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때와 같이 하나하나 세밀히 몸을 문지르며, 정갈하게 씼었고, 자신이 다시 한번 신방에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그녀는 역시 빙옥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려 하는데, 상대는 남자가 아니라, 정치였다.
욕실을 나오니 샤오인이 일어나 있었다.
아침거리를 식탁에 늘어 놓는데, 아들 녀석이 책가방을 벽에다 던지며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오늘은 내가 주번이란 말야, 내가 먼저 먹고 가야되."
샤오인이 콩물을 두어모금 마시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고나서, 그는 샤오웨이에게 말했다.
"오늘 내가 착귀루(捉鬼楼 :귀신잡는 집)에 가야하는데, 중앙기위 수사반에서 우리에게 뒷치닥거리를 시키려는거야."
아들과 남편이 모두 나가다, 집안에는 샤오웨이만 덩그러니 남게되었다.
오늘은 어디로 출근해야하지? 당연히 사무실이겠지.
먼저 사무실로 갔다가, 거기서 홍씨펑의 사무실로 가고, 그리고....
그녀는 갑자기, 홍씨펑과의 약속이 떠올랐는데, 그가 말했던 것은 토요일, 오전이 아니라 오후였다.
생각해보니 준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
먼저 사무실무터 갔다가 다시 생각해 보는게 나을 것 같았다.
어물어물 점심때까지 시간을 때우고 났는데, 전혀 식욕이 당기지 않았다.
그녀는 집으로 차를 몰고 돌아와, 우유와 죽을 마시고 우두커니 소파에 앉았다.
소파에 잠간 기대어 있으려니 잠은 안오고 정신은 점점 말똘말똥해졌다.
그녀는 권태로움과 흥분이 지속적으로 교차되자, 다시 욕실로 들어가 머리에 가느다란 뭉줄기를 맞으면 위안했다.
가느다란 물줄기 아래 몸을 씻으면서 그녀는 홍씨펑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오늘 오후, 그가 과연 사무실에서 그녀를 기다릴까?
그가 어떻게 특수한(?) 문제를 그녀에게 얘기할 수 있을까?
그의 눈초리가 분명히 그녀에 대한 욕구를 암시한 것이었을까?
그가 어떤 방식으로 남녀간의 교접을 전개할까?
혹시, 이게 다 단지 꿈이고, 그저 그가 술김에 농담삼아 한번 해본 얘기에 지나지 않는 것 아닐까?
단지 한 젊은 여자의 나르시시즘에 불과한 것 아닐까?
불필요한 부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하여, 샤오웨이는 휴대폰을 들고, 홍씨펑 사무실에 전화를 걸었다.
"좋아, 좋아. 나 지금 사무실에 있으니, 자네 어서 와."
홍씨펑이 전화기를 내려놓은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전화기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루 서기님, 안녕하세요.삽십분 후에요?
알았습니다. 제가 삼십분 후에 사무실로 가겠습니다."
홍씨펑은 루런화이가 이런 시간에 자기를 찾을 줄은 전혀 생각치 못했다.
최근에 들은 것처럼 중앙에서 그를 평가 심사해서, 어쩌면 그를 중앙 기관에서 정부급(정, 부 성장급) 지도자로 임명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설마 이게 사실일까? 루런화이가 이일 때문에 특별히 그의 의견을 들으려 하는것일까?
직위가 높아지는 것은 기관 간부에게 첫번째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은 샤오웨이같은 말단 주임 과원 뿐만 아니라 홍씨펑 같은 고급간부, 성 위원회 부서기도 마찬가지 였다.
이런 길은 모두 가본 적이 없는 길이고, 사람들은 모두들 앞으로 돌파할 생각만 하는데, 돌파가 유일한 선택이자 유일한 소망이었디.
홍씨펑도 이런 식으로 흥분되어, 건물 아래층으로 내려가 천천히 성위원회 빌딩으로 향했다.
그는 의외로 정성을 다하여 화장한 교양있고 아름다운 여자가 춘정에 마음 설레며 막 법정빌딩으로 오면서, 그의 마음 속으로 걸어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주의하지 않았다.
'국색(國色)' 카테고리의 다른 글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4 p (0) | 2016.12.04 |
---|---|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3 p (0) | 2016.12.04 |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1 p (0) | 2016.11.30 |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0 p (0) | 2016.11.28 |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79 p (0) | 2016.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