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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0p

중국의 관료 체제는 언제나 복잡했으며, 지금에 와서는 더욱 복잡해졌다.

일개 성 수뇌부만 보더라도, 한명의 선장 아래 적어도 서너명의 부성장이 있다.

거기다, 현재 우리의 성에는 네개의 큰 그룹 작은 네개의 그룸이 있다.

오로지, 현직에 있는 성부급 지도자 만 하더라도, 팔십명 정도고, 퇴직한 사람까지 합치면 근 100명이나 된다.

영서성 같이 외지고 낙후한 성일지라도,만약 운좋게, 대군구와 성부급 대학교 소재지라면, 부군( 副军), 부부(副部 : 부부장)이상의 고위관리 수는 훨씬 많아졌을 것이다.

비록, 영서라 할지라도, 성부급 고관을 관리하고 후생복지를 제공하는 일은 큰 문제였다.

이 고관들의 가정 내부의 일은 각양각색이었고, 사람들 골치를 아프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진양시 고관 별장 단지는 모두 세곳이었고, 보얼로 7호원도 그중 하나였다.

이곳은 성청과 제일 가까웠으나, 건축된 시기가 비교적 오래되어 시설이 비교적 구닥다리였고, 집안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았다.

그래서, 새로운 별장단지가 신축되자, 서열이 높은 지도자 대부분이 그쪽으로 이사를 갔고, 여기에 빈집이 몇채 나오게 되었다.


홍씨펑은 지위도 높고, 권한도 막중하여 영서에서는 순위 서너번째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부임하던 때 운 나쁘게, 좋은 위치의 집은 이미 다른 사람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7호원에 입주하게 되었다.

이곳 대단지에서, 제일 자주보는 사람은 성 정협 주석 니엔추수이(年赤水 : 연적수와 상무 부성장 링치앤씨(凌黔西) 였다.

그들 두사람 집은 서쪽 끝에 있었고, 사무관리국은 그들 집에 새로 인테리어를 해주어 이사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해 주었다.

단지 내의 다른 사람들은 주로 늙은 동지들이었고 홍씨펑은 그들 모두 지금까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홍씨펑이 다른 사람들을 알지 못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를 알았다.

그 이유는 그가 높은 지위에 있고 또 실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토요일 이른 아침, 홍씨펑이 운동복을 입고 문을 나서서 조깅을 하다가, 단지 출입구 앞에서 백발 노인은 한사람 만났다.

그는 몸은 건강해 보였으나, 정신은 어딘가 찌들어 보였다.


"홍서기, 안녕하쇼!" 노인이 먼저 인사를 했으나 홍씨펑은 상대방 이름도 모르니 뭐라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 노인을 몇번 단지 내에서 본적이이 있어 낯이 익기는 했다.

홍씨펑이 대답대신 씩 웃자, 노인의 옆에  있던 젊은이가 간단히 소개를 했다.


롱씨펑이 급히 큰소리로 말했다.

"아이고, 알고보니 창라오(常老)선생닌이셨군요.

제가 보기에 대단히 건강하신 것 같은데, 분명 자주 운동을 하셔서 그러실 거예요.

역시 생명은 운동에 달려있단 말이 맞습니다. (生命在于运动)"


창라오가 뭔가 망서리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나는 늙어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소. 지금 영서는 당신들같은 젊은이들 손에 달려있소!"

홍씨펑이 자기에게 "젊은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 참지못하고 그저 씩 웃었다.

이때, 창라오가 두어번 망설이는 것이 할 말이 있는 듯했다.

홍씨펑이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려니까, 창라오가 수행한 사란에게 눈짓을 해서 뒤로 물러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