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째 동서는 부러움과 원망이 교차하며 말했다. "우린 언제 어느때나 분가해서 따로 살아보나!
지금은 당연히 같이 살 수 밖에 없고, 살면서 둘째 형님 덕을 톡톡이 보고 있지만 말이예요."
둘째 동서가 말했다. "황씨 집에 하나 밖에 없는 집을 다른 사람과 바꾸었으니 우리 차례가 돌아 올리 없지."
로우쟈가 황급히 말했다. "나도 큰 집에서 다 같이 살고 싶었어요.그러면 일도 많이 줄지, 돈도 많이 절약되지 얼마나 좋아요.
나와서 살면 나와 사는대로 번거로운게 한두가지가 아니예요. 연료비 쌀값 기름 값, 소금 값 거기다 수도세 전기세, 전부 자기가 관리해야 해요.
"게다가 우리 남편은 둘째, 세째 아주버님들보다 유능하지도 못해요."
두째 동서가 말했다. "맞아요, 나는 세째 동서 같지 않아서 밥만 축내고 있다는걸 잘 알고 있어요.
따로 나가서 살림은 차리라고 해도 못할거예요. 이렇게 나는 큰 집에서 뒤엉켜 어물어물 시간이나 보내는거죠 뭐.
형님같이 이렇게 조목조목 세밀하게 집안 일 바깥일 다 잘하고 믿을만한 아줌마도 있고 더구나 돈까지 벌고 계시니 우린 형님에 비하면 까마득하죠.".
로우쟈는 그녀들이 집으로 돌아가 그대로 말해 버릴까 겁이나서 그들과 팽팽히 대립할 수 없었다.
그녀들은 두 방에 있는 가구며 살림살이를 자세히 보며 값이 얼마냐 물었는데 이구동성으로 로우쟈가 대단히 유능하고 안목이 높게 물건을 샀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때대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내가 전에 어디 가서 보니까 이탁자(혹은 의자)와 같은건데 값이 쌌던것 같아요. 내가 사지는 않았지만 말이예요."
세째 동서가 로우쟈에게 물었다. "형님은 방안에 상자를 쌓아 놓진 않았죠? "
로우쟈가 말했다. "아니요. 우린 상자도 많지 않은데 전부 침실에 갖다 두었어요."
둘째 동서가 말했다. "상해 골목 집들은 너무 작아서 방마다 상자를 쌓아놓은 집이 많은데 아무리 없다고 해도 얼마만큼은 쌓아놓아야 할거예요.
내가 황씨 집안에 시집올 때 신혼 방 뒷방이 있었는데 혼수로 가져온 트렁크며 화분, 통, 탁자 이런 것들을 다 놓아둘 데가 없어서 신혼방까지 꽉 찼다니까요,글세.
어찌나 답답하던지..."
세째 동서도 말했다. "나야 어디 형님만 하겠어요? 죽일 놈의 일본 놈들이 우리 물건들을 죄다 강탈해 갔으니 생각하면 가슴만 아프죠!
지금은 필요한건 의례 없으니 모두 새로 사야해요.
난 가죽 옷만 예닐곱 벌 있었는데 진주 장식 가죽 치파오부터 회색 오바까지 죄다 어디로 갔는지 이젠 아예 입을 것도 없다니까요."
둘째 동서도 있지도 않은 자기의 가짜 혼수 목록을 늘어 놓다가 덧붙여 말했다.
"오히려 형님처럼 이렇게 단촐한게 좋으시네요. 외국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니 상해도 어떻게 될지 몰라요! 어쩌면 우리가 또 피난가야 할지도 몰라요.
물건들이 많으면 갖고 가자니 갖고 갈 수도 없을거고 버리자니 아까울것 아니예요.
세째 동서, 자네는 그래도 뭐 좀 있는가본데 난 아무것도 없어. 피난 간다면 맨 몸뿐이니 차라리 시원한거지 뭐, 하하하.우리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네."
로우쟈는 그제서야 그들 두사람이 자기 혼수를 조사하러 왔음을 알아차렸고 어찌 분했던지 저녁 밥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홍지엔이 집에 돌아오자 그녀가 마지못해 자기를 대하는 것을 보고 그녀를 놀려주려고 말했다.
"오늘 사무실에서 고모한테 당했는가보지?"
그녀가 안면을 바꾸며 말했다. "나 정말 열받아 죽겠는데 무슨 농담을 하고 그래요!
우리 집 식구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잘해 주는데 당신네 식구들은 우리 집 문만 들어서면 화를 돋구네요."
홍지엔은 당황하며 혹시 모친이 오셔서 그녀에게 타일렀나? 그는 전번에 모친이 말할때 자기가 모두 거짓말로 얼버무렸던 생각이 나서 황급히 말했다."도대체 누가? "
로우쟈가 말했다. "누구긴 누구예요! 당신의 귀염둥이 동생들 마누라들이지."
홍지엔이 연이어 말했다. "이런 제길할!" 하면서도 그는 저으기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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