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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18p (전종서의 위성)

쑨아가씨가 몇 발자국 가다가 여리고 나약하게 말했다.

"자오 삼촌이 가버렸군요!    이제 남은 사람은 우리 둘 뿐이네요."

 

홍자엔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그가 가면서 나한테 그러더라고. 만약 내가 집에 가게되고 당신도 갈 생각이 있다면 우리 둘이 같이 가래.

나는 별 힘이 되지 못하는 사람이라,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을 잘 보살펴 주지 못하고 있구먼."

 

쑨아가씨가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황선생님, 고마워요. 난 나를 데려가려면 황선생님이 힘들까봐 걱정될 뿐이예요."

홍지엔이 체면을 차리느라 말했다. "천만에! 걱정 마."

"사람들이 뒤에서 험담을 많이 해요."

쑨아가씨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췄다.

홍지엔은 불안했지만 태연한척 하며 말했다.

"그들이 뭐라 하든 신경쓰지 마, 난 겁 안나."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어떤 나뿐 놈이  - 난 류즈샤오가 의심스러운데 - 익명으로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선생님과 나와 어쩌구 하는 헛소문을 지어내서,-  아버지가  진짜냐고 묻는 편지를 보내셨어요."

 

홍지엔은 이 말을 듣고 하늘이 반쯤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바로 이때 뒤에서 누가 그를 불렀다. 

"황선생, 황선생!"

돌아보니 리메이팅과 류즈샤오가 쫓아오고 있었다.

쑨아가씨의 병원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같이 앵앵대던 소리는 순간 수천분의 일로 작아졌다.

그녀는 얼름 손을 뻗어 홍자앤의 오른쪽 팔장을 꼈는데 마치 그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것 같았다.

홍지엔은 리, 류 두사람의 눈초리가 오직 자기의 팔장 낀 오른 팔에 꽂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생각했다. "다 끝났구나, 다 끝났어. 어쨋든 뜬소문이 쑨아가씨 집에까지 알려졌고, 에라, 될대로 되라!"

 

류즈샤오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쑨아가씨를 쏘아 보았는데 호흡이 거칠어졌다.

리메이팅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들 두사람이 너무 친하게 소곤대고 있어서 내가 여러번 불렀는데 전혀 듣지 못하더군.

내가 물어볼게 있는데 씬메이 선생이 언제 떠났소 - 쑨아가씨 미안해요, 정담을 나누는데 중단 시켜서."

 

홍지엔이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정담을 나누는지 알았다면 당연히 중단시키지 말아야죠."

리메이팅이 말했다.

"햐, 당신들은 번저 기풍부터 생각해야 하는거요. 백주 대낮에 길에서 팡장을 끼고 학생들에게 꽤나 모범을 보이고 있군요."

홍지엔이 말했다.

"훈도장 선생님같이 사창가니 드나드는 모범을 우린 못배워서요."

 

리메이팅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얼른 눈치껏 말머리를 돌려 얼버무려 말했다.

"황선생은 농담도 잘하네, 쓸데 없는 말은 그만하고 진지하게 말합시다. 당신들 언제 우리에게 결혼 축하주 먹게 해 줄거요?"

홍지엔이 말했다. "때가 되면  선생님을 빼 놓을리 있겠습니까."

 

쑨아가씨가 주저하며 말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리선생님한테 알려야 ..."

리메이팅은 큰소리로, 류즈샤오는 날카롭게 소리쳤다.

"뭘 알린단거지? 약혼? 아니야?"

 

쑨아가씨는 홍지엔의 팔을 더욱 꽉 잡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두 사람은 바로 고함을 질렀다.

"축하 ! 축하 해요! 쑨 아가씨 축하 합니다!

오늘 구혼했어? 그럼 한턱 내야지! "

그러면서 그들은 억지로 악수도 강요했고  그들을 놀리는 말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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