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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5. 민원조사(信访调查) - 123p

아래층으로 내려와 열쇠 수리공을 찾았으나 그는 어디 갔는지 없었다.

옆 가게의 나이 많은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그가 하늘은 보니 곧 비가 내릴 것 같다면서 집으로 옷을 가지러 갔다고 했다.

샤오인은 그와 친했기 때문에 그가 근처 아파트에 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들고왔던 짐과 바구니를 다시 들고 열쇠 수리공의 집으로 갔다.

문앞에 도착해서 한참을 두드리니 안에서 인기척이 있었다.

"누구세요?  무슨 일이죠?"

 

샤오인이 말했다. "샤오인이예요.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우리집 문좀 열어주세요."

열쇠공이 말했다. "그럴께요. 간딘한 거 히니 하고 바로 올라갈께요."

 

하지만 샤오인이 한참을 기다렸어도 사람이 나오는 기색이 없었다.

다시 한참을 기다리니, 열쇠수리공이 그제서야 말했다.

"미안합니다. 샤오인. 우리집 자물쇠가 고장나서 내가 나갈수가 없어요!"

 

"당신이 열쇠 수리공 아닙니까? 그런데 어째서 자기집 열쇠도 못 연다는거지요?" 샤오인은 자기가 잘못들은줄 알았다.

"맞아요. 난 수십년 동안 열쇠를 고쳐왔지만, 이런일은 없었어요. 우리집 열쇠가 고장나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예요."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황당하기도 했고, 매우 창피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난 정말... 이런 .... 그게...."

 

샤오인은 자기가 화성에라도 와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쭈뼛거리는 머리 가죽을 만지면서 계단을 내려갔다.

다른 열쇠공을 찾아보까 했지만, 바로 그런 생각을 그만두었다.

나중에, 그는 경찰이 떠올랐다. 앞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경찰 초소가 있는데 거기엔 진양시 우수경찰이 있었다.

그는 평상시 사람이 사근사근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히 대해서 보는 사람마다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직 경찰은 보이지 않고, 한떼의 사람들이 어떤 장신구 가게의 문을 빙 둘러서서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말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가게 안에 좀도둑 한명이 물건을 훔치러 들어갔는데 경찰이 잡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사오인이 사람들에게 떼밀려서 들어 가다가, 경찰이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바로 샤오인과 친숙한 바로 그 착한 경찰이었는데, 그가 말했다.

"도둑놈이 숨어버려서, 찾지 못했어요. 아마 벌써 달아났을 겁니다."

 

바로 이때, 어떤 삐쩍 마르고 왜소한 체구의 사람이 가게에서 나오면서, 큰소리로 웨쳤다.

"경찰이 물건을 훔쳤다. 난 당신이 물건을 훔치는 걸 보았어. 바로 호주머니에 있는데 빨리 안꺼낼거야?"

"네가 어떻게 알아?" 경찰이 당치도 않다는 듯이 물었다.

"내가 바로 도둑이야.방금 한구석에 숨어있다가 당신이 훔치는 걸 보았어."

도둑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는데, 목소리가 거칠면서도 신날했다.

"당신 꺼내놓지 않는걸 보니 나한테 몽땅 죄를 뒤집어 씌우려고 그러는거야.

사실 당신이 훔친게 내가 훔친 것보다 훨씬 많아!"

 

경찰은 얼굴이 빨개지더니 냅다 앞을 향해 뛰었다.

도둑이 있는 힘을 다해 쫓고 쫏아서 결국 경찰을 잡고말았다.

샤오인은 한손에는 짐을 들고 다른 하손에는 나무딸기 바구니를 들고 있어서 빨리 뛸 수 없었다.

그가 현장에 도착하니 도둑이 경찰을 잡아 바닥에 누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도둑은 모든 사람을 마주 하고 경찰의 호주머니에서 장신구를 하나하나 꺼냈다.

"경찰! 경찰! 도둑! 도둑!"

 

모두들 두사람이 마구 고함치는 것을 보았는데 누가 누구에게 소리치는지 확싷치 않았다.

샤오인은 사람들에게 밀려서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바구니에 엉덩이로 주저 앉으면서 호산의 나무딸기 감촉이 전해져왔다.

꼭 자기 엉덩이가 천천히 부드러워 지면서 전부 퇴비 거름더미가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