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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R을 타고 간 유럽,중앙아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유럽에 가다. (몽골 대초원의 만치르사원 터 : 6.27)

새벽에 일어나니 주인집 식구들은 아이들까지 벌써 일어나 각자 자기에게 맞는 일을 하고 있었다.

카지흐 아저씨는 잡앞에 세워진 양 울타리를 열어 양을 언덕으로 몰아가고 있었고 아이들은 양 우리를 청소했으며 부인은 양젖으로 치즈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한살배기 꼬맹이만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초원을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흙을 집어 먹기도하고, 돌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한국 아이들 같으면 침대에서 TV를 보거나 반찬 투정을 할 또래의 아이들인데 알아서 척척 양똥을 청소하고, 나무도 패고 하는 것이 꽤나 신기해 보였다.

초원에서 일하는 아이들을 보니 우리나라는 너무 아이들을 과보호하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주인집 식구들과 같이 아침을 먹고 게르를 출발, 초원에 난 길을 봉고차로 절터를 한시간 정도 달리니 느닷없이 엄청나게 커다란 은빛 기마상이 나타났다.

여기가 바로 징기스칸이 말채찍을 떨어뜨렸다는 곳이라, 거대한 징기스칸 기마상을 세웠는데, 어찌 큰지 동상속에 사람이 들어가 사진도 찍고 할 수있게 해 놓았다.

대초원에 우뚝 선, 햋볕에 반사되어 번쩍번쩍 빛나는 웅장한 동상은 아무래도 좀 억지 스러운 면이 있었다.

징기스칸이야 세상사람이 다 아는 위대한 영웅이지만 동상을 세운 지금의 몽골은 원나라 이후, 청의 영토가 되었다가 1911년에야 겨우 독립한 나라다.

몽골의 독립 영웅 스흐바토르가 러시아 볼쉐비키의 도움으로 1911년 울란바토르에서 혁명을 일으켜 독립을 선언하였고,그후,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75년간 유지하다가 1980년도 중반부터 민주화가 시작되었다고 하며 징기스칸 내세우는 일도 아마 그때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련 영향력 하에 있던 시절에는 소련이 옛 징기스칸의 영향력을 두려워한 나머지 철저히 징기스칸 말살 정책을 써서 징기스칸이란 말 조차 금기시 했다고 한다.


징기스칸 동상에서 다시 한시간 정도 초원지대를 달려 작은 마을에 도착하여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타고 스탈린시대 파괴된 만치르사원터를 구경하러 갔다.

한때 300명이 넘는 승려가 있었던 만치르 사원은 1930년대 스탈린에 의해 승려들은 총살 당하고 절은 파괴되었다 한다.

절이 있는 이곳 보그드 산은 몽골답지않게 울창한 잣나무숲과 작은 시냇물이 흐르는 경치 좋은 곳이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절터에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4시경 울란바토르로 돌아왔다.

너무 일찌감치 돌아 온 탓에 할 일이 없어 편안히 게스트 하우스 근처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녔다.


또 밤에는 게스트 하우스에 같이 머무는 젊은 친구들이 우리 방으로 몰려와서 같이 어울려 밤 늦도록 술을 마시며 놀았다.

칠레에서 온 젊은 남녀, 영국에서 온 누구 누구, 아르헨티나에서 온 아가씨... 이름은 적어 놓지 않아 기억을 못한다.

하여간에 게스트 하우스 관리인이 여러번 와서 시끄럽다고 경고를 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놀았다.

덕분에 나도 좀 젊어진 것 같다는 행복한 착각이 들었다.  - 주책 없이 - 하하하!


만치르 사원 터 입구 - 이렇게 나무숲이 있는 풍경도 몽골에서는 드믈다.


새벽 6시 , 동트기 직전, 양들도 잠을 자고 있다.


카자흐 아저씨가 '기상' (몽골 말로) 외치자 양들이 일제히 일어섰다.


양 우리를 열고 식당을 향해 전진 -  하루 종일 먹는게 일인 행복한 놈들이다.


이렇게 내 놓으면 양들이 알아서 이리갔다 저리 갔다하며 풀을 뜯는다고 한다. 즉 관리가 필요 없다고 한다.


양들이 떠난 우리.(물어 보지는 않았지만 짐승들 습격에 대비하여 한군데 몰아 넣는 것 같다)


아이들이 양 우리를 청소한다. 투덜대지도 않고.


치즈를 만드는 과정,


귀염둥이 한살배기 몽골 아가씨.



강변에 있는 관광객을 위한 방갈로.


가이드에게 차창 밖의 저친구는 어디 가는 과객인가? 물어보니 머지않아 있을 나담축제에 대비 훈련을 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거대한 징기스칸 동상


가이드 아가씨 -  말뒤에 올라 문자치느라 정신이 없다.


징기스칸의 부장들



몽골 시골 마을


초원의 말 목장


점심을 먹은 골목 집 (게스트 하우스 주인 우기의 조카네 집) - 푸른 하늘아래 노란 벽이 너무 정겹고 아름다웠다.


그림같은 초원 위의 집.(천만년 살고싶진 않고 일주일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다)


스탈린 시대 파괴된 만치르사원. 그 옆에 새로 조그마한 절을 지어놓았다.


파괴된 절터에서 내려다 본 풍경





게스트 하우스 옆방 손님들 - 칠레에서 왔다는 젊은 연인들.


이 아르헨티나 아가씨는 한국에 몇년 살았다하며 몇마디 한국 말도 했고, 영국 청년들은 익살스럽게 장난을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