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메이는 자기가 큰 사명이라도 완수한 것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식사 중에 그는 술도 한 병 시키면서 말했다.
"자네가 나한테 처음 술을 퍼 먹이던 일 기억나? 하하!
오늘은 내가 자네에게 퍼멕일테니 각오해, 쑨아가씨한테 미안하군."
그는 학교 일을 여러가지 물으며 탄식 했다.
"한바탕 악몽을 꾼 것 같아 --- 그여자는 어찌 되었어?"
"누구? 왕씨 부인? 소문에 병이 많이 나아졌다는데 난 그후론 왕씨 댁에 가지 않아서 몰라."
씬메이가 말했다.
"그여자 정말 불쌍해..."
그는 홍지엔의 얼굴에 웃음기가 떠오르는 것을 보고 서둘러 말했다.
"내 생각엔 모두 불쌍한 것 같아. 왕추호우도 불쌍하고, 나도 불쌍하고, 쑨아가씨도 불쌍하고, 자네도 불쌍하고...."
홍지엔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왕씨 부부가 물쌍한 이유는 나도 확실히 알지.
그들의 결혼은 끝까지 갈것 같지 않아.
왕추호우가 일찍 죽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시끌뻑적 이혼할거야.
그런데 자네가 불쌍한게 뭐 있어?
집안에 돈도 있겠다, 본인은 맘에 드는 일을 하겠다.
결혼 안한 것은 자기가 싫어서 안한건데, 환이 얘기는 꺼낼 것도 없고 왕씨 부인만 해도..."
씬메이는 술을 한잔 꿀꺽 들이켰다.
그의 얼굴은 이미 빨개질대로 빨개져서 이말을 들었다 해서 더 빨개지;지는 않았다.
그는 그저 눈길을 얼른 피하려는 듯 눈을 깜박거렸다.
"난 뭐 말할 것도 없지.
실업자가 되었으니 당연히 불쌍한거고 쑨아가씨도 불쌍하겠지.
나 같은 놈을 잘못 만나 시집을 오게 되었으니 어찌 불쌍하지 않겠나?"
씬메이가 말했다. 아냐! 자네는 이해 못해.
홍지엔이 말했다. "내 생각에 자네에게 여자 친구가 생긴것 같군."
씬메이가 말했다. "그거 무슨 뜻으로 말하는거지?"
홍지엔이 말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 하면 말야, 자네 말투가 어딘지 모르게 여자 아이가 응석을 부리는 것 같아졌어.
틀림없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은거 같아."
씬메이가 말했다.
"제길 할! 그럼 내가 그런 식으로 말한단 말야?
내가 물어 본다는걸 깜빡 잊었군. 쑨아가씨는 맘이 넓어?
자네들을 이번에 제 삼자의 입장에서 보니까 너무 고심하고 있는것 같아."
- 홍지엔은 몽롱한 가운데 의식의 밑바닥에서 깊이 잠자고 있던 몽롱한 걱정이 씬메이의 이 말로인해 다시 깨어났다.
"아냐! 내가 잘 못 물었어.
내가 술이 취해서 입에서 나오는대로 생각없이 말한거야.
홍지엔 자네 마누라가 어쩌니 말할거 없어.
내가 정말 멍청했어.
지금의 자네와 이전의 자네가 다르다는걸 잊은거야.
알으로도 옛 친구들과 말할 때는 분명한 한계를 갖고 있어야 해."
그는 마치 무언가 정말 자르듯 들고 있던 나이프로 허공을 그었다.
홍지엔이 말했다.
"내가 자네에게 말하는데 결혼 하려니 겁이나.
정말 모두가 등을 돌리고 가까운 사람이 떠나가는 것 같아.
씬메이가 말했다.
"아냐! 모두가 등을 돌리고 가까운 사람이 떠나가는게 아니고 자네들 스스로 모두에게 등을 돌리고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떠나려는 것 같아.
이제 이런 말 그만 하자!
내가 묻고 싶은게 있는데, 자네 여름 방학 끝난 후에 무슨 계획 있어?'
홍지엔은 일을 찾아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씬메이는 국제정세가 매우 불안하다고 하며 유럽은 한바탕 격돌을 피할 수 없을거고 일본은 추축국에 합류할거라 했다.
상해, 천진, 홍콩 모두 불안하다며, 그래서 모친을 충칭으로 모셔가려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네는 이번에 걱정되기는 해도 상해에 얼마간 더 머물러있어야 하지 않겠어?
혹시 내가 전에 다녔던 신문사에 가서 몇달쯤 일할 생각은 없어?
자료실 주임이 있는데 곧 내지로 떠날 모양이야.
자네가 원한다면 내가 그자리를 소개해 주고 싶은데 보수는 적지만 다른 일과 겸업도 할 수 있어."
홍지엔은 진심으로 고마웠다.
씬메이는 그에게 갖고 있는 돈은 충분하냐고 물었다.
홍지엔은 결혼하는데 돈이 얼마나 들지 몰라 충분한지 어쩐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씬메이는 그렇다면 자기가 돈을 빌려 주겠다고 했다.
홍지엔이 말했다.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하는거 아냐."
씬메이가 말했다.
"모레 돈을 갖다 줄께.
내가 축으금삼아 보내주는거니까 자네 꼭 받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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