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림없이 전신 사진은 곤란했을꺼예요.아무리 망사를 덮어쓰고 꽃을 안고 가린다 해도 도저히 가릴 수 없었을테죠. 당신 나하고 내기 항래요?
나는 당신 집에 시집올 때 정식으로 매파를 통해서 중매로 시집온 사람이예요. 지금 말하는 그런 여자를 '큰형님'이라 부르려니 정말 찝찝하네!
난 정말 마음이 안내켜요. 당신 보세요, 이런게 무슨 대학 졸업생이라니! "
둘째 며느리는 남편에게 다음과 같이 제멋대로 자기 느낌을 말했다.
"당신 조심하고 있죠? 쑨로우쟈의 얼굴엔 어떤 요기 같은게 있어요. 척 봐도 제멋대로 하는 여자인걸 알 수 있어요.그러니까 그런 짓을 거리낌없이 저지를 수 있죠.
당신 아버님, 어머님 두 멍천한 노인들은 아무 것도 모르시고 그여자 칭찬만 늘어 놓으시네요! 내가 괜한 말 지어내는 것 아니예요.
우리 친정 자매는 어찌나 정숙했던지 원래부터 남자 친구가 없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었어요.
글쎄 약혼을 하고나서도 친정 아버지가 약혼자와도 만나지 못하게 하셨어요."
펑투가 말했다. "형님네 처갓짐은 모르긴 몰라도 저우씨 댁 보다는 한참 떨어질거야.
저우호우칭(周厚卿) 씨는 영업을 과감하게 해서 그사람네 디엔진(点金)은행은 많이 커졌어.
형님이 그집과 사이가 틀어진건 정말 어리석은 짓을 한거야!
내가 그저께 우연히 저우호우칭씨 아들을 보았어. 전에 형님한테 공부 배우던 애인데 나이가 한 열일고 여덟 되었나봐.
그런데 벌써 디엔진 은행 부지배인이 되어 승용차를 몰고 다니더라고.
난 그애 부친과 어떻게든 친분을 쌓고 싶은데, 그집과 우리집의 관계를 회복시키면 앞으로 그집과 합작 투자까지 할 수 있을꺼야.
당신 이런 말 절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로우쟈는 배에서 내지자마자 바로 시댁으로 가고싶지 않아서 친정 집부터 먼저 가겠다고 했다.
홍지엔도 그녀의 낯가림하는 심리를 짐작하고 억지로 강요하지는 않았다.
자기 집에 가보아야 자기가 있을 방도 없고, 저우씨네 집에서 뛰쳐 나왔을때 머물었던 캄캄하고 좁은 작은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가는 방 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로우쟈가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자기는 큰 집에서 며느리 노릇을 할 사람이 아니니 잠시나마 두사람이 각자 자기 집에서 따로 살면서 앞으로 살 집을 구해보자고 했다.
그들은 배에서 내려 대 프랑스 공화국 상해 조계로 갔다.
그들은 거기서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경찰 정탐꾼들에게 통행료를 뜯기고 짐을 되찾았다.
홍지엔은 먼저 부인을 쑨씨 댁에 데려다 주었다.
그는 차를 기다리게 하면 매초마다 요금이 올라가게 되니까 장인 장모를 처음 알현하지만 최대한 예절을 생략했다.
호홍지엔이 혼자 집으로 가니 황툰 영감 부부는 홍지엔이 신부를 데려오지 않은 것을 보고 매우 언짢아 했지만 동시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홍지엔이 머물던 그 작은 방은 하녀 두사람이 자고 있었는데 아직 나오라고 하지 .않았으니 만약 신부가 왔다면 그야말로 옷 갈아 입을 데도 없을 판이었다.
노 부부는 아들에게 여러가지를 물었는데 신부에 관해서 물은 것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반년동안 직업에 대해서도 물었다.
홍지엔은 체면상 신문사에서 그에게 자료실 주임으로 오라 한다고 말했다.
황툰 영감이 말했다. "그럼, 상해에 오래 머물겠구나. 집이 매우 좁아서 신경이 쓰여 너에게 가까운 곳에 방한간 얻어주려 알아보고 있다.아이고, 참!"
홍지엔은 아버지 안그러셔도 되요 라는 말을 해야 했지만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황툰 영감은 아들에게 저녁 때 로우쟈에게 가서 내일은 와서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하라고 시켰다.
더불어 장인 장모에게도 언제 날을 잡아 좋은 식당에서 번듯하게 사돈을 모셨으면 한다고 전하라고 했다.
그는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사람으로 자부하였으며, 황씨 마나님을 돌아보며 웃으며 말했다.
"구식으로 결혼하는 법은 가마를 신부 집에 보내서 데려오는 거야. 신부가 낯을 가리던 말던 상관 없이 말이야.
지금은 그럴 수 없으니, 내 생각에 둘째 며느리 혹은 셋째 며느리를 큰애와 같이 쑨씨 댁으로 보내서 그녀가 오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전하는게 좋을거 같아.
그렇게 하면 그애가 그래도 덜 낯설어 하지 않을거 아니오."
세째 며느리는 얼굴이 굳어졌지만 둘째 며느리는 웃으며 말했다.
"참 좋겠네요! 우린 그녀를 큰형님으로 맞아들여야 하니까요. 아주버님, 내일 제가 가겠어요."
홍지엔은 한마디로 사절했다.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9p (전종서의 위성) (0) | 2014.05.18 |
---|---|
248p (전종서의 위성) (0) | 2014.05.18 |
246p (전종서의 위성) (0) | 2014.05.14 |
245p (전종서의 위성) (0) | 2014.05.13 |
244p (전종서의 위성) (0) | 2014.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