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이 문득 보니 장인이 멀리 창가에 있는 책상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마치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오랜 친지를 우연히 만난 것처럼 반갑기 그지 없었다.
그는 바로 장인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 왕선생을 만났는데 얘기가 척척 잘 되었다.
왕선생은 그가 여기 처음 왔기때문에 카운터 밖까지 배웅해 주었다.
그 여자는 손톱을 매만지고 있지 않았고 바쁜척 중국어 타자기를 치고 있었는데 그러는 중에도 여전히 다이아 반지 낀 무명지는 곧추 세우고 있었다.
왕선생은 홍지엔에게 4층까지 승강기를 타고 와서 내려가면 된다고 가르쳐주며 내일 일하러 올때도 4층까지 타고 왔다가 걸어 내려가면 한층 올라오는 것이 절약된다고 했다.
홍지엔은 그말을 들으며 마치 벌써 그가 신문사의 전문가라도 된듯한 기분이 들어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는 그날 밤 씬메이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주어 감사한다는 말에 추가해서 웃기는 얘기로 자기가 오늘 안내처에서 당한 경험을 썼고 덧붙여 아마 그 신문사나 다른 신문사에서 전하는 소식이 모두 정확한것은 아닐 것이라 썼다.
집을 구하는 것은 직업 구하기보다 훨씬 어려웠다.
거리에 꽉찬 것이 집이지만 그들에게는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상해는 마치 달팽이가 껍질을 등에 지고 다니는 것처럼 상해로 새로 들어오는 사람은 모두 자기가 살 집을 지고 들어오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들 두사람이 집을 구하러 돌아다녔으나 도저히 안되어 낙담하며 기운이 하나도 없었고 반사적으로 계속 입씨름을 했다.
결국 황툰연감의 체면을 이용하여 친척집에서 작은 방 두칸을 빌렸는데 돈은 전혀 안주기로 하였다.
이 친척의 일부 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고 황씨 댁의 넓은 저택이 아직 점령 당하지 않아 비어 있으니 집을 빌려 달라고 했고 황툰 영감이 이방 두칸을 교환조건으로 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이일이 말한마디로 성사되자 황툰영감은 이일이 이루어진 공로를 며느리에게 돌렸다.
아들은 당연히 고맙게 생각하고 따랐지만 며느리가 집으로 돌아가 이 얘기를 하자 쑨씨 마나님이 한마디 했다.
"웃기지 말라고 그래! 사돈이 당연히 진작 너희들 상 집을 마련해 주었어야지.
어째서 홍지엔의 동생 부부들은 자기들만 좋은 집에 산다는거야? 네가 황씨 집에 시집 갔으니 너에게도 황씨 집에서 살 집을 마련해 주는게 당연한거 아야?
황씨 집에 방이 없다보니 너희들 신혼 부부가 따로 사는 지경이 되어 네가 같이 살지 못하게되자 지금 방두칸이나마 마련해 준건데 뭐 별로 대단할건 없는거야!
내가 늘 말했지만 결혼은 경솔하게 하는게 아냐. 예를 들어 저쪽 집에서 살 집도 마련해 주지 못한다면 다시 알아봐야 하는거야."
다행히 로우쟈는 이말을 남편한테는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싸움이 벌어졌을 것이다.
로우쟈는 홍지엔이 자신의 집에 대하여 그리 좋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나 결코 다른 사람에게 이일을 비판하여 말하지는 않았다.
가구를 사는데 있어서 그들은 서로 고집을 꺾지 않았다.
홍지엔은 자기 고향집에 가면 빌려 쓸만한 가구가 얼마든지 있으니 앞으로 얻어쓰기로 하자고 했다.
하지만 로우쟈는 천성적으로 여자여서 자기가 관할하는 영토는 다른 사람이 중요시 하는 것에 비해서 자기 재산으로 삼으려고하는 집착력이 강했다.
홍지엔이 목가구점으로 그녀와 같이 갔었는데 탁자를 하나 사려고 했더니 로우쟈가 가격을 물어보고나서 탁자의 안팍을 세밀히 들여다 보는 것을 보고 마음속에 새겼다.
다른 가구점에도 몇군데 갔었으나 물건과 가격을 세밀히 비교했다.
홍지엔은 한번 같이 갔다오고 난 후에는귀찮아져서 그녀와 같이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그와 같이 가려고 하지 않았고 그녀는 고모에게 같이 가자고 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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