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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69p (전종서의 위성)

그녀는 일년동안 만난 사람이 무척 많았기 때문에, 진작 홍지엔을 잊어버렸으나 홍지엔이 자기 소개를 하자 교성을 지르며 감개 무량한듯 말했다.

"아, 기억난다!  세월 진짜 빠르네요! 당신은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군요, 어쩐지 낯이 익다 했지. 난 일년동안 많이 늙었어!

황선생은 내가 왜 모든것 하나하나를 마음속으로 번민하는지 모를거요!"

 

홍지엔은 인사치레로 그녀가 전혀 늙디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에게 최근에 차오(曹) 마나님을 만난 적이 있냐고 물었고 홍지엔은 홍콩에서 만났었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자신늬 목을 두드리며 말했다. "이이고! 당신은 내가 멍청해 보일거야!

난 지난 주에 쑤원완의 편지를 받았는데 편지에 당신 만난 얘기를 솔직히 썼더라고요.

그러면서 나에게 그녀 대신 무슨 일을 해 달라고 부탁하던데 내가 바빠서 그럴 여가가 없다고 했지.

난 매일 같이 잡다한 일이 정말 많거든."

 

홍지엔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생각하고 맘 속으로 은연중 비웃으며 남편 션(沈) 선생님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눈썹을 찌프리며 눈을 크게 뜨고 얼른 한 손가락을 입에 대었는데 완전 프랑스식 표정이었다.

그녀는 사방을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가까이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잠적했어요.  그가 악명이 높다보니, 일본인들과 남경 괴뢰정부가 그에게 일을 맡기려고 찾고 있거든. 당신 절대 얘기 하면 안되요!"

홍지엔은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았고, 얼른 뒤로 서너 발자국 물러서서 연거푸 "예, 예"하고 말했다.

 

홍지엔이 돌아와 로우쟈에게 이 얘기를 꺼내며 세상 참 좁다고 하면서 쑤원완을 우연히 만난 후 뜻하지 않게 이번에는 그녀를 만났다고 했다.

로우쟈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요, 세상은 참 좁아요. 당신도 기다리다 보면 한사람 만날 수 있을거예요."

홍지엔은 얼핏 이해가 안가서 누구를 만난다는 거냐 물었다.

 

로우쟈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그걸 꼭 말해줘야 되요? 당신도 맘속으로 뻔히 알고 있으면서.  아이고, 시침떼지 마세요."

홍지엔은 그제서야 탕샤오후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웃으며 나무랐다.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 마! 

난 꿈에도 그런 생각한적 없어. 그리고 내가 또 우연히 그녀와 마주친들 어떻다는거야? "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는 탄식을 하며 말했다. "당신같은 멍청이나 잊지 못하고 계속 마음에 두고 계속 곱씹는거야!  난 벌써 잊었어.

그 여자도 아마 시집을 가서 애 엄마가 되었을테고 날 기억도 못할거야. 지금와서 결혼전에 연애하던 것을 뭘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해,

정말 유치하기 짝이없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누구와 결혼하던 결혼한 다음에는 당신은 결혼 상대방이 결혼전 원래 그 사람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해!

진작 그런 것을 알아야 하고, 결혼 전에 누구를 쫏아다니고 연애를 했든간에 전부 넘어가 줄 수 있는거야.

연애할 때는 쌍방이 모두 조심해서 행동하지만 결혼하면 서로 속속들인 알게되는거야.

오히려 구식 결혼이 명쾌해. 아예 결혼전에는 서로 누가 누군지도 모르니까. "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 이론 발표 다 끝났나요? 내가 딱 두마디만 할께요.

첫째, 당신은 정말 양심도 없어요. 나는 지금까지도 연애를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둘째, 당신은 누가 당신 아버지 아들이 아니랄까봐 점점더 완고해져 가고 있어요."

 

홍지엔이 말했다. "어떻게 내가 양심도 없다고 그럴 수 있어? 내가 당신한테 잘해주지 않았어?

게다가 내가 말한 것은 일반적인 말일 뿐이야.당신은 언제나 고집스럽게 당신 스스로를 힘들게 쥐어뜯고 있어.

당신도 마찬가지 일꺼야. 당신은 결혼 전에는 내 진짜 모습을 알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야 겨우 내 진면목을 알게 된거야.'

 

로우쟈가 말했다. 들어보니 한참동안 쓸데없는 소리만 하다가 그 말만큼은 맞는 말 같네요."

홍지엔이 말했다. "당신은 너무 어려. 내 나이가 되면 이런 이치를 확실히 알게 될거야."

 

로우쟈가 말했다. "늙은 티 내지 마세요. 겨우 서른 살 갓 넘었으면서!

늙은 티 내면 오래 못 산대요. 나는 서른살도 못 살까봐 걱정이예요. 당신 기 때문에 일찍 죽을거 같아요."

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로우쟈, 당신은 전혀 세련되지 못했군.그 말은 정말 케케 묵은 말이야.

구식 여인네들 같으면 죽을때 남편의 태도에 원한을 품어야 하는데다, 칼, 밧줄, 비상 이런 것도 없이 그저 추상적인 '기(气)때문에 죽는다니 정신문명이 있기나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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