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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21p (전종서의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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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나귀,를 모는 사람은 나귀가 가지 않으려 할때마다 채찍을 쓰지 않고 한단의 홍당무를 나귀의 눈앞 주둥이의 바로 위에 걸어 놓는다.

어리석은 나귀는 앞으로 한발작만 가면 홍당무를 입에 넣을 줄 알고 한발작, 한발작 앞으로 나아가는데 입에 넣으려 하면 할수록 점점 발걸음이 빨라지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달리게 된다.

그때 홍당무를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마부가 기분이 좋으냐 나쁘냐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기관에서 상사는 아랫 사람을 부릴때 어디서나 이런 기교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가오송니엔이 홍지엔을 다음 학기에 교수로 승진시켜 주겠다고 반 승락 한것도 마찬가지다.

씬메이가 간 후 홍지엔은 승진이라는 홍당무에 대하여 눈으로 이미 배가 불렀고, 입으로도 탐하지 않았으며 여름 방학 이후에 빠져 나갈 깅을 찾아보려 했다.

그는 오직 고용 계약서가 오게되면 왔던 원서류를 되돌려 주면서 편지 한통을 덧 붙여서, 한번 통쾌하게 학교 당국을 비판하고, 마치 이별할때 몇마디 충고하는 것같이,지나온 1년동안의 수모를 분풀이를 하려고 준비했다.

 

이 편지에 쓸  적절한 단어를 고르면서도  구체적인 결정은 아직 없었는데 교장실에서 어떤 고용 계약서가 올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어떤때는 만약 여전히 부교수로 재임용 계약서가 오기를 바라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그의 편지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고 그의 불만이 사적인 것이 아니고 완전 공면정대하다는 것을 나타 낼 수 있을 터였다.

 

뜻하지 않게 가오교장은 그가 공들여 편지를 쓰는 수고를 덜어 주었는데 아예 그에게 고용계약서를 보내지도 않은 것이다.

쑨아가씨는 오히려 고용계약서를 받았는데 급여가 한등급 승급되어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가오송니엔이 장난친 것이며,작심하고 그들 두사람의 기를 꺽어 버린 것이라 했다.

가오송니엔 스스로 말하기를 이것은 공정한 일 처리였고 결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남편에게 결혼도 하지 않은 처를 연루시키지  않은 것이라 했다.

"그들이 아직 결혼은 안했지만 바로 결혼하게되면 아이가 태어날텐데, 남편의 사상이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 죄가 처에게 까지 미치는건 아니야.

20세기 중화민국에서 고등교육을 시행하면서 조금이라도 민주적인 기틀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겠나."

 

홍지엔은 쑨아가씨가 교용계약서를 받은 것을 알고 급히 다른 동료들은 어찌되었나 알아보았다.

그는 다음 학기 고용계약서가 이미 전부 발송되었고,한쉐위의 부인마저 초빙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자기만 이솝우화에 나오는 꼬리 없는 여우 신세가 되었다.

그는 머리에 열이나고 몸에는 오한이 일어났다

계획한 행동과 말이 전혀 쓸모 없게 되었고 고민이 가슴속에서 부글부글 끓었다.

이것은 마치 학생이 시험에 대비하여 열심히 책을 앍었는데 때가 되자 갑자기 시험이 연기된 것처럼 기분 안좋은 일이었다.

 

*꼬리 없는 여우:여우가 덫에 걸려 꼬리를 잘리게되자 다른 여우에게 꼬리가 없어 좋은 점을 허풍떨다가 어떤 여우가 너나 잘해 난 그냥 꼬리달고 살테니까 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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