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로우쟈가 가려고 하니 둘째 며느리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가지 마세요.오늘은 여기서 주무시고 - 어이, 동서 우리 같이 형님 못 가시게 하자 - 아주버님, 오늘 꼭 집으로 돌려 보내시려고요?"
오늘은 여기서 주무시게 하면 안되요?"
아초우는 하도 울어서 눈이 퉁퉁부었고 사람들이 어찌하던 상관하지 않았다.
황씨 마나님은 아들과 며느리가 자기에게 절을 하지 않는 바람에 장신구를 그들에게 줄 기회가 없었다.
그녀는 그들을 문에서 보내고 방으로 돌아와 황툰영감에게 이 일을 투덜거렸다.
황툰영감이 말했다. "로우쟈는 예의 범절이 문제가 있지만 그 애만 나무랄 수도 없어. 요새 학교를 나온 애들은 전부 거칠고 규범을 몰라.
더구나 그애 집이 어떤 집인지 나도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보아하니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은것 같아."
황씨 마니밈이 말했다. "내가 10월에 임신해서 그애를 낳아 기르다가 지금 며느리까지 보았는데 오늘 그들 둘이 나한테 그러면 안되는거 아니예요?
로우쟈가 예의범절을 모른다면 우리 애가 그애를 가르쳐야 해요. 나 참,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
황툰영감이 달랬다. "당신 화내지 마. 곧 큰아들이 돌아오면 내가 단단히 타이를께.홍지엔 정말 멍청한 녀석이야. 내가 보기에 그애는 머지않아 공처가가 될거 같아.
오히려 쑨로우쟈는 사리 판단을 조금 하는 여자 같아. 내가 좀전에 밖에 나가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복종하는거 당신도 봤지 않아."
로우쟈는 문밖에 나오자마자 말했다.
"기껏 옷만 버렸네. 이게 세탁이 될지 안될지 모르겠어요. 나 참, 그렇게 막 되먹은애는 첨 봤어요.
홍지엔이 말했다. "나도 그녀석들 질색이야. 앞으로 같이 살지는 못할것 같군.내가 보기에 당신 이번 식사때 밥알이 모두 곤두섰을것 같애.
애들 얘기가 나오니 생각나는데 당신 애들을 처음 만났으니 돈을 줘야 했어, 그밖에 하녀 두명에게도 격려하는 돈을 줬어야 해."
로우쟈가 화가 나서 발을 구르며 말했다. "당신 왜 진작 나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우리 집안엔 그런 관습 없어요.
나 역시 막 학교를 떠났는데 내가 어떻게 며느리가 할 일을 다 알겠어요. 정말 귀찮아 죽겠네! 난 당신네 황씨댁 며느리 노릇 정말 하기 싫어! "
홍지엔이 위로하여 말했다. "괜찮아. 내가 가면서 빨강 봉투 몇개 사갖고가서 그들에게 주면 돼."
로우쟈가 말했다. "당신 맘대로 하세요, 어쨋든 내가 당신 집안에서 좋다고 하는 것을 비난할수도 없지 않아요.
당신 제수씨 두사람은 대하기가 호락호락하지 않던데요. 그리고 당신 아버님 말씀도 예사롭지 않았어요.
이 쑨로우쟈가 그래도 대학 졸업생인데 글쎄 당신네 황씨 집에 들어와서 돈도 안받는 하녀가 되란 말이니! 흥! 당신 집안이 뭐 그렇게 부유한것 같지도 않더구먼."
홍지엔이 더는 참지 못하고 부친을 두둔하며 말했다.
"우리 아버님이 당신에게 하녀나 되라고 하신적 없어.당신이 불필요하게 일하러 나갈 필요는 없다는 말이지."
로우쟈가 말했다. "집안에서 편안하게 살 수만 있다면 누가 그걸 바라지 않겠어요?
나도 결코 밖에 나가서 일하는걸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당신에게 묻겠는데 당신 한달에 얼마나 벌어다 집에서 쓸 돈을 줄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네 집안에서 조상이 물려 준 재산이 얼마나돼요? 당신 스스로도 앞으로 적어도 6개월은 직업은 운도 못 뗄거 아니예요!
내가 내 돈 번다는데 그게 뭐가 나쁘다는거예요? 오히려 비웃는 말이나 하고!"
홍지;엔이 화가 나서 말했다. "그건 다른 일이야. 아버님 말씀도 일리가 있어."
로우쟈가 냉소적으로 말했다. "당신과 당신 부친의 두뇌는 모두 수천년전 골동품이예요. 다행인지 어쩐지 당신이 뜻밖에도 유학생이란거지."
홍지엔 역시 냉소적으로 말했다. "당신은 뭐가 골동품이고 골동품이 아닌지 잘 아는 모양이지!
내가 당신에게 알려주겠는데 우리 아버님 생각은 외국 최신 유행 풍조에 조금도 뒤지지 않으셔. 당신이 불행히도 외국에 유학해본 적이 없어 모를 뿐이지.
내가 독일 있을 때 독일 부녀자들의 3K 운동을 알게 되었는데 3K는 학교, 부엌, 보육실 의 첫자를 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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