르네. 인옹안의 인테리어 수준은 상당히 우수하오.

얼핏 보아도, 내가 추천한 사람이 중앙기위 사람들을 실망시키지는 않았죠?" 홍씨펑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소, 모두들 일 잘했다고 칭찬이 자자하오. 이런 것 모두를 당신이 통크게 혐조해 준데 감사하고 있소!"

이말을 하고나서 지도자는 손으로 벽을 가르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