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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45p (전종서의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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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엔은 그의 부인이 유순하다고 칭찬하며 약혼을 알리는 편지를 집으로 보냈다.

황툰영감(홍지엔의 부친)이 다 읽고나서 마치 암탁이 알을 낳고 꼬끼요 하고 알리는 것처럼 소리쳐 알림으로서 불과 일분내에 전 집안이 이소식을 알게되;었다.

노 부부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도 계속 골치가 아팠다.

황씨 마나님은 특히 아들이 경솔하게도, 어떻게 먼저 부모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바로 약혼을 해 버릴 수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했다.

 

황툰 영감이 말했다. "우리는 그애를 주씨네 딸과 혼약을 맺어 주었던 것으로  부모로서의 책임은 다한거요.

이번에 그애가 자기 스스로의 결정 했으니 좋아지면 더 좋아질테고,나빠지더라도 부모를 원망하진 않을거요.

그런데도 당신 뭐하러 그애들 일에 참견 하려고 그래?"

황씨 마나님이 말했다. "쑨아가씨란 처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 홍지엔도 참 멍청해, 글쎄 사진한장도 부편지에 넣어 보내지 않았어!"

 

홍툰영감이 둘째 며느리를 향해 손에 들고있던 편지를 마저 읽으며 말했다.

"그애 편지에 그여자가 성질이 유순하다고 하더라."

교육 정도가 높지 않은 모든 사람이 그렇듯 황씨 마나님도 흰종이에 쓰여진 검은 글자를 무턱대고 믿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인문 지리에 대한 소박한 의문이 떠 올랐다.

"그애가 다른 성 사람이 아닐까요? 다른 성 사람들은 기질이 약간 야만스러운데가 있어 우리와 마음이 맞지 않을텐데요."

둘째 며느리가 말했다. "다른 성 사람은 아니고 다른 현 사람이래요."

 

황툰영감이 말했다. "홍지엔이 그애가 유순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니 그걸로 됐소.

요새 며느리들도 당신에게 효성을 다하리라 생각하고 있소? 요샌 그러는 사람이 없소."

이말을 듣고 둘째며느리 셋째 며느리가 서로 눈짓했고,두사람의 얼굴에 화기 애애하던 표정이 슬그머니 사라졌다.

황씨 마나님이 말했다. "쑨씨네 집에 돈은 좀 있는지 모르겠어요."

 

황툰영감이 웃으며 말했다. "그애 부친이 신문사에서 일한다 하는데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남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뜯어내기를 잘하니까 당연히 돈이 있겠지, 하하!

내가 보기에 우리 맏아들 녀석은 멍청하지만 그런대로 복이 많은 것 같애.

첫번째 약혼했던 저우(周) 집안은 대단한 부자지, 나중에 우리가 맘에 들어했던 쑤홍예의 딸, 그집도 돈도 많고 권력 있는 집안이지.

이번 쑨씨네 집도 그렇게 나쁠리 없어. 어쨋든 이 처녀가 대학을 나왔고 바깥 일을 하고 있으니 충분히 자립할 수 있을거야."

황툰영감의 이 몇마디 말은 무의시중에 로우쟈에게 두사람의 적을 만들어 놓았다.

둘째 며느리와 셋째 며느리의 친정집은 형편이 그저그랬고 그녀들은 중학교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홍콩에 있는 홍지엔으로부터 결혼한다고 하며 부친에게 돈을 보내달라는 편지가 왔다..

황툰 영감은 편지를 읽고나서 놀랍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와 황씨 마나님은 방문을 닫고 다시 한참동안 편지를 들여다 보았다.

황씨 마나님은 로우쟈가 그의 아들을 꼬득였을 거라고 탓했고, 황툰 영감도 자유연애나 하는 신식 여성들은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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