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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80 p

전에는, 부서내의 보고 자료는 모두 전달요원이 홍서기에게 전달해 주었다.

오늘 갑자기 그녀에게 직접 갖다 주라니 도대체 어찌된거지?

혹시 어제 정문에서 만났던 일과 상관이 있을까?  혹은, 나를 관찰했다가 중용할 준비를 하고 있을까?

홍씨펑의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머리 속을 어지럽게 스쳐가던 생각들이 사무실 문 앞에 서자 점차 사라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홍씨펑은 얼굴이 벌개 있었는데, 아마 점심 때 술울 적지 않게 마신 것 같았다.

보고 자료를 받아들고 홍씨펑은 빠른 속도로 젖혀보며 말했다."좋아, 잘 썼어 샤오웨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홍서기님."

샤오웨이가 막 돌아가려고 하는데, 뜻하지 않게 홍서기가 물었다.

"청에 온지 몇년이나 되었어? 지금 무슨 직급이지?"

"십몇년 되었는데, 사회에 나온지는 20년 되었으나, 아직 주임 과원입니다."

샤오웨이는 지금까지의 고생스러웠던 얘기를 모두 털어 놓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그래봐야 좋을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어쨋거나 고급 지도자 간부 면전 아닌가?

"저는 영서 대학교 졸업생입니다.정규 학부출신인거죠.

행정실에서 소식 편집을 담당하고 있으며 연속해서 몇년동안 부서내 선임자 였습니다.

하지만, .... 앞으로 홍서기님이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나도 생각이 있어." 홍씨펑은 바로 이어서 말했다.

"낙담하지 마. 관건은 업무를 잘하느냐에 달린거야."


희망은 결국 온 것이다.

홍씨펑의 이 말이 있었는데, 샤오웨이의 봄이 아직 멀리 있을 리 없지 않겠나?

갑자기, 샤오웨이는 생각이 떠올랐고, 곧 그의 왼편 뒤쪽으로 가서 한편으로는 그의 등을 두드려주며, 한편으론 그의 관심에 감사했다.

"아이고, 이런 것도 잘 할중은 생각도 못했는걸!" 홍씨펑이 웃으며 말했다.

"좋아, 종아.학부 출신이라 소질이 뛰어나구먼.

이런 여성 간부는 당연히 중점적으로 키워줘야해!"


"서기님 휘하에 여성 간부가 그렇게 많은데, 소질이 모두 뛰어날 것 아녜요?" 샤오웨이가 탐색하며 물었다.

"그렇긴 뭘? 자네같은 사람은 정말 많지않아." 홍씨펑이 말했다.

"자네는 잠잖고 고상하게 생겨서, 교양이 많이 있어보여.

하지만 내가 하나 말해 주고 싶은데, 샤오웨이, 어떤 때는 너무 점잖아도 못 쓰는거야. 알겠지?"

샤오웨이는 그의 이말을 진지하게 깊이 생각해 보았는데, 그말 안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이때, 그녀는 다른 쪽으로 바꾸어 그의 등을 두드려 주려고 했다.

그의 정면으로 돌아가려는데 발 밑이 휙 미끌어졌고 홍씨펑이 마침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샤오웨이 스스로 몸을 일으킬 수는 있었으나, 방금 전에 했던 말이 떠올라 어쩔 수 없이 그냥 앉아버렸다.

그녀가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던 탓에 하얀 두 다리가 홍씨펑의 몸 위에 횡으로 얹혀 있게 되었다.


몇초가 흘렀는지, 공기는 그대로 응축되었고, 두사람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샤오웨이가 얼굴이 빨개져서, 문을 보면서 부끄러워하며 말했다.

"죄송해요. 제가 미끌어진게 우습죠?"

"괜찮아, 자네는 착한 여자야."  홍씨펑이 말했다.

샤오웨이는 홍씨펑이 언제 그랬는지도 모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네가 방금 말한 거, 우리 다른 날 시간을 내서 한번 얘기해 보자구."


샤오웨이는 오히려 그의 손을 꽉 쥐고 그의 눈을 보면서 흥분하여 말했다.

"그래도 되요? 그럼, 언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