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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9. 미인의 죽음 (香消玉殒) - 158p

"네 판단이 사리에 딱 들어맞아." 홍씨펑이 추켜 세우며 말했다.

"네가 몇년 공부해 갖고 경찰학교에 들어온다면, 우리 영서성에도 여자 공안국장이 나올텐데 말야."

 

비엔송타오가 기분 좋게 웃었다.

하지만, 그녀는 손놀림을 잊지 않았고, 말을 하면서도 계속 안마를 하였다.

"제가 추측하기에는, 이남자는 비엔전펑이 너무나 귀찮게 달라드는 것에 앙심을 품고, 아예 그녀를 없애버리려는 독한 마음을 품었던것 같아요.

하지만 그 자신이 손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추측인데, 그는 돈 많은 사장은 아닐 것 같고, 높은 관직에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자기가 직접 폭탄을 터뜨리겠어요?

분명, 그의 친구중에 폭발에 정통한 사람이 있어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 냈을 거예요."

 

"이런 방법이 그에게 좋았을까?"

"표면상으로는 공안이 그리 쉽게 밝혀내지 못할 테니까 괜찮아 보이기는 해요.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예요."

비엔송타오의 분석은 점점 날카로워 졌고, 거의 전문가 뺨칠 수준이었다.

"서기님도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들은 의외로 성부로에서 일을 저질렀는데, 거긴 성 정부 청사 부근이고, 정법 빌딩옆, 공안청 본청 맞은 편이란 말입니다.

이런 곳에서 이렇게 큰 사건을 저질렀는데 어찌 어리석은 짓이 아니라 하겠어요?

얼핏보면 수사하기 어려을 것 같지만 이렇게 되면, 성에서나 시에서나 눈에 불을 켜고 수사를 할텐데 어찌 되었던 잡히지 않겠어요?"

 

"그건 분명해." 홍씨펑이 말했다.

"우린 지금 그 대머리를 찾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폭발을 담당했던 자도 찾고 있어.

헌데, 주의해야 하는데, 이 일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되. 당분간 반드시 비밀을 지켜야 해."

 

"알겠어요. 괜히 쓸데 없는 짓 하지 않을께요."

비엔송타오는 주의에 아무도 없나 둘러 보고는 말을 계속했다.

"제 판단에는 사실 그 남자를 잡는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는 보아하니 어깨를 쫙 피고 다니는 고관일 가능성이 높아요.

진양 시에서 그와 같이 생긴 , 처장, 국장, 청장급 간부들을 체로 치듯 가려내면 뭐 그리 많은 사람이 남겠어요?"

 

"말 잘했어. 사실 우리도 벌써 체로 걸르고 있어.

앞으로 중점을 둘 것은 감옥국 급의 지도자 간부들이야. 혹은 중상층 기업가일 수도 있겠지."

홍씨펑은 거침없이 말했는데, 마치 처펑강을 앞에 놓고 형사 업무를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다시 테스트 해보겠는데, ... 폭파범에 대해서 무슨 좋은 묘안이 없을까?"

"이런 일은 드러 내놓고 수사하면 안되요. 반드시 비밀리에 수사해야 해요."

"비엔송타오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더니 스파이 업무라도 하는 듯 작게 말했다.

"정보원들을 보내서 사방을 찾아 다니게하고 탐문하게 해야 해요.

폭약에 관련된 일은 어떤 낌새도 남기지 않고 은밀히 수사 해야해요."

 

"넌 어찌 그리 잘 아니?" 홍씨펑이 갑자기 놀랍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바로 답답해 하고 있는 문제를, 너 일개 이발원, 안마사가 형사일을 해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전문가처럼 말하니?"

"사실 이상할 것도 없어요."

비엔송타오는 조금도 당황해 하지 않고 말했다.

"공안에서 형사일 하는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겠어요.

제가 단지 그런 팔자로 태어나지 않았을 뿐이지요.

이세상을 살아가는건 모두 운명으로 되어있는 거예요.  저는 운명을 믿어요.

저는 제가 이발사가 될 운명이었다고 믿고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이발을 하고 있고, 한번도 다른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비엔전펑은 운명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들볶다가 결국 이지경까지 오게 된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