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런던에서 도덕철학 강의를 들을때 그 염소수염 철학자가 강의하던 것이 떠올랐다.
"세상에는 두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소.
예를 들어 포도 송이 에 손이 닿는 사람, 그는 제일 좋은 것을 먼저 따먹을 테고.
그밖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다 따먹은 다음에 남은 것을 따먹게 됩니다.
이럴때 처음 부류의 사람은 당연히 낙관적일 거요.
그가 매번 먹는 한알의 포도가 언제나 남은 포도중에서 제일 좋은 것일 테니까요.
두번째 부류의 사람은 당연히 비관적이어야 하오.
왜냐하면 그들은 매번 남들이 먹다 남긴 포도 중에서 제일 나쁜 것만 먹어야 하니까 말이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소.
이유는 두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언제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반면 첫번째 부류의 람들은 단지 추억만 갖고 있게되기 때문이오."
연애 때부터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까지를 포도 송이에 비유한다면 언제나 제일 좋은 포도가 있기 마련이고 제일 좋은 것은 한개 밖에 없다.
그것이 남아 있다는 것이 희망을 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는 이런말을 별 생각없이 가볍게 그녀에게 말했는데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말할때 그녀는 단지 "어" "어머"같은 반응만 보였다.
그는 그녀에게 왜 시큰둥해 하는지 물었는데 그녀는 시큰둥해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가 말했다. "당신, 보면 다 알아 . 나 안속아."
그녀가 말했다. "안다니 다행이군요. 나 기숙사로 돌아갈래요."
홍지엔이 말했다. "안돼, 당신이 확실히 말할때까지 못 가게 할거야."
그녀가 말했다. "난 무조건 갈거예요."
홍지엔이 가는 길 내내 그녀를 어루고 달래니 겨우 그녀가 말했다.
"당신이 바라는 좋은 포도란 결국 뒤에 남은 건데,우린 나쁜 포도라 쳐지다 보니 역으로 당신 뱃속에 들어가게 되었군요."
그는 급히 펄쩍 뛰며 그녀에게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녀가 말했다.
"나는 진작부터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어떻게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는 한참동안 조심조심 변명을 하며 잘못했다고 사과했고 그제서야 그녀의 얼굴 색이 펴졌다.
그녀가 기분이 다시 좋아져서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고집이 센 사람이라 앞으로 당신이 날 싫어할 거예요."
홍지엔이 얼른 그녀에게 키스하여 그녀의 말을 끊었다.
"당신은 오늘 정말 신포도가 된거야."
그,녀는 홍지엔에게 그의 과거 연애얘기를 해 달라고 졸랐다.
그는 말하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하나 둘씩 물어 대는 것을 이기지 못하고 조금은 털어 놓았다.
그녀는 그걸로는 성이 안찬다며 마치 강도가 돈 많은 지주를 고문하듯 계속 털어 놓으라 욱박질렀다.
그녀는 상세히 말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서 말했다.
"당신 정말 갑갑하네요. 내가 뭐 몇년전 일을 가지고 해묵은 질투를 할까봐 그래요?
나는 재미삼아 듣겠다는데 왜 그러는 거예요."
홍지엔이 보니 그녀의 뺨이 발그레졌는데 입 주변은 비록 웃고 있었으나 그녀는 기회를 엿봐서 감추고 있는 대부분의 상황을 조기에 알아내는 것이 좋겠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녀는 쑤원완과 탕샤오후의 사진을 보여달라 하였고 홍지엔이 그녀들의 사진이 정말 없다고 잡아떼자 가까스로 믿어주면서 말했다.
"당신 그 당시 늘 일기를 쓰고 그게 재밋어서 지금도 몸에 지니고 다니지 않은가요?"
홍지엔이 바로 크게 소리쳤다.
"어찌 그던 말을!
나는 환이(환아가씨)가 아는 그런 작가 문인이 아닌데 왜 연애 할때 일기를 썼다고 하는거야.
당신이 정 못믿겠다면 나하고 내 침실에 가서 뒤져봐. "
쑨아가씨가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요. 다른 사람들이 다 들어요.
할말 있으면 좋게 말하세료. 나만 들으면 되요!
당신이 이렇게 몰상식하게 나오는데 내가 이런걸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아가씨나 탕아가씨에게 와서 한번 해보라고 하세요."
홍지엔은 화가 나서 아무 소리도 안했다.
그녀는 그의 얼굴을 주시하며 웃으며 말했다.
"나한테 화 났어요? 왜 다른 데만 보세요?
당신을 놀려먹고, 내가 나빴어요. 미안해요. 미안해!"
이렇게 되어 약혼 일개월만에 홍지엔은 마치 여주인이 생긴것 같았다.
비록 자기는 그녀가 고분고분 해지도록 훈련시키지 못했지만 그녀의 자기를 훈련 시키는 기교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자오씬메이가 이여자애가 대단하다고 핶던 말이 떠 올랐고 그말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자기는 그녀보다 여섯살이나 더 많고 세상 살이에 대한 경험도 훨씬 많으니 한세대 앞의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를 갖고 놀았으며 자기는 그녀에게 꼼짝 못했고 그녀에겐 따지고 달려들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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