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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9. 직무 회피(职务回避) - 70~71p

"그래, 그래. 알았어요, 알았어!"

루런화이는 손을 저으며 힘껏 침을 삼켰는데, 마치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주고 나서 피곤해하는 선생 같았다.

"홍씨펑 동지의 개성을 나는 이해합니다.

 그는 성격이 상당히 곧기 때문에 악감정을 갖고 그럴 사람이 아니고,, 더구나 사심은 없는 사람이오.

당신들이 이런점을 이해한다면 그가 당신들을 관심을 갖고 아껴서 그런다는걸 알수 있을테고 그를 탓하지 못할거요.

오늘 오후에 토론한 이익충돌회피제도는 여러분들에게 다시 말할 필요는 없지만 우리 서기들 업무회의에서 이미 토론을 거쳤던거요.

그리고 앞으로는 성급 지도자들이 솔선해서 가족 자녀의 일을 잘 관리하라는 것도 내가 보기에 틀린 말이 아니오.

나 자신도 베이징에 있을 때 친척들 몇몇이 영업을 하려고 회사를 차렸는데, 나와의 관계를 끌어들여 돈을 버는데 이용하려고 벼라별 꾀를 다 냈소.

나도 상당히 골치도 아프고 힘들었지.

현재 전국 각지의 지도자 간부의 친족들이 돈을 벌려고 회사를 차리는게 일대 유행인데, 그러다보니 문제가 되는 일도 아주 많소.

우리도 반드시 이 것을 교훈삼아 절대 그들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오.

재물이란게 죽어서 가져 갈 것도 아닌데 그렇게 중하게 매달릴게 뭐 있겠소?

여러분들도 돌아가 집사람과 잘 상의해 보시고 모두 집안에서 처리해서, 나중에 피동적인 상황이 되지 않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우리도 이해가 되네요.

하지만 홍씨펑이 말하는 것이 너무 지나치니 루서기님께서 시간을 내서 그에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나용은 여전히 마음속으로 불복했다.

"서기님은 우리들의 반장이신데 홍씨펑이 자기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말하거나, 자기만 옳다고 하지 못하게 할 수 있지 않습니까?"

 

"좋습니다, 나도 숨김없이 말하겠소. 당신들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 역시 어느정도 그를 겁내고 있소."

루런화이의 이 말은 세명의 상무위원을 상당히 겁먹게 했고,모두들 잘못 들었나싶어 한번  더 듣고 싶어했다.

"그 사람 말하는 것은 상당히 솔직하고, 고집있다보니 자주 사람들을 몰아세우지.

나에게까지 잘 못 말하는 경우, 어떤 때는 치받아서 나를 난처하게 만듬다는 말이오.

그런판에, 내가 당신들이 말하는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뭣하러 그를 훈계하고 비판하겠소?

내가 패기가 없거나, 겁이나서 비판을 못하는게 결코 아니오.

 

동지들, 지도자간부들인데 무슨 않좋은 일이 생기면 어떻합니까? 나는 그게 걱정이오.

당나라때 쟁신(诤臣 :간하는 신하) 위정(魏征)은 황제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간을 하곤 했는데 설령 태종이 대노해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소.

그래서 당 태종 마저 그를 어느정도 어려워했는데 설마, 태종이 진짜로 자기 신하인 그를 어쩌지 못해서 그랬겠소?

내가 보기엔 그래서가 아니라, 마음을 비우고 그의 간언을 받아들이고, 그를 일종의 감독 수단 삼아, 자기의 통치방식, 통치 능력을 비추는 거울로 간주했던거였소.

이로부터 '사람을 거울 삼아 득실을 안다'(원문 以人为镜可以知得失)라는 말의 유래가 된거지.

당신들도 생각해 보시오. 대 당의 개국 황제라는 사람도 겁을 내는데, 나같은 태평성세에 성 위원회 서기나 하는 사람이 겁 좀 내는게 뭐 어떻소?

또 당신들 같은 성 위원회 위원들이 겁 좀 낸들 뭐 어떻소?

겁을 낸다는 것은, 우리의 권력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감독 기능이 효과적이라는 걸 말하는 것이오.

바로 우리 스스로 반성하고, 자기를 점검해보는 계기가 되어, 우리가 부패에 미끌어져 타락하지 않도록 깨우치게 해주는거요.

내가 보기에, 모두들 돌아가서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내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오.

이해가 되면, 홍씨펑을 원망할 리도 럾고, 앞으로 그와 함께 일을 잘  해 나갈 수 있을거요.

관용지심과 근면 청렴지심으로 그의 아끼고 관심을 갖는 마음에 응답하기 바라오."

 

세 사람은 고개를 끄떡이며 멍해져서 루런화이의 사무실에서 나왔다.

쑤엔티엔주가 먼저 한탄조로 말했다.

"입으로 말하는 게 일리가 없지는 않지만, 진짜로 실행하는 것은 또 다른 거야.

홍씨펑이란 작자가 정말 영서성의 위정이라도 된단 말이야? 그가 정말 사심이 없다고?"

 

"에잇, 루런화이의 말은 모두 책에나 써있는 도리일뿐이지, 현실의 참혹함을 한참 모르는 소리야.

과연 루런화이는 루런화이구먼. 인자하기가 엄마품에 안긴것 같으니.

과연 사람들이 누오(糯 : 찹쌀, 차지다) 서기라고 부르는게 딱 맞아."

바나용은 고개를 저으며 심한 영서 사투리로 투덜거렸다.

"한명은 누오(糯 : 찹쌀, 차지다)서기, 한명은 니(泥:진흙) 성장, 거기다 상피(고무) 주석, 그러니 대권은 전부 푸닥거리 좋아하는 홍씨펑 수중으로 들어간거야."

 

"어쩔 수 없이 두눈 뻔히 뜨고 그가 잘난척하는 꼴을 보고있게 생겼군."

추이우추안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형제님들, 앞으론 모두 꼬리를 내리고, 조심해야 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