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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國色 - 4. 고별식(告别仪式) (22p)

"부인, 선행을 한번 베풀구료!" 샤오인은 궁색한 표정으로 간청했다.

그는 두손을 가슴에 모으고 합장하며 절을 했는데 그 모습은 마치 대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거지가 떼를 쓰며 구걸하는 자세 그대로였다.

"난 벌써 반달이나 야참을 못먹었어!"

 

모두들 말하기를 성교는 가난한 자들의 저녁 만찬이라 하지 않았던가?

샤오인은 가난한 자들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어서 중농(中農) 혹은 중상농 정도는 되었는데도 그 일을 계속 야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당당한 사나이 대장부가 사랑에 연연하여사야 어찌 바깥일에 전념할 수 있겠어요?" 샤오웨이는 가장처럼 위엄있게 꾸짖었다.

 

"부인, 그 말은 틀렸소이다." 샤오인은 그의 현란한 말솜씨로 떠벌이기 시작했다.

"나는 원래 국토를 사람했지만, 미인 또한 사람하오. 국토를 사랑하는 것은 미인을 사랑하기 위해서요. 미인을 사랑해야 더욱 넓은 영토를 얻을수 있는거요.

당신이 나에게 야참을 안준다면 나는 영양실조에 걸려서 낮에 일할때도 기운 하나 없을테고 앞으로 하는 일도 아무 희망이 없을거야.

예상컨대 민원실 주임자리 하나 못해보고 일생동안 그저 부주임 자리에서 썩다가  은퇴하겠지. 설마 당신이 이렇게 미래 없는 나를 보고싶어하는건 아니지?" 

 

"에이, 당신은 일하는걸 가지고 나에게 겁을 주려는건가요?"

샤오웨이는 자기 판단을  관철시키고 그의 개인 욕심을 위한 음모를 철저히 부숴버리고 싶었다. 

"자기의 업무 능력 떨어지는 것, 승진 안하려고 하는 것, 놀이에 빠져서 원래 품었던 뜻을 잃어버린 것, 이런걸 왜 몽땅 나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는거예요?"

 

"부인, 당신은 정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구료. 나는 지금 법학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심리학을 말하는 것도 아니고, 생리학을 말하고 있는거요!"

샤오웨이는 다급해서, 잠시후 방으로 돌아가 계속 농민공 형제처럼 자위행위를 할까봐 겁이 났다.

"남자들을 그렇게 고상하게 생각하지 말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자기 위대한 사업을 하리라고 생각하면 안돼.

사실 남자들이란 낮에는 개개인이 위대하지만 밥에는 개개인이 쪼잔해지는거야.

남자들은 승진하고 돈 벌려고 하는 것을 제외하면, 머리 속에 온통 이런 시시껄렁한 것만 생각하는줄 알아?

이런 시시걸럼한 일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남자들이 어떻게 승진하고 돈을 벌수 있겠어?

이런걸 해결하지 못하면 남자들에게 여자들이 해줄게 뭐 있어?

지구상의 생물종들이 모두 단성생식으로 진화했다면 이런 생물들은 멸종한 것 만도 못한거야!"

 

"이건 생리학이 아니고, 생물학이예요!" 샤오웨이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그래. 당신 먼저 방으로 가 있어요. 나도 반시간쯤 충전하고 바로 방으로 갈께요.

반시간 후에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요 인(淫)주임님. (원문 : 尹:윤이 아니고 淫:'음탕하다' 이라고 씀 *중국어 발음은 같고 성조만 다름)

"인(淫)주임 "은 부서의 경력이 비교적 오래된 고참 동료들이 샤오인에게 붙여준 별명이었다.

사실 샤오인은 자기가 결코 음탕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자기는 단지 보통 남자들의 생리적이 욕구정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샤오인이 처에게서 인(淫 : 음탕)주임이란 말을 듣자 마음속으로 정말 음탕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곧 거들먹거리며 뒤돌아 갔다.

반시간후에 있을 경천동지하고 귀신마저 울릴 감동적인 세기의 대 전쟁을 준비하기위하여 기초 업무를 하기 위해서였다.

 

샤오인이 두발작쯤 걸어 나갔을 때 책상위에 있던 휴대폰이 울렸다.

샤오웨이가 보니 번호가 66으로 시작되는 것이 공안국 통신망에서 쓰는  번호였고 보나마나 부서 동료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샤오웨이가 놀란 것은 66 다음 네자리 숫자가 매우 낯익었는데 누구일까 생각하는 순간, 사무실 주임 주씨의 목소리가 벌써 휴대폰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