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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1. 진양 세도가(金阳权贵) - 81p

메이위핑의 말은 대단히 사람을 솔깃하게 만들었다.

벌써부터 곧 닥쳐올 행복감으로 위(胃) 안이 가득차서 비엔전펑은 두어 술의 밥마저 먹고싶지 않았고 겨우 한술만 먹었을 뿐이다.

침대에 누워 메이위핑의 지시대로 잠을 자려고 다짐했으나 두 시간이 지나도 백여차례 몸만 뒤척여질 뿐이었다.

머리 속에는 늠름하고 잘생긴 중년 남자가 무수히 떠올랐다.

그 남자는 말위에 높이 타고 금을 담은 자루를 두개나 갖고 그녀를 향해 뚜벅뚜벅 달려왔다. 점점 가까이 오고 있네, 점점 가까이 온다....

정말 너무 흥분되어 그녀는 아예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버렸다.

 

화장대 앞에서 멍하니 한참동안 생각을 하는데, 머리 속이 갑자기 멍해졌다.

바로 이때, 메이위핑이 방으로 들어와 말했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해, 내가 화장을 망칠까봐 널 도와주러 왔어.

성패는 바로 여기에 달려있어. 시간이 걸려도 천천히 공을 들여서 해야 하는거야."

 

"메이 언니, 화장술이란 화장술은 모두 나에게 가르쳐주지 않았나요? 그런데도 안심이 안되세요?"

그동안 비엔전펑은 예의범절을 배우는 시간을 빼고 남은 시간은 모두 화장하는 법을 배우는데 썼다.

그러느라 메이위핑의 수천원씩하는 비싼 수입화장품을 마구 써 버렸었다.

메이위핑은 보아하니 도량이 넓은 사람이었고, 아낌없이 동생 삼은 자매의 몸에 투자했다.

비엔전펑은 어찌해서 염원을 이루게 되어 출세를 하게 된다면 반드시 열배 백배 그녀와 만나게된 고마운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때, 메이위핑은 기회를 이용해서 어떤 사람은 성공해서 많은 이익을 챙기게 해주었고, 또 어떤 사람은 고관의 지위에 오르자 적지 않은 일을 해결해 주었다는 말을 했다.

비엔전펑은 이런 말들이 모두 무엇을 암시하는지 알았지만, 절대 그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저 그런 행복이 자기에게도 빨리 오기만을 고대하였다.

 

"첫째 언제나 안심이 안되어서야. 게다가 내가 전에 너에게 가르쳐 준것은 모두 짙은 화장술이었어."

메이위핑은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듯 미소를 지었는데, 마치 처음 데이트를 하러 나가려는 딸에게 화장을 해주는 엄마 같았다.

"전펑, 갑자기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어. 네 피부는 선천적으로 희고 부드러워.

만약 화장을 짙게 하면 효과는 오히려 좋지 않을거야. 너같이 이렇게 선천적인 미모로 태어난 애들은 당연히 화장을 옅게 해야해."

 

"그럼 내가 바로 혼자 간단하게 화장을 할께요. 메이 언니는 신경쓰지 마세요."  사실 비엔전펑이 그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게 아니야. 내가 화장을 옅게 하라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야. 짙게 화장하는 것보다 더 세밀하게 해야하고 과정도 훨씬 복잡해.

하지만 사람들이 눈으로 볼때는 네가 화장을 원래부터 안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거지.

바로 네가 진정한 타고난 미모로 보이게 하는거야."

메이위핑은 마치 매우 높고 깊은 화장이론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전에는 어째서 그런 말을 안했어요?" 비엔전펑이 놀라서 물었다.

"나도 갑자기 생각 난거야. 너는 옅게 화장하는게 어울린다는 걸 깨달은거지.

나같은 나이와 피부에는 안통하는 방법이지만 말야." 메이위핑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여기까지 말하자 비엔전펑의 크린징크림으로 이미 깨끗하게 닦은 피부를 메이위핑이 옆에 앉아 계속해서 손으로 마사지를 해서 그녀의 피부에 탄력을 높였다.

"화장의 최고의 경지는 옅게 화장하는거야.

화장을 안한 것처럼 화장을 해서 상대를 유혹하는데는 정해진 방법이 없는거야. 그래야 남자의 냉혹한 킬러 본능에 대처할 수 있지.

사실 어떤 것도 사정은 다 같아, 제일 높은 경지는 상대의 추측과 반대되는 방법으로 허를 찌르는거야.

옛 사람이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 시키는 것이 최고라 하지 않았어? 이게 바로 그런 이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