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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6 p

"좋습니다. 나로서는 지금 꿈을 꾸는 것만 같고, 꿈 속에서 우연히 당신을 만난 것 같군요."

홍씨펑의 표정은 엄숙한 것 같으면서, 또 유머인 것 같기도 했는데, 말하자면 시니컬한 유머라고 할 수 있을 겄이다.

"기왕에 내 스스로 꿈이라고 생각했으니, 나도 확실히 물어 보겠습니다. 맞아, 전에도 내가 이런 꿈을 꾸었었지!

 그때는 연유를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지만, 오늘은 절대 기회를 놓지고, 꿈을 깨고 싶지 않으니까 말이죠."


" 이번에는 내가 보증할테니까 다 물어보세요. 당신 분명히 물어보고 나서 꿈이 깨든가 하시오." 지도자가 말했다.

"설령 '양규'를 받는다해도 어쨌든 문제가 있어야 하는거 이니오?" 홍씨펑이 말했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내가 뭐가 문제가 있냐는거요? 햐, 나한테 문제가 있다고?

만약에 내가 문제가 있다면, 영서성 당원 간부중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내가 전에 꿈을 꾸었을 때도 이런 문제를 제기했는데, 상대방이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이번에는 회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회피하지 않겠소." 지도자가 말했다.

"당신 마랑슈(강자)와 샤이거(잘 생긴 오빠)가 누구인지 아시오?"

"아, 내가 모른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홍씨펑이 말했다.

"내가 되레 묻고 싶은거니, 당신은 대답이나 하세요."

"좋소, 내가 대답하리다." 지도자가 말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마링슈는 바로 월호파출소 살인사건의 살해범이오. 당신은 아마 이자가 누구인지 모를거요.

하지만, 당신은 오히려 그걸 시킨 마링슈 사건의 막후 범인 - 샤이거(잘 생긴 오빠)는 알거요."


"내가 샤이거(잘 생긴 오빠)를 안다고?"

"그렇소. 게다가 늘 왕래하고 친하기까지 하지." 지도자는 방안 네 귀퉁이를 이리저리 둘러보고 나서 , 이어서 말했다.

"당신이 그에게 이방을 인테리어 공사 하라고 추천하지 않았소?

뜻밖에 추천해준 그가 와서 공사한 장소에서 당신 본인이 '양규' 조사를 받게 되었으니 참으로 기막힌 일이오."


"당신이 말한 사람이 인옹안이요?"

"그렇소, 샤이거가 바로 인옹안이고 인옹안이 바로 샤이거인 거지." 지도자가 말했다.

"그가 마링슈에게 지시해서 월호 파출소 소장 전,후임자의 전가족을 살해했고, 그밖에도 진양 경내에서 수많은 사건을 저질렀소.

마약, 매음, 강도, 살인 등, 더하고 뺄 것도 없이 흑사회의 두목이 된거요.

하지만, 의외로 당신은 그와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소.

바로 당신의 지지를 배경으로 인옹안은 공안계통의 일부 인사문제까지 조정하여, 당신을 그의 지하조직의 인사부장으로 만든거요.

당신과 흑사회 두목이 같이 어울려 놀았는데, 창피하지도 않소?"


"난 정말 그가 바로 샤이거인줄은 꿈에도 몰랐소.

그가 그렇다고 해도 나에게 책임을 추궁할 건 아니지 않습니까?" 홍씨펑이 말했다.

"당신은 책임을 전가하고 싶은가본데, 그거 아마 어려울거요." 지도자가 말했다.

"당신 그가 전에 당신에게 준 라이터 기억 납니까?"


"그럼요. 기껏해야 라이터 한개 일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