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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1. 민주생활 (民主生活) - 269 p

와이드 스크린 TV 화면에 한사람의 죄수복을 입은 늙수구레한 남자가 나와서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이게 내가 정치생명과 자유를 댓가로 내주고 얻은 참혹하고 고통스런 교훈입니다.

저는 끝까지 지키지 못했지만, 가정이 깨지고 식구들은 몰락해버린 인생의 비극을 다른 지도자들이 반복하지 않기 바랍니다.

저처럼 인생 말년에 죄수가 되어 참회하는 모습을 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서 깨우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어서 영서의 아름다운 풍경 화면이 스쳐 지나갔고, 화면과 상관 없는 나레이션이 낭랑하게 울려왔다.

"실질적인 당성(党性) 수양 강화를 통해 시종일관 부패를 멀리하고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 간부들의 필생의 과제입니다.

주색의 화려한 유혹에 마주할 때마다, 항상 당과 인민의 막중한 권한 위임을 생각하고 자기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떠올립시다.

소수 부패분자들의 눈물어린 참회를 생각하면서, 응당 교육받은 교훈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고맙게 배워야 합니다.

반부패, 초심유지의 사상, 도덕적 방어선을 확실히 구축하여 언제나 반부패 청렴제창의 현을 팽팽히 당겨 공산당원의 인격, 호연지기와 고상한 지조를 를 시종 유지합시다.

또한, 배우자, 자녀 및 주변 인물들 잘 관리하여 지도자들의 청렴정치가 민중들의 신임을 얻어야 함은 물론, 스스로 모범적인 행동을 함으로서 보다 많은 당원 간부에게 감동을 주고, 이들을 움직여 여러가지 업무를 성실히 수행토록 하여, 영서성 과학발전관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조화로운 사회 창조를 위해 부단히 노력 합시다."


"탁!" 하는 소리가 났다.

 TV가 꺼지고 전등이 일제히 켜지자, 성 위원회 상무위원회 회의실이 갑자기 밝아졌다.

"방금, 여러분이 보신 것은 성 기위 감찰청 담당부서에서 촬영한 경고 교육 다큐멘터리 <경고와 참회>였습니다.

이 다큐 편, 아주 잘 찍었어요! 내가 보기에 대단히 감동적이었고, 교육적이었습니다."

성 위원회 서기 루런화이가 여전히 점잖고 장중하게 이 영화에 대해 평가해 주자 홍씨펑과 루진핑은 속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각 상무무위원들을  함께 불렀는데, 경고 교육영화 감상 도 그 중 한가지 항목이었습니다.

오늘의 중점 사항은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민주생활 회의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소위 오늘의 주제라는 것은, 염결자율(廉洁自律 : 청렴결백하고 자신에게 엄격하라)에 관해서 인데, 특히 친족 자녀 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지도자 간부들이 당면한, 쉽게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연결고리로서 제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점 과제로 선택한 것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방금 보신 영화에 대한 감상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진지하게 비판과 자아비판에 임해주기 바랍니다."


제일 먼저 발언에 나선 사람은 성 위원회 상무위원 겸 진양시 위원회 서기 빠나용이었다.

최근, 소문으로는 그가 앞으로 영서 서북부 빈곤지역 담당 성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고, 이 소문은 많은 사람을 샘내게 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몇년동안 장악하고 있던 진양 시 업무에서  건설과 각종 경제 지시가 대단히 빨리 발전했다는 점, 그가 염결자율 면에서 이상한 거동을 했다는 것, 그리고 이때문에 그의 명성이 자자하게 되었다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