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나무 역시 행복하다.
해마다 빠짐없이 나무가 묵직해지는 행복을 갖게 된다.
매년 봄과 여름에 분투하여 이렇게 알이 실한 과실을 맺게함으로서, 새들이 성공의 희열을 함께 나누는 기쁨을 갖게 한다.
헌데, 사람은?
사람도 힘써 노력하면 이러한 수확을 얻을 수 있을까?
그녀는 매일 행정실에서 필사적으로 일하던 생각이 떠오르면서, 동시에 밤 새워가며 서재에서 공부하던일, 베란다에 나가 별이 총총한 하늘을 바라보던 일이 떠올랐다.
"하늘은 심혈을 기울이며 애쓰는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다" (원문 : 苦心人天不负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의 뜻인데, 보다 어기가 강함)
이 말을 격려삼아 내걸고 하루 또 하루, 일년 또 일년을 애써 오지 않았던가? 반
하지만, 그녀가 이제까지 그토록 오랫 동안 애를 써왔어도, 하늘은 역시 그녀를 저버리지 않았는가?
만약 앞으로도 계속 애를 쓰고, 간절히 바란다고해도, 어쩌면, 결국 손에 쥐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계속 그녀가 퇴직하는 날까지 귀밑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도록 애써 보았자 그 때가 되면, 결말은 상림의처(노쉰 소설의 여주인공)보다 더욱 비참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녀는 손에 녹나무 열매가 달린 작은 가지를 들고 천천히 걸어 정문으로 돌아왔다.
순간, 갑자기 눈 앞에 친숙한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자세히 바라보니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홍씨펑이었는데, 그의 뒤에는 오직 비서 샤오루안이 두어 걸음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거의 본능적으로, 혼신의 열정을 다하여 가장 아름답고 예의바른 미소로 맞으며, 대담하게 인사를 했다.
"홍서기님, 안녕하세요!"
홍씨펑은 눔앞의 상황을 7할은 공손함으로, 3할은 아름답고 우아한 여자로 받아들였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공안청 사람인가?"
"네, 저는 행정실의 샤오웨이인데, 요약 보고 편집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샤오웨이가 자기 소개를 했다.
"음, 행정실의 샤오웨이, 기억이 조금 나는군, 전에 나를 본적이 있지?
당신 요약 보고 편집이 잘되어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도 나무랄데가 없었어." 홍씨펑이 다소 상기되어 말했다.
"전번 공안청 간부가 끼어있는 도박 소식은 내가 행정실에 자료를 철저히 분석해서 다시 올리라고 했는데 그 후에 어떻게 된거야?"
"벌써 제가 초안을 잡아 써서 올렸습니다.
지금 처청장님 손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분이 보시고 나서 서기님께 보고 올리시겠죠." 샤오웨이는 매우 공손하게 대답했다.
방금까지의 홍씨펑에 대한 갖가지 원망은, 거의 모두 동남풍을 맞아 나무 꼭대기로 날려 올라가버린 것 같았다.
"그래, 더욱 분발해서, 열심히 해봐." 홍씨펑은 격려의 말을 남기고 바로 갔다.
한구석에 비켜서 있던, 샤오루안이 걸음을 서둘러 따라가며, 고개를 돌려 샤오웨이를 위 아래로 한번 자세히 훑어보았다.
정법 빌딩 정문에 다다르자 , 홍씨펑은 걸음을 먼추었다.
이어서, 두발작을 더 가더니, 다시 몸을 돌려 두발작을 되돌아 왔다.
이렇게 왔다 갔다하기를 몇차례 하며, 샤오루안을 멍하니 보자, 샤오루안은 감히 왜그러는지 묻지 못했다.
갑자기 홍씨펑이 고개를 들더니, 일종의 나무라는 기색으로 샤오루안을 보았고, 샤오루안은 괜히 잔뜩 위축되었다.
그때 홍씨평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너 먼저 가라. 난 좀 일이 있어."
샤오루안은 정법빌딩으로 올라갔고, 홍씨펑은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
그는 인옹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 전화기가 꺼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통화가 안되었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바우얼로 구번 골목으로 걸어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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