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메이 말에 의하면 전쟁은 확대일로에 있고 또 장기화 될 것 같다고 하니 앞으로 가계부담이 더욱 더 커질것이다
거기다 만일 로우쟈의 병이 씬메이의 추측대로라면 --- 홍지엔은 부끄럽기도 하고 덜컥 겁이 나기도도 해서 온 몸에 살짝 땀이 났다.
그는 다른 데로 생각을 돌렸다.
씬메이가 그 아가씨를 좋아 한다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결코 열렬히 사랄하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만약 그렇다면 그가 그녀에 대해 말하는 어투가 그런 식으로 웃기게 말할리 없을 것이다.
그녀에 대한 그의 사랑은 어쩌면 로우쟈에 대한 자기의 사랑 정도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혼이란 것이 반드시 위대한 사랑이 필요한 것은 아님을 알것 같았다.
피차 서로 증오하지만 않는다면 결혼을 위한 기본 밑천은 된 셈이다.
남녀간의 연령 차이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일까?
하지만 작년 탕아가씨에 대한 사랑은?
탕아가씨를 위해서라도 사랑하는 마음이 다 소모되어 없어졌으니 자기가 더이상은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그때의 사랑은 회상하기조차 겁날 정도로 사람을 혼란 시켜, 일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잠을 잘때나 항상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잠시도 사람을 그냥 놔두지 않았다.
그야말로 정신병이라 할수 있었고 정말 그래서는 안될 일이었다!
하지만 이런 병이란 그 자체로서 즐거움이 있었고 어떤 때는 다시 한번 병이 났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다.
홍지엔은 한숨을 쉬며 지난 일년을 회상해 보았다.
자신은 마음이 많이 늙어버린 것 같았는데, 총명하고 강건한 사람이라야 이런 병이 얻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주 뚱뚱한 사람은 뇌출혈과 중풍에 걸리기 쉽지만 빈혈에 영양실조인 비쩍 마른 사람은 잘 걸리지 않는 것이나 같다.
만약 자신이 십여 살 나이를 더 먹어서 죽기전에 반짝 정신이 맑아지는 나이가 되면 어쩌면 바보가 된 것 같고 미친 것 같기도 한 사랑을 다시 해 볼 수 있을것이다.
늙은 사람의 사람은 낡은 집에 불이 붙은 것처럼 한번 불이 번지기 시작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
지금 같이 무미건조한 상태라면 마음 속의 사랑이 부담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장 좋기도 하고 적어도 가장 편안 할 것이다.
서둘러 결혼 수속을 마쳐야 한다.
씬메이의 말처럼 로우쟈가 무척 고심 끝에 자기를 존중해 따라주었으니 당연히 불쌍한게 아닌가.
홍지엔은 그제;서야 그녀를 외롭게 혼자 놔두고 오랫동안 혼자만 나돌아 다녔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둘러 여관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돌아오다가 과일가게에 들러 약간의 여지와 용안(과일 이름)을 샀다.
홍지엔이 방문을 밀어 열자 방안에는 불이 꺼져 있었고 단지 복도의 전들만이 한줄기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가 문을 들어서는데 로우쟈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아서 그는 그녀가 깊이 잠들었나보다 생각했다.
그는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들어가서 과일을 탁자 위에 놓아두려고 했다.의
그는 자기가 나올 때 앉았던 의자를 외따로 떨어져있는 탁자 근처로 다시 옮겨 놓지 않았다는 것을 유의하지 않았다.
한쪽 발이 의자에 부딪쳐 넘어뜨리면서 발등과 무릎이 매우 아팠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제길할! 누가 앉았던 의자를 제자리에 놓지 않은거야!"
자기가 말을 해놓고도 그는 그녀가 시끄러워 잠이 깨면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로우쟈는 홍지엔이 나간 후 몸도 불편한데다가 외롭기도 해서 마음 속으로 원망이 가득했다.
그를 기다리고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자 이 원망은 일수놀이하는 고리대금업자의 공책에 이자가 점점 늘어나듯 늘어났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려 단단히 따지려 하였다.
그녀는 홍지엔이 문을 여는 소리를 듣고 삐친 마음에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았다.
홍지엔이 의자를 차서 넘어뜨리자 그녀는 한바트면 웃음소리를 낼뻔했다.
그 한번 웃음은 그녀의 화를 가라 앉혔고 더는 참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그녀는 짧은 찰나에 무슨 말부터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하나는 자기가 눈이 빠지게 기다리는데 왜 이제 오는냐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데 왜 시끄럽게 깨우는가 하는 하는 것이었다.
이 두가지 중에서 어떤 말을 꺼내는 것이 더 떳떳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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