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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51p (전종서의 위성)

황툰영감은 한껏 기뻐서 이것저것 묻다가 말했다. "앞으로 홍지엔 저 애를 나와 저애 엄마는 챙기지 않고, 전부 너에게 맡길테니 네가 알아서 해라."

황씨 마나님도 말에 끼어 들었다. "밎아요! 홍지엔은 어렸을적부터 뭐든지 서툴렀어요. 일곱살때까지 옷도 제대로 못 입았다니까요.

지금도 그애가 옷 입는걸 보면 추운지 더운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먹는 것도 짠지 단지도 모르는게 아직도 진짜 어린애 같아요.

얘야, 그애 조심해서 보살펴주렴. 홍지엔, 넌 내 말을 안들어도 좋은데, 처를 얻었으니 네 처의 말은 꼭 들어라."

 

로우쟈가 말했다. "이 사람 제 말도 안들어요. --  홍지엔, 내 말 알죠? 앞으로 내 말 안들으면 바로 아버님께 일를거예요."

홍지엔은 킬킬 웃었고 둘째 며느리와 셋째 며느리는 몰래 웃기지도 않는다는 경멸의 눈짓을 나누었다.

 

황툰 연감은 로우쟈가 일을 해야 되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바로 말했다.

"새아기에게 해줄 말이 있다. 취직해서 일을 하는 것은 물론 좋지만 부부 두사람이 모두 바깥 일을 하게 되면 집안에 주인이 없게 되는거야.

'집에 주인이 없으면 빗자루가 우뚝 선다'는 말도 있드시 집안이 엉망진창이 되고 가정이 바로 유명무실해 진단다.

나는 완고한 사람이 아니지만 언제나 여자가 가정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새 세상에 너희들이 우리에게 효도를 하리라고 하는것은, 꿈도 꾸지 않는다.

나는 각자가 자기 남편들에게 잘해주고 그들이 흡족하기만하면 더 바랄게 없다.

아쉬운 것은 여기가 피난 온 곳이다보니 집이 너무 좁아서 같이 살수가 없을것 같다.

그러니 집 문제는 새아기가 사돈어른과  의논해 보는게 어떨까 한다."

로우쟈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의식이 시작되자 제단 앞에 붉은 융단을 깔았다.

이것은 홍지엔 부부에게 하늘에 있는 옛 조상의 영혼을 향해 무릎 꿇고 절을 하라는 요구가 분명했다.

하지만 로우쟈는 꼿꼿이 서서 융단을 밟았고 무릎을 꿇고 절을 할 기색은 전혀 없었다.

홍지엔도 어쩔 수 없이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그냥 세번 허리만 굽히는 인사로 끝 냈다.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고, 그러면 안되지 하는 생각을 했으나 궂이 말을 꺼내지는 않았다.

입이 싼 아초우 만 자기 엄마 아빠에게 물었다. "큰아버지 큰엄마는 왜 무릎 꿇고 절하지 않는거야?"

이 말은 마치 빈 방에서 전화벨 소리가 울리는 것같은 반향을 일으켰지만 아무도 말대꾸 하는 사람은 없었다.

 

홍지엔은 곤혹스러워서 몸둘바를 몰랐다.

다행히도 아초우 아쓩 두녀석이 서로 붉은 융단위로 뛰쳐나가 절을 하려다가 때리고 싸울 지경이 되자 모두의 주의가 자연스레 그쪽으로 돌아갔다.

황씨 마나님은 그들 두사람이 먼저 조상에 대한 절을 끝내고 나서 자기와 황툰영감에게 정식으로 무릎꿇고 절을 해야 한다는 것을 빋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홍지엔은 이런 의식을 몰랐기 때문에 자기들이 집에 들어오면서 인사 했으면 된거지  여러가지 다른 의식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식사자리는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아초우는 고집스레 로우쟈 옆자리에 앉아서 큰어머니에게 이것 집어달라 저것 집어달라 채근이 끝이 없었다.

음식이  반쯤 올라왔을때 로우쟈가 이 밉살스런 조카에게 더이상 못참고 대충대충 하기에 이르자 아초우는 바로 의자 올라 앉아 팔을 뻗어 자기가 직접 음식을 집었다.

그러다가  부주의하여 그는 로우쟈의 술을 엎었고 로우쟈는 깜짝놀라 " 어마나" 하면서 재빨리 몸을 피했다.

하지만 새옷은 이미 술에 젖었고 술자욱이 완연했다.

 

황툰 영감 부부는 아초우를 나무랐고 로우쟈는 얼른 괜찮다고  말했다.

펑투와 둘째 며느라도 아이를 호되게 야단치면서 밥을 그만 먹으라고 하였다.

아초우는 울상을 지으면서도 의자에서 내려오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홍지엔     부부가 좋은 말로 분위기도  바꾸고 아들의 체면을 세워주기 바랐다.

하지만 예상 외로 홍지엔은 로우쟈에게만 친절하게 물었다.

 "술 자국은 지워 지겠지? 다행히 저녀석이 고기 덩어리를 당신 옷에 떨어뜨리지 않기 망정이지 큰일 날 뻔했어!"

 

둘째 며느리는 얼굴이 굳어지며 당장 아초우를 번쩍 안고 위로 올라갔는데 모두들 그러지 말라고 할 겨를도 없었다.

그저 들리는 것은 반쯤 올라간 계단에서 아초우의 날카로운 울음 소리뿐이었다..

그 소리는 맹렬하면서도  길게 이어졌는데 마치 특급 열차가 시골 촌 역을 지나면서 계속 기적을 울려대는 것 같았다.

펑투는 그 소리를 듣고 마음이 아파 이를 질끈 깨물고 말했다. "이놈 때려줘야 되겠어. 내가 곧 올라가 때려 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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