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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29. 관직생활(仕途生涯) - 252 p

원래 하급 조직 지도자들은 손님을 맞기 전에 미리 상급 부서에서 보낸 팩스를  받게된다.

공문에는 오는 사람의 성명과 직무등이 머리부분에 적혀있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지도자가 접대 규칙과 기준을 지시하는 일은 없다.

식사와, 숙박 문제 그리고 저녁 후의 유흥 모두 청 사무실의 부주임에 대한 규정이 있지만, 사무실 수재에 대한 규정은 없다.

샤오웨이는 자기가 샤오샤오의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러면서도 오히려 그녀의 빛을 가리려 했던 것이 매우 창피했다.. 


하부 조직의 동지라는 자들은 정말 시류에 영합하기 마련인데 그것도 망설임 없이들 그렇게 행동했다.

마치 시류에 영합하는 것이 만고불변의 접대 규정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두사람이 하부 조직의 보고를 받으러 가서 자리에 앉으면, 하부 조직 간부의 눈은 오직 샤오샤오만을 바라 보았을 뿐 아니라 빈말로 아첨하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우리는 성 청 담당부서에서 샤오주임이 검사 지도 업무차 와 주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어떤 사람은 뒤에 있는 샤오웨이도 말끝에 언급해 주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언급 조차 안했다.

이번에 온 사람이 오직 샤오샤오 혼자인 것처럼 대했고, 샤오웨이는 마치 오지도 않은 것처럼 취급했다.


샤오샤오는 업무에 정통하지 않아, 표현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대충 말을 끝낸 후에 대개는 "샤오웨이 보충 설명 하세요." 라고 했다.

이럴 때마다 샤오웨이는 업무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듯, 설명해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고의 맥락이 무엇이며 절차가 어떤지, 어떤 이유로 그러는지를 매 한마디 마다  요점을 정리해가며 설명했다.

처음 시작할 때, 몇번은 그녀는 득의 만만해서, 자기가 샤오샤오를 실력으로 압도 할 기회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부기관 동지들은 근본적으로 듣는 사람이 없었다.

대부분 괜히 여기저기 두리번 거렸고, 어떤 사람은 아예 시종일관 샤오샤오만 응시했다.

나중에 와서는 어떤 사람이 아예 밖을 좀 보자고 제안함으로서, 샤오웨이의 강연을 중단시켰고, 샤오웨이에게 재미 없어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얼마간 지나서, 하부조직 간부가 성청에 오는 김에 여기 저기 사무실을 돌아다닐 때, 문을 들어서자 바로 샤오샤오의 손을 잡고 말했다.

"샤오주임, 우리가 당신보러 왔어요. 시간 나면 아래 부서도 자주 들러 주시고, 우리에게 관심 좀 가져 주세요." 다정한 척 하는 꼴들이 점말 메스꺼웠다.

샤오웨이를 보고는 어떤 사람은 그저 입에서 나오는 대로 건성 인사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아예 보고도 못본 척했다.

혹은 어떤 사람은 문을 나서면서 한마디 툭 던지기도 했다. "전번엔 어찌 샤오주임을 따라오지 않았어요? 다음에는 같이 올 건가요?"

일도 없는데, 간부가 아래 부서를 방문한다는 건 갔어도 안간 것과 같은거 아닌가?


이번에는 샤오샤오가 청 지도자를 따라 출장을 가다보니, 그녀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혼자 사무실에 앉아 있으려니 뭔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갑자기 여기의 주인이 된 것 같았고, 집 같이 안온함을 느꼈다.


이곳에서 일한지 20년, 부서에서는 언제나 남에게 관리만 받고 살았지.

나는 언제나, 내가 나를 관리해 보고, 나아가 남을 관리해 볼 수 있으려나?


요즘들어 샤오인(小尹)은 언제나 웃으며 그녀가 승진 중독에 걸렸다고 했다.

"젊은 여자가 전부터 승진에만 신경을 쓰고 있으니 권력욕이 너무 과한거 아니야?" 했다.

사실 이건 샤오인의 그녀를 오해한 것이다.

젊은 여자로서, 온종일 화장하는 것, 브라우스 치마 사 는 것, 음식 만들고 아이를 돌 보는 것, 이런 생활이 좋지 않을 게 뭐 있겠나?

당연히 좋고, 편안하다. 하지만, 공직에서 편안해 지고 싶으면 편안해 질 수 있는 입징이 될 수 있어야한다.

그녀와 샤오샤오 두사람만 해도, 한사람은 승진하고, 한사람은 승진을 못하게 되니, 두 사람의 대우는 천당이냐 지옥이냐로 갈리지 않았는가?

수십년간 공부하느라 애 써서 학식과 재능을 쌓아 힘들여 업무 성과를 올리고 한 것들이 모두 뜬 구름이 되어 버렸다.

그녀는 고뇌에 차서 창가를 어슬렁 거렸다.


비록 연전연패 하더라도 끝까지 싸워 보는거야!

기관에 있으려면, 직위를 갈구하는 행위를 절대 멈추면 안되.

이게 바로 기관의 명령인거야.


청내에서 처급 간부 추천애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게 분위기가 갑자기 싸늘해졌다가, 최근 며칠간 다시 열기가 뜨거워졌다.

라오주가 웃으며 샤오웨이에게 말했다.

"뒤질게 별로 없어. 당신 이번에는 과거에 급제할 거야. 때가 온거야."

그런다음 진지하게 한마디 보탰다.

"표 수가 중요해. 이번에는 저번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는 얼렁뚱땅 하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