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송니엔을 만났을 때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띠고 아무 일도 없었는듯 그를 대했다.
행정을 하는 작자들은 그들 나름의 사교 방법이 있다.
자기들끼리 인간 관계에서 어떻게 거들먹 거리든가 혹은 못되게 성질을 부리던, 할건 다했다.
하지만 웃는 얼굴이 더욱 친밀해지고, 예의를 더욱 깍듯이 차릴수록 시기 혹은 원한은 더욱 깊어졌다.
가오송니엔의 수준은 대가라고 하기에는 한참 모자랐다.
그의 웃는 얼굴과 겉치레 예의는 변변치 못한 재주로 가짜 골돌품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이 여기 저기 헛점이 드러나서 얼핏 보기도 가짜 같았다..
홍지엔은 여러차례 그에게 따지러 갈까 했다가 마음을 바꿔 꾹 참고 말았다.
싸음을 할때 처음 말문을 여는 사람이 반드시 우세해 지는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결국 나중에 입을 닫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다.
가오송니엔의 표정은 변동이 없었다.
틀림없이 그의 가슴속에 이미 세운 결정일텐데 자기가 경솔히 트집 잡아 소동을 벌여 보았자 난처해 지기만할테니 거꾸로 웃어 주자.
말썽을 부리면 사람들이 황 모씨가 밥그릇이 깨지게 되니까 부끄럽고 분하여 펄펄 뛰었다고 할게 아닌가.
오히려 그가 전혀 개의치 않는 다는 듯, 밥그릇엔 관심도 없는 척하는 것이 체면을 만회하는 묘수일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동료들의 태도였다.
그들은 자기의 해직을 전부 다 알고 있는듯 했다.
하지만 아직 이일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들의 동정은 어쩔 수 없이 소포에 봉투만 더하여 이리저리 숨기며 보내는 것과 같았다.
때때로 평일에도 별로 가까이 지내지 않던 사람들이 갑자기 방문라곤 했다.
그는 그들이 온 의도가 자기 의중을 떠보러 온 것이라는걸 알고 해직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과 하는 말에는 포함되어 있는 애석하단 것은 마치 산타클로스가 양말 속에 넣은 선물 같은 것으로그들은 꼭 그러고 나서야만 돌아갔다.
이런 식의 동정은 조롱하며 욕하는 것보다 훨씬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손님들이 등을 보이고 나면 홍지엔은 중국 서양 욕을 합작으로 퍼부었다.
"To Hell! 9지옥에나 꺼져) 네에미 개새끼들아!"
쑨로우쟈(柔嘉: 쑨아가씨 이름)는 약혼하기 전에는 홍지엔에게 자주 찾아 왔었다.
하지만 약혼 후에는 홍지엔이 그녀를 찾아 가야만 볼 수 있지 함부로 오려고 하지 않았다.
홍지엔은 처음에는 그녀를 여자 아이 정도로 여겼으나 이제는 사사건건 자기가 가르침을 청하게 되었다.
약혼 후에 그는 점점 그녀가 주관도 뚜렷할 뿐만 아니라 그 주관이라는 것이 매우 굳건하단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그가 교용계약을 반환하려 한다고 하자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일을 찾는다는 것이 쉽지 않으니 다른 계획이 있다면 모를까 괜히 일시적인 오기로 우쭐대지 말라고 하였다.
홍지엔이 말했다.
"설마, 당신 여기 계속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건 아니지? 첨에 나하고 집에 가겠다고 안했어?"
그녀가 말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어요. 우리 두사람이 함께 있기만 하다면 어디든 다 좋아요."
홍지엔은 이런 미혼 처를 보고 사리도 밝고, 정감도 있어서 자연히 좋아하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시키는대로 하려 들지는 않았다.
그는 비록 그녀와 이미 약혼은 했지만 그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다.
과거에 약혼했던 경험이 없으니 - 저우 집안에서의 일을 빼면 - 약혼한 후의 기분을 알 수 없었는데 과연 지금처럼 덤덤한게 맞는건가.
그는 자기 자신을 이해시키려 했는데 뜨거운 애정은 약혼할때 정점에 있다 하겠고 결혼함으로서 모든것이 결말을 맺는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약혼만 한 상태이니 피차간에 여전히 남아있는 사랑이 발전할 여지가 있다.
그러니 이건 참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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