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이 말했다. "피곤하면 빨리 가서 자. 나도 말하지 않을께."
로우쟈가 핀잔하듯 말했다. "우리 두사람의 일만해도 말할 것이 많운데 뭐하러 배에 탄 모든 사람을 끌어들이고, 전 인류를 들먹여요?"
홍지엔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 "당신네 여자들끼리 말하는 것은 모두 당신들 자신에 대한 얘기 뿐이고 그 밖에는 아무 것도 알려고 들지 않지!
당신 먼저 가서 자, 나는 조금 더 앉았다 갈께."
로우쟈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척하며 갔다.
홍지엔은 담배를 한개피 꺼내 물고 화를 가라 않히며 자기가 가소롭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자기가 떠벌이던 이론은 교단에서 강연하는 것과 흡사했으며,가르치는 일이 채 일년이 못 되었지만 이런 습관이 생겼으니 앞으로는 유념해서 자기를 바꿔야 겠다고 생각했다.
알고보면 류즈샤오도 여러해 교수 생활을 하다보니 구혼도 학생들에게 시험을 치루듯 했던 것이다.
하지만 로우쟈는 너무나 제멋대로 하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홍지엔이 남에게는 말할 것도 많고 주장할 것도 많은데 돌아와서는 그녀에게 할 말이 없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러다가 오늘 자신이 그녀에게 끊임 없는 장광설을 늘어놓자 그녀가 하품을 한 것인데 자신이 집으로 보낸 편지에는 그런 그녀가 유순하다고 칭찬하지 않았던가!
홍지엔은 이 이틀간 고향이 가까워 질수록 마음 속으로 겁이 났고 마음이 무거웠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결코 잘된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고 그리 간단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비록 잠시 죽는 것과는 다르지만 적어도 어느정도 낯설어지는건 사실이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반생을 솥에 넣고 다시 푹 삶아서 익히는 것이나 같은 것이다.
이번에 로우쟈를 데리고 돌아가게되면 가족들과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심란해져 자러 가기가 겁났는데 --- 잠이란 놈은 참으로 이상한 성질을 가졌다.
필요 없다고 하면 궂이 달려들고, 오라고 하거나, 속이려 들면 벼라별 방법을 대해서 유인해도 그림자도 안보이게 숨어 버린다.
후덥지근한 베개를 베고 엎치락 뒤치락 하느니 차라리 갑판위에 앉아 있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우쟈는 남편이 돌아오면 화해하려고 잔뜩 기다렸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그가 오지 않자 원망의 마음을 가까스로 다스리고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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