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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國色 - 4. 고별식(告别仪式) (24p)

상심한 그가 거실에 앉아,스비졔의 부인 리핑(黎平0과 자기 처 샤오웨이를 반복적으로 떠올리고 있을 때 샤오웨이는 벌써 스비졔의 집 거실에 앉아 어떻게 리핑을 위로할까 고심하고 있었다.

 

리핑의 울부짖음은 간헐적으로 일어났는데, 잠시 간격을 두었다가 한바탕 울고불고하여, 샤오웨이는 어떻게 손을 쓸지 알 수 없었다.

다행히, 그녀는 유일한 공작인원은 아니었다. 

리핑 집에는 그녀의 친지들도 있었고 그밖에도 쌍방의 부서에서 파견된 여직원들이 있었다.

성 공안청 기관당위원회 지도자는 고심 끝에 곧바로 다시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두명의 여직원을 파견하여 리핑을 주변에서 보살피게 했다.

샤오웨이 같이 사상공작 업무차 온 사람은 다른 두명의 여직원과 교대로 근무하도록 되어있었다.

다음날 정오가 될때까지 기다리니  다른 사람이 와서 그녀와 교대해 주었다.

 

다른 업무 인원은 모두 샤오웨이보다 경험이 많았다.

그녀들은 사람의 생노병사와 심지어 불교 유교의 관점까지 들먹이며 리핑을 위로했는데 언변은 두사람 모두 대단했다.

샤오웨이는 옆에서 간혹 한두마디 곁들이는 수준이었지만, 그녀들은 훨씬 많은 것으로 그녀의 시야를 넓혀주었다.

사람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설득하는 일이 이렇게 많은 연구가 필요할지는 상상도 못했다.

그야말로, <홍루몽>에서 나오는 말처럼, 세상일에 밝은 것은 모두 학문이고, 사람의 감정애 밝은 것은 문장아었다.

샤오웨이는 이번 기회를  언젠가 있을 필기 시험날 참고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아니라, 면접시험에서도 적절히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스비졔의 돌연한 사망이 리핑에게 적지않은 타격을 주었다는 것은 틀림없고 당연히 날벼락같은 사건이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성 공안청 마약단속처 처장이자 (마약단속 부대장)의 부인이었으니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영예로웠을까?

이번에는 비록 부청장으로 오르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기회는 많을 것이다.

부 순시원쯤 하는 것은 주머니에서 물건 꺼내는 것처럼 손쉬운 일일 것이다.

이렇게 훌륭한 남편이고, 이렇게 완벽한 가정에다, 알고보면 사람들 모두 부러워하는 사람이 아니었나.

하지만 지금은 스비졔가 잠시 답답한 것을 못참아, 갑자기 모진 마음을 먹고 자신을 끝장내 버리고 다 망가진 가정을 리핑에게 남겨주다니.

위풍 당당하고 전도 유망하던 남편이 불꽃처럼 사라져 버린 후 그녀의 생활은 철저히 사라져 버렸다.

과거에 그와 함께하던 영예와 행복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 심지어 치욕과 꼴불견으로 바뀌어 버리지 않았나.

이제는 과부,..재혼,..의붓아버지,.전 남편...이런 단어들이 그녀를 모멸감에 빠지게 했고, 하루밤만에 귀신같이 그녀를 휘감아 그녀의 골격과 혈액속에 들어와 버렸던 것이다.

 

"덩신 정말, 모질다. 스비졔!"

"당신 이렇게 우리 아들, 딸 두사람을 버렸으니, 당신이란 사람 얼마나 잔인한거야!"

"앞으로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거야, 차라리 내가 죽는것만도 못하지!"

리핑의 통곡소리는 폭풍우에서마른 벼락으로 바뀌었고, 그후에는 힘이 하나도 없이 피곤해했다.

이런 것은 영화에 흔히 나오는 가슴을 찢는 장면인데, 오늘 샤오웨이 눈앞에서 확실히 보여 주었다.

한 여인이 이렇게 인생의 모진 시련을 당하면 사는게 죽는것만 못하게될까?

남자는 우울증으로 죽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훨씬 더 큰 우울증을 자기 가족들에게 안겨주었으니 이것이 바로 잔혹한 전염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