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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48p (전종서의 위성)

점심을 먹고 사람들이 흩어지고 난 후 세째 며느리는 둘째 며느리에게 와서 말했다.

"형님은 성질도 좋으슈! 쑨로우쟌가 뭔가 별것도 아닌 것이 폼을 잡는데 우리가 왜 쫏아 가서 까지 환영이니 뭐니 한단 말이예요! 난 가기 싫어!"

둘째 며느리기 말했다. "그여자가 오늘도 안 오면 안 올사람이야. 내가 짐작하건대 곧 애를 낳아야 하니까 체면이 있지 시댁에 오려 하겠어?

오늘을 내일로 밀고, 내일을 모레로 밀다가 결혼과 출산의 겹경사를 안고 우리집 문턱을 넘겠지.

그래서 아주버님이 우리와 절대 같이 가지 않을 것이란 것을 눈치챘지. 자네도그때 아주버님이 얼마나 기겁 하는지 봤지?"

 

세째 며느리는 자기도 그렇게 눈치 빠르게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아주머니가 비록 장자이긴 하지만 황씨 집안의 장손은 언제나 형님네 아초우예요. 쑨로우쟈가 서둘러 아들을 낳는다해도 아무 필요 없어요."

둘째가 손가락으로 그녀에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얼씨구! 황씨 집이 여럿이 모두 나누어 가질게 뭐 있다고, 연공서열 따지고, 장자 장손을 따지는거야?

아초우와 동서네 아쓩은 황씨 집에서 똑같은 손자가  아닌거야.

영감님  갖고있는 얼마 안되는 돈도 곧 다 떨어질거야. 보통때 같으면 시골에서 돈이 올라왔지만 지금은 수포로 돌아갔지.

아주버님도 서너달 집에서쓸 돈을 안보냈지 않아. 내가 보기에 영감님이 앞으로는 아주버님 식구까지 부양해야 할거야."

 

세째 며느리가 단식하며 말했다. "그들이 부모 마음을 아니까 품속으로 돌아와 신세를 지려하는게지요!

장남 혼자만 대학도 나오고 외국 유학도 갔다 오느라 돈을 얼마나 많이 썼을지 모르는데 그런데도 아직까지 영감님 돈이 필요한 거예요..

난 정말 이해가 안가요! 유학 은 뭐하러 간거예요?

그래봤자 둘째 아주버님과는 비교 할 것도 못되고 세째 우리 남편 만도 못하지 않아요?"

 

둘째 며느리가 말했다. "내가 보기에 여자 대학생은 '자립' 해야해"

쑨로우쟈와 그녀, 두사람은 갖고 있던 오해가 풀어지자, 결의자매 (친 자매끼리는 서로 질투하기 때문에) 같이 친해졌다.

쑨로우쟈는 그녀가 동서지간의 평화의 사자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점심 식사후 황툰 연감은 낮잠을 잤고 마나밍은 불만이 가득한 두 하녀에게 가서 방을 비우는 것을 채근했다.

둘째 세째 며느리도 서로 자기 아이들을 데리고 와 잠을 잤다.

아초와 아쓩은 보살피는 시람이 없자 곧바로 응접실로 와 홍지엔에게 치근덕 거렸다.

아초우는 큰아버지에게 큰엄마를 보게해 줄거냐 물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큰아버지, 쑨로우쟈가 누구예요? "

아쓩은 홍지엔과 몇 발작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눈을 번뜩이며 손가락을 빨고 있다가 이 말을 듣고 얼른 손가락을 입에서 빼며 혀짧은 소리로 더듬더듬 말했다.

"'쑨로우쟈'라고 부르면 안돼. 큰 엄마라고 불러야지.  큰아버지, 나는 쑨로우쟈라고 하지 않았어요."

홍지엔은 건성으로 말했다. "너 참 잘했다."

 

아초우가 이번에는 피로연 국수를 먹게 해 달라고 졸라서, 홍지엔이 말했다.

"조르지 마라, 내일 할아버지가 먹여 주실거니까."

아초우가 말했다. "그럼 지금 사탕이라도 주세요."

홍지엔이 말했다. "너 방금 밥 먹고 나서 무슨 사탕이야? 넌 쓩 동생같이 얌전히 못있어?"

아쓩이 이 말을 듣고 또 입에서 손가락을 빼내며 말했다. "나도 사탕 먹고샆어."

홍지엔이 머리를 내두르며 말했다. "아이구 귀찮아 죽겠네. 너희들 줄 사탕 없어 이놈들아."

 

아초우는 창가에 있는 탁자에 기어 올라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아쓩은 작아서 기어 오르지 못하고 큰아버지에게 안아서 올려달라고 했다.

홍지엔은 돈 계산하는 일이 급해서 아이를 그냥 내버려 두었다. 그러자 아이가 금방 울것같이 얼굴을 찌프리며 큰소리로 오줌이 마렵다고 소리쳤다.

 

홍지엔은 아버지 노릇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어쩔 줄 모르고 쓰고 있던 연필을 바닥에 내려 놓으며 말했다.

"너 조금 참아라. 내가 너를 안아다가 위층 일하는 아줌마에게 데려다 줄테니 다신 니려오지 말고 거기 있어라."

아쓩은 올라가고 싶지 않아서 탁자 옆에 놓여있던 타구를 가리켰지만 홍지엔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네 맘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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