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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50p (전종서의 위성)

세째 며느리도 아들의 울음 소리를 듣고 부리나케 아래 층으로 내려왔다.

두 아이 모두 각자의 엄마가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는데 아초우는 올라가는 동안 내내 모두 들으라고 변명했다.

"왜, 큰아버지는 저 애한테만 아이스케키 사주고 나는 안사준다는거야?"

홍지엔은 손수건을 꺼내서 땀을 닦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집에서 로우쟈가 어떻게 살아 나갈지....

제수가 암암리에 이렇게 자기를 망신을 시키고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고 그들이 차마 귀로 들을 수도 없는 말도 많이 했을 것이 뻔했다.

자기는 차마 알고 싶지도 않았으나, 아초우가 한 말을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계속 가정이 평화로우려면 이런데 익숙해져야하고 또 서로 잊어먹어야 한다.

또 원수라도 만난것 같은 질투로 인한 비열함이  얼마간 있다는 것도 안그러려니 해야한다.

지금은 로우쟈를 위하여 할 수 있는 것은 기껏 국외자의 입장에서 관찰하는 것 밖에 없다.

그는 문득 자기가 수년동안 형제, 제수씨와는 문론 심지어는 부자지간에도, 제대로된 실상을 자기만 바보같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황씨 마나님은 그날 밤 약탈당한 이후에도 남아있던  두개의 장신구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샅샅히 뒤졌는데 다음날 아침 큰며느리를 처음 만날때 예물로 주기 위해서였다.

황툰영감이 웃으며 말했다. "요즘 당신 것 같은 골동품을 누가 차기나 한대? 이제 됬으니 그만 찾아.

차로 한차 갖다주는 것이 말로 잘 해 주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어. 나는 내일 며느리에게 몇마디 말로 권하면 돼."

 

황씨 마나님은 결혼후 삼십여년 동안에, 남편이 어려운 문자를 써가며 지식을 뽐낼때 그게 무슨 말일까 알고자하는 호기심을 잃은지 이미 오래였다.

그녀는 그저 제일 마지막에 한 말만 알아듣고 "당신 말할 때 조심하세요!  그들에게 지나간 과거 얘기는 꺼내지 말고요."

황툰영감이 불끈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아무려면 당신같이 그렇게 미련할까!  나는 사회생활 삼십년을 해온 사람이야.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를게 뭐있어?"

 

다음날 오전에 홍지엔은 로우쟈를 데리러 갔을 때, 그녀가 말했다.

"당신 집은 우리 집보다 고리타분한군요. 오늘 간다해서 그게 무슨 예의 범절에 맞는다는거예요?  난 그걸 이해 못하겠으니 안갈거예요."

홍지엔이 말했다. "오늘 서로 인사해야 하지 않아, 예절 같은 거와 상관 없이 우리 아버님 뜻이야. 우리가 조상께 인사를 해야 한다는거지."

 

로우쟈가 응석을 부리며 말했다. "황씨네는 조상이 계셔서 좋겠네요, 우린 하늘에서 뚝 떨어져서 조상도 없어요!

그러는 당신은 왜 우리 쑨씨네 조상한테는 인사를 안하는거예요?

내일은 내가 우리 아버지에게 말해서 당신에게 벌을 내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영정에 세번 무릎 꿇고 아홉번 머리를 조아리게 만들테야.(三跪九叩首)

나도 원수를 갚아야지!"

 

홍지엔은 그녀의 어투가 장난스러워 진 것을 보고 자기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내 체면 좀 봐줘, 조금 억울해도 참아줘."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 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나 오늘은 정말 가기 싫어요.

내가 뭐 집안에 굴러들어온 개나 고양이도 아닌데 반짝 안아다가 부뚜막에 제를 지내라니!"

 

황씨 집에 도착하자 황씨 마나님은 그녀가 사진보다  미모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남몰래 실망했다.

 또 그녀가 입고 온 옷이 빨간색이 덜해서 새색씨같아 보이지 않는 것이 불만이었다.

특히 그녀가  발에 불길한 색갈, 흰색 구두를 신고 있다는 것은 받아드리기 어려웠다.

 

둘째 세째 며느리는 화장을 덕지덕지 했는데 날씨가 더워지자 땀이 나는 바람에 반쯤 녹은  버터 축하 케익 같아 보였다.

그녀들은 큰며느리의 얼굴을 보고는 안심되고 걱정이 싹 사라졌으나 그녀의 신체를 보고는 적지 않게 실망했다.

로우쟈가 적어도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 : 당대의 프랑스 연극배우) 젊었을 적 가느다란 허리, 임신한 것같이 보이려고 키니를 한알 먹은 것 만은 못했으나 그녀가 빼배 말랐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경사가 겹치는 일(双喜临门)의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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