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습니까? 당연히 속수무책이죠." 홍씨펑이 동정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무슨 방법이 있을거요."
창라오가 갑자기 홍씨펑을 똑바로 바라보며 기대에 가득차서 말했다.
"제가요? 저라고 무슨..."
홍씨펑은 보얼산 산정의 푸른 하늘로 시선을 돌렸는데 거기엔 하얀 뭉게구름만 한가로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 놈을 그냥! 이런 배은망덕하고, 양심도 없는 자식이 다있어!
제가 확실히 손을 보겠습니다! 처음부터 우리가 그놈을 천당에 올려 놓아주었으니, 지금은 다시 지옥으로 끌어 내려 무릂 꿀릴 수도 있는겁니다.
기다려 보세요. 제가 사람을 시켜 그놈을 발가벗겨 맨몸으로 쫏아내겠습니다.
그러면 제놈이 무슨 돈으로 여자와 놀아 나겠어요?"
"그럼 안돼!" 창라오가 다급히 말했다.
"우린 단지 당신이 그놈을 잘 타일러 주었으면 할 뿐이야.
이혼한다고 소란을 떨지 못하게하고, 우리 딸하고 다시 잘 지내게 하면되는거야.
만약에 그놈을 패가망신을 시켜서 빈털털이로 만들어 놓으면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그렇군요!"
홍씨펑은 한숨을 쉬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다.
"창라오 선생님, 우리가 힘자라는 데까지 타일러 볼께요. 하지만 효과가 어떨지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래, 한번 해봐줘요."창라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우린 그저, 뻔히 안될 일이지만 최선을 다해 봐 달라는거지."
홍씨펑이 집으로 돌아오자, 아줌마가 벌써 죽과 콩물 그리고 요우티알을 단정히 상위에 차려 놓았다.
아들 홍치(洪祈)는 아직 조간 신문을 보고 있었고, 며느리 딩왕모(丁望谟 : 정망모)는 요우티알을 집어들며 말했다.
"제가 먼저 먹겠어요, 얼른 먹고 미용실에 가서 머리 좀 매만지고 출근하려고요. 머리가 얼망이되어 볼썽사납거든요."
홍씨펑이 보기에는 그녀의 머리는 아무렇지도 않았고 아줌마의 머리칼에 비하면 훨씬 아름다웠다.
"출근 규정을 지켜야지, 넌 부처장이야! 처장이 나무라면 어쩔려고 그래?"
"처장은 저한테 뭐라고 할 수가 없어요." 딩왕모가 웃으며 말했다.
"그럼, 국장, 부국장은널 야단치지 않냐?" 홍씨펑이 죽을 마시면서 말했다.
"국장, 부국장도 야단치지 않아요." 딩왕모는 아까보다 훨씬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네가 뭐 국토 업무 담당 부시장이라도 된거냐?" 홍씨펑이 그녀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진양시 국토국에서 너를 감독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거야?"
"어찌 없겠어요?" 딩왕모가 어리광을 부리며 말했다.
"저를 감독할 사람이 없다는 게 아니고, 감히 나를 감독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그게 무슨 뜻이야?"
"제가 아버님의 며느리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딩왕모가 웃으며 말했다.
"저를 감돋한다는 것은 어찌 말하면 아버님을 감독하는 게 아니겠어요?
속된 말로 개를 때릴 때는 반드시 주인이 누구인지 부터 보라는 말이 있지 않아요.
아버님 며느리가, 일에 성의가 없고, 눈 밖에 난다 하더라도 누구라도 아버님 체면을 봐서 물러서야 되는것 아니예요?"
'국색(國色)' 카테고리의 다른 글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4p (0) | 2016.02.10 |
---|---|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3p (0) | 2016.02.08 |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1p (0) | 2016.02.07 |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0p (0) | 2016.02.06 |
20. 색의 칼끝(色字刀头) - 169p (0) | 2016.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