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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1 p

"내일? ... 내일은 금요일이니 회의가 둘이나 있네."

홍씨펑이 이리저리 셈해 보더니 말했다.

"모레...?, 맞아, 모레 오후에 하지. 바로 여기서 만나."

"네, 그럼 저는 가보갰습니다."

한줄기의 크고 강한 행복감이 샤오웨이의 전신 혈맥을 전류처럼 관통해 지나갔다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의미심장하게 홍씨펑을 바라보았고, 성취감에 들떠서, 그의 사무실을 나왔다.


토요일 오전, 샤오웨이는 일찌감치 잠에서 께었다.

사실 말하자면, 홍씨펑의 사무실을 걸어나오면서 부터 그녀는 황홀한 기분에 푹 빠져서 먹고 싶은 생각 조차 없어졌다.

밤이 되자, 잠이 깊이 들지 않았고, 연속해서 이틀 밤을 흐리멍텅하게 보내다가 다시 날이 밝아왔다.

샤오웨이가 이리 저리 뒤척이는 바람에 드디어 샤오인도 시끄러워 잠이 깼다.


일어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다시 잘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샤오인에게 마음 한구석에서 음모가 떠올랐고, 그는 샤오웨이의 중요 부분을 향해 넌즈시 손릉 뻗었다.

잔잔한 바람이 주름진 작은 샘에 불어와 간간이 부드럽고 상쾌하게 했다.

문득, 샤오웨이가 이를 깨닫자 파문이 눈보라를 몰아왔고, 깊은 사랑은 격노한 구룸과 파도로 출렁였다.


다시 또 이익이 되지 않은 성애(性愛)가 있은 것은, 아직 달빛이 가시지 않은 새벽이었다. 

이익이 되려면, 애정은 명실공히 편안함이 필요하다.

샤오웨이는 이익이란 새로운 명사를 생각해냈는데, 정치시장경제학이란 학문과 관련된 학과에서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고 그녀는 완전히 뛰어난 논문도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처럼 오랫 동안 글을 쓰는 업무를 해온 그녀로서는 글을 쓰는 것에 아무 흥미도 없었다.

가관애 있는 여자는 글을 쓸 수는 있지만 필사적으로 승진을 해야하는 마당에서는 꼭 붓으로 글을 써야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 그녀는 몸으로 글을 쓰기로 결심했고, 신화 서점의 미녀 작가들과 누가 나은지 겨뤄보자고 맹서했다.

샤오인의 손은 이런 기세등등한 정치 상황 하에서 절치부심 이를 악문 샤오웨이에 의해 내동댕이 쳐졌고 겸연쩍게 되돌아 왔다.


"이런 감정도 없는 여자 같으니!" 샤오인이 고통스럽게 소리쳤다.

"오늘은 감정도 없는 여자가 되어야 해!" 샤오웨이가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이런 배은망덕한 도둑 같으니!" 샤오인이 다시 소리쳤다.

"오늘은 배은망덕한 도둑이 되어야 해!" 샤오웨이는 역시 마음 속으로 대답했다.

두번이나 소리쳤는데도 아무런 대답이 없자, 손바닥을 쳐들고 다시 소리쳤다. "한번 맞이봐!"

하지만 샤오웨이가 벌떡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샤오인의 손은 빈 침대를 내리쳤을 뿐이다."아야야, 이 도둑아!"


그녀는 방을 나서자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가늘고 줄기차게 쏬아졌고, 봄비처럼 그녀의 백옥같은 몸 위에 떨어져 내렸다.

얼음의 투명함, 옥의 정결함, 그것은 바로 자신의 육체를 표현하는 말이었다.

몇년 동안이, 그녀는 진지를 고수했다.

깊은 밤 고요할 때, 욕실 등불의 위안을 받으며, 그녀는 자신을 세상에 둘도 없는 향기로운 꽃이라고 생각했다.

등불과 자신의 시선을 제외하고 재수좋게 육체를 감상할 수 있었던 사람은 바로 샤오인이다.

첫날 밤 신방에서의 기억났다.

시끄러운 주변 사람들이 모두 갔을 때였다.

그녀는 긴장과 부끄러움 속에 욕실로 들어갔고, 이처럼 가늘고 줄기차게 나오는 따듯한 물줄기를 맞으면서,손가락으로 여기저기 만져보며 희망했다.

얼음이라면 더욱 투명한, 옥이라면 더욱 깨끗한, 이세상 모든 빙옥(氷玉)의 아름다음을 이런 좋은 밤에 일생의 반려자에게 바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