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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9. 미인의 죽음 (香消玉殒) - 155p

"어, 기분 좋아."

이 물음으로 인하여 홍씨펑은 다시 정신이 맑아졌다.

"어이, 샤오비엔, 네 고향이 어디지 ?"

"우리 고향은 궁벽한 바오위(包芋)예요, 가보신 적 있으세요?"

"거쳐간 적은 있어. 인삼이 남는 곳이었지." 홍씨펑이 말했다.

"바오위현에 변가촌이 있다면서?  들어본 적 있어?"

"제가 들어봐서 뭐 하게요?

변가촌 일을 알고싶으시면 제게 물어보시면 되요."

 

"설마 네가 거기서 온건 아니지?" 홍씨펑이 웃으며 물었다.

"변가라고 해서 모두 변가촌에 모여 사는건 아닐거 아냐?"

"제가 바로 변가촌에서 왔어요." 비엔송타오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서기님이 왜 우리 마을에 대해 관심을 갖는거죠?"

"그럼, 너 혹시 비엔전펑(边贞丰)이라는 여자 알어?" 홍씨펑이 물었다.

 

"비엔전펑이요? 꽤 낯익은 이름인데...

맞다! 저 정말 그애 알아요." 비엔송타오가 말했다.

"사실, 제가 시골에 있을 때는 그애를 몰랐어요.

우리 시골이 넓게 분산되어 있어서 자연 부락이 꽤 여럿 있거든요.

상촌, 중촌, 하촌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행정구역으로는 모두 변가촌이라 했어요.

저와 그애는 같은 자연부락에 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저는 일찍부터 외지에 일을 하러 나왔거든요.

게다가 그애가 저보다 나이가 어렸기 때문에 계속 모르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애가 몇달전 갑자기 저를 찾아와서는 변가촌에서 왔다면서 취직을 시켜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제가 '나는 일개 이발원일 뿐인데 어떻게 너를 도와주겠니,

여기 견습생으로 들어와 나와 같이 이발 기술이나 배운다면 몰라도.' 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그애는 그럴 생각이 없다면서, 뭐 큰돈을 벌어야 겠다나.... 그랬어요."

 

"그애가 예쁘게 생겼어?"

"예쁜건가?" 비엔송타오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네, 예쁘고, 나이도 어린데다기, 피부도 부드럽고, 생기가 넘쳤어요.

서기님, 서기님도 혹시 그애를 아세요?"

 

"그 애가 살아있었을 때는 내가 몰랐지."

홍씨펑이 딱딱하게 말했다.

"내가 그애를 알았을 때는 그애의 신체가 이미 여러 토막으로 조각난 다음이었어.

내가 본 것은 그애의 상반신에다가, 그리고...그애 손 한짝, 다리, 창자였지.

손 하나는 결국 못보았는데 그때 그게 공교롭게 이 창을 깨고 너희 이발실로 날아들었던거야."

 

"아이고, 이를 어째! "

비엔송타오는 안마하던 것도 잊고 두손이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럴 수가, 그럴 수가... 폭사 당한 여자가 바로 비엔전펑이라고요?"

"맞아, 이 세상이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아.

너도 알다시피, 너희 변가촌에서 온 두사람이 바로 이곳, 장안빈관의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명은 바깥에서 폭사 당하는데 한명은 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거야.

저 유리창도 나희 두사람을 완벽하게 가로 막지는 못했는데, 걀국 그애 손 하나가 날아 들어 왔지 않아?

저 손이 너에게 악수를 하려는 걸까, 아니면 너의 도움을 청하려는게 아니었을까?"

 

"아이고!"

비엔송타오는 깜짝 놀라면서 눈을 크게 떴다.

"서기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정말 그랬을거 같네요.

그애가 죽기 직전에 어떤 깡패가 자기를 해치려는 것을 직감하고 저에게 도와달라고 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죽으면서  한 손을 뻗은 거 같아요.

하지만 제가 어떻게 이런일에 그애를 도울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