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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41p (전종서의 위성)

로우쟈는 아예 비꼬는 말투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분노를 표출하며 말했다.

"내가 진작부터 당신이 자오씬메이와 어울려 다니는거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그래 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당신이 간다는데 내가 감히 안된다고 하겠어요? 가 봤자 무시하고, 비웃고..."

 

"당신 보자보자 하니까 억지 소리 막 하는구먼. 그 집에 들어가자고 한건 당신 아냐?

그러고 나서 나중에 나한테 덮어 씌워? 게다가 사람들이 당신을 능멸한 것도 없지 않아? 헤어질 때 그여자와 손도 잡았고--"

 

로우쟈는 분노가 극에 달해서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이구, 큰 영광이네! 귀부인이 옥같은 손으로 니와 접촉했으니 내 이 천한 손에서 일생동안 향기가 날테고, 앞으로 감히 씼지도 못하겠네.

흥! 그여자가 내 머리 꼭대기에서 거들먹거리는데도 당신은 못본척하고 있던데, 그럼 자기 마누라는 막 되어먹은 여자에게 능멸을 당해도 된다는거요 뭐요?

내눈에 자기 남편을 사람들이 비웃고 욕하는게 보이면 정말 못참는데 그건 내 체면도 똑같이 깍이는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예요."

그 여자가 씬메이의 친구가 니쁘다고 그러던데 당신 가리키고 한말 아이예요?"

 

"그여쟈 쫏아가서 욕을 해줄걸. 내가 거기다 몇마디 대놓고 반박했다면 그여자 아마 못참았을거야."

"그럼 왜 당신이 대놓고 반박하지 못한거예요?" 

"구태여 그여자와 내가 이게 옳으니 저게 옳으니 꼬치꼬치 땨져봤자 뭐하겠어?"

"아이구 도량도 넓으시네!  당신 성질도 좋고, 통도 크면서 왜 집에와서는 나한테 하나도 양보 없이 체면만 차리려는 거예요?

밖에서는 사람들에게 머리 숙이고 따라 웃고 그러다가 집에만 오면 나한테는 한마디도 그렇다고 하지 않으면서 안면 싹 바꾸고 싸우러 들어요?

사람들이 홍지엔 매너 있고, 참을 성 있다고 볼지 모르지만 내가 당신 째째한걸 고스란히 당하고 있다는 건 모를 거예요.

왜 하필 나한테만, 그 귀한 집 아가씨에게는 찍 소리도 못하면서--"

그녀는 띠엄띠엄 말했다.

"당연히 그렇게 맘에 쏙 드는 좋은 마누라를 데려 왔어야 성질도 그안내고 그럴텐데 -- "

 

그녀의 말은 일부분은 사실이었지만 조미료를 듬뿍 쳐서 맛을 낸 것이었다.

홍지엔은 반박할 말도 없고 그저 분을 참으면서 창밖만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그녀는 홍지엔이 말을 안하는 것을 보고,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한마디를 하면 그가 마음속에 감추고 있는 말 못할 사정을 자극할 수 있을거라고 여겼다.

그녀는 질투심에 안절부절 못하면서, 자기 목소리의 격동을 최대한 죽이면서 냉소적으로 혼자말처럼 중얼중얼 했다.

"이제 알았어, 전부 허풍친거였어. 전 - 부 - 허 - 풍"

 

홍지엔이 몸을 돌리며 말했다. "누가 허풍을 쳐?"

"그거야 당신이지.당신 그랬지? 그여자가 어찌나 당신을 사랑했던지 당신에게 시집오려 했다고.

오늘 내가 그여자가 자오씬메이에게는 잘 대해주고 당신에게는 눈길 한번 안주는 걸 분명히 보았어요.

당신이 그녀를 쫏아다녔지 그여자가 당신을 쫏아 다닌게 아니었어요! 남자란 것들은 전부 이렇게 허풍이나 치고..."

 

홍지엔은 이런"역사 해설"식 역사 의심론에 대하여 아무런 반증도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이 말만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허풍쳤다. 허풍쳤어. 당신 잘도 알아챘네."

로우쟈가 말했다. "사람 얼마나 좋아! 미인이고, 부친 발 넓으시지, 집에 돈도 있겠다,거기다 외국 유학생이지.

내가 당신이라면 그여자 맘에 내가 안들지라도 쫏아가서 무릎꿇고 간청하겠네. 이렇게 까지 하는데도 날 좋게 봐주지 않느냐고 하면서--"

 

홍지엔이 눈에 핏발이 서서 난폭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래, 맞다. 맞아. 그 사람에게 난 분명히 필요 없다.

그러니까 당신같은 여자나  벼라별 수단을 다써서 나같은 놈에게 시집 못와 안달이지."

 

로우쟈는 두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랫 입술을 꼭 깨물어 한줄기 핏발이 보였으며 떨리는 목소 리로 말했다.

"내가 눈이 삐었지! 내가 눈이 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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