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258p (전종서의 위성)

가구가 대충 마련되자 루선생 부부는 조카의 신혼집을 보러 왔다.

루선생은 계단이 너무 컴컴하다고며 주인에게 말해서전등을 달아 달라고 하라했다.

루씨 부인은 두 방 모두 너무 직아서 맘에 안든다고 하면서 홍지엔의 부친이 당초에 적어도 두 방중에 하나는 큰것을 달라고 요구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루선생도 이때는 귀가 안먹었는지 처의 말을 알아듣고 바로 말했다.

"맞는 말이야. 홍지엔, 내 생각에는 자네 집이 그리 큰집일리 없을거야.

그렇지않다면 그들은 자네 집에서 큰집을 빌리고 자네는 그들에게 작은 방을 빌린 셈이니 손해 본거 아니야. 하하"

 

그가 웃자 Bobby 역시 따라서 짖었다.

그는 또 홍지엔에게 이 이틀사이에 신문사에서 무슨 뉴스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홍지엔이 "별로 뉴스거리가 없다"고 하자 그는 잘 알아듣지 못하고 되 물었다. "뭐라고?"

홍지엔이 그의 귀 가까이 대 고 큰소리로 말했다. "아무 것도 없다고요."

그는 벌떡 일어나면서 양미간을 찌프리고 귀를 비비면서 말했다. "아이구 놀래라! 자네 입속 바람이 곧장 내 귀로 들어오니 간지러워 죽겠어."

 

루씨 부인은 조카딸에게 한방 가득 가구를 보내 주었음에도 조카 사위가 자기 남편에게 공손한 태도로 대하지 않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말했다.

"자네가 다니는 <화메이(华美) 신문>은 내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구독자가 많은가? 나는 중국어 신문은 안보고 영자 신문만 봐."

홍지엔이 말했다. "이틀 새에 폴란드가 결단났고, 독일과 러시아가 기세등등해져서 영국도 머지 않아 넘어갈것 같거든요.

앞으로는 아마 모두들 영자신문은 못 보게될지도 몰라요. 고모님도 독일어 러시아어를 배워두세요."

루씨 마나님은 화를 내며 독일어는 무슨 독일어를 배우냐고 하면서 잡화점 점원들은 모두 러시아 말을 알더라고 했다.

루선생은 논쟁의 쟁점을 알아듣고 영국은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이 겁낼게 뭐 있느냐고 했다.

 

그들이 돌아가고 나서 로우쟈는 홍지엔을 원망했다.

홍지엔이 말했다. "이 집은 내집이니까 내가 그들이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을 수도 있는거야."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 지금 앉아있는 의자도 바로 그분들이 사주신거예요. "

홍지엔이 발딱 일어나면서 사방을 두러보니 의자 소파 전부 루씨 부인이 보낸 것들이라 바로 침대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누가 그사람들보고 사달랬어? 몽땅 도로 돌려보내. 나는 차라리 맨 바닥에 앉아 있는게 좋아."

 

로우쟈는 화가 나기도 하고 우습기도해서 말했다. "그런 택도 없는 소리 하는 거보면 꼭 어린애 같아요. 눈치도 없고."

남자나 여자 모두 이성으로 부터 "어린애"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을때 절대 수긍하지 않는 법이다.

로우쟈는 결코 홍지엔을 이렇게 부르지 않았었지만 이 세글자의 위력은 벌써부터 충분한 효과를 나타냈다.

 

황툰영감 부부가 어느날 오전에 방을 어떻게 꾸며 놓았나 보러 왔다.

언제나 로우쟈가 사무실에 출근한 다음에 홍지엔이 밥을 먹고 어슬렁어슬렁 신문사에 나가곤 했다.

그의 모친이 먼저 올라와 말했다. "네 아버지가 문앞에 계시는데 너 주려고 물건을 하나 가지고 오셨으니 얼른 내려가 받아 가지고 올라와라.

일하는 아줌마는 마구 다루면 깨지는 유리이니 보내지 말고 네가 빨리 가 봐라."

 

홍지엔은 급히 내려가 부친을 맞았고 그에게서 벽에 걸어놓는 구식 자명종 시계를 받아 안고 방으로 돌아왔다.

황툰 영감이 그에게 이 시계가 기억나느냐 묻자 홍지엔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황툰영감이 감개가 무량한듯 말했아. "이건 조상의 물건이니 너희들이 잘 간직했다가 후대에 물려 주기를 나는 정말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괘종시계는 할아버지께서 사신것이 아니라 옛집 대청에 걸려 있던 것인데 기억이 안나냐?"

 

홍지엔은 그제서야 기억 났다.

이것은 작년 봄 둘째와 세째가 고향 집에 돌아가 집을 정리하고 약탈당하고 남은 물건들을 한밤중에 배를 빌려 싣고 돌아왔는데 그중 하나였다.

황툰영감이 말했다. "네가 어렸을 때 이 괘종시계의 종치는 소리를 좋아해서 할아버지께서 네가 장성하면 꼭 너에게 주라고 하셨는데 넌 기억도 못하는구나!

내가 지난 주에 돈을 들여 시계점에 가서 수리를 했는데 기계도 망가진데가 없고 전체가 전과 똑 같이 튼튼하다더구나.

요새 괘종시계가 이렇게 튼튼한게 있냐!"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60p (전종서의 위성)  (0) 2014.06.08
259p (전종서의 위성)  (0) 2014.06.06
257p (전종서의 위성)  (0) 2014.06.04
256p (전종서의 위성)  (0) 2014.06.04
255p (전종서의 위성)  (0) 201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