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당신이 그러는 걸 보고 당연히 그러겠지.
빨리 당신과 안면을 만들어서 애인이라도 되어볼까 하고."
"당신 그런식으로 말꼬투리 잡지 마세요.
내가 말하는 모르는 사람이 여자란 걸 몰라요?
나는 차라리 여자와 같이 오는건데...
당신들 남자란 인간들은 죄다 음흉하기 짝이 없어요.
우리를 어르고 달래서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는 그담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그녀의 말이 홍지엔의 마음에 와 닿았다.
그는 침대 맡으로 가 말했다.
"알았어! 우리 싸우지 맙시다.
앞으로 나를 때려 내쫒더라도 난 정말 안 나갈거야.
한발짝도 당신과 안 떨어지는 편이 항상 좋은거니까."
로우쟈는 얼굴에 엷은 웃음을 띠고 말했다.
"그렇게 불쌍한 어조로 말하지 마세요.
단신의 좋은 친구가 벌써부터 내가 당신을 꼼짝 못하게 꽉 잡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앞으로 그와 못 다니게 하면 내 악명이 더욱 높아질 거예요.
당신에게 말하겠는데 이번에 당신에게 처음 화 낸거예요.
앞으로는 내가 눈치껏 입을 다물고 있을테니 당신이 나가서 오밤중까지 안돌아오든 어쩌든 마음대로 하세요.
그래야 내가 당신들 미움을 안 받을거 아니예요."
"당신은 씬메이에게 큰 편견을 갖고있는 것 같아.
그 친구는 우리 두사람에게 관심도 많고 여러가지로 도와주려고 해.
당신 화가 좀 누그러졌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는데 들어 줄거지?"
"말해 보세요, 들어줄지 안 들어줄지는 내 맘이니까.
그런데 말한다면서 왜 얼굴 표정이 그렇게 굳어 있어요?"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 혹시 아이 생긴거 아냐? 그래서 몸도 불편한 거고!"
"뭐라고요?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 그녀는 망설임 없이 빠르게 말했다.
"만일 아이가 생겼다면 난 당신을 용서 못해요!
난 용서 못해! 난 아이가 필요 없어!"
나를 용서하든 말든 그건 별개 문제야.
우린 어쩔 수 없이 준비해야 해.
그래서 씬메이도 나하고 당신이 결혼을 서둘러야 한다는거야."
로우쟈는 발딱 일어나 앉아 눈을 크게 떴는데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
"당신, 당신 설마 우리 일을 씬메이에게 말한거야?
당신 사람도 아냐! 사람도 아니야! 틀림없이 자랑스레 떠벌였겠지..."
그녀는 화가나서 손으로 침대를 두드리며 알했다.
홍지엔은 깜짝 놀라 두어걸음 뒷걸음치며 말했다.
"로우쟈, 오해하지 마! 내 말 좀 들어봐."
"당신 변명, 들을 것도 없어요. 당신은 날 모욕했어요.
난 이제부터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게 됬어요.당신은 날 너무 무시해!
그녀는 침대에서 내려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깨를 들썩이며 섧게 울었다.
홍지엔의 마음은 고무나 비닐처럼 비를 막을 수 있는 재료로 되어 있지 않은 탓으로 그녀의 눈물은 그의 마음을 촉촉히 적셔 놓았다.
그는 얼른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얼굴에서 떠에내고 눈물을 닦아주며 정성을 다해 그녀를 다독여 주었다.
그녀는 울다 울다 지쳤는지 눈물을 훔치고 그에게 어찌된 일인지 말해보라 하였다.
그녀가 설명을 다 듣고 옹알옹알 말했다.
"우리 일을 그사람이 참견할게 뭐 있어요? 그 사람이 뭐 내 보호자라도 되는줄 아세요?
당신은 그사람 말이 무슨 황제의 명령이나 되는 것처럼 벌벌 떨며 따르지 마세요..
당신이 그사람 말대로 하려면 당신 혼자 가서 결혼하든가 말든가 하세요. 나 한테 강요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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