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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03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아마 나 혼자서 류아가씨를 바래다주러 갈까봐 그러나보지?"

씬메이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어쨋든 이번 만큼은 자네가 그녀를 데려다 주는데 나도 동행 할거야 - 왕씨 부인이 우리를 일부러 놀게하려고 부른 건 아닐거 아냐?"

홍지엔이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누가 누구를 데려다 줄 필요가 뭐 있어? 우리 둘은 우리들끼리 가고, 저네들은 저네들끼리 가면 되는거지."

 

씬메이가 말했다.

"자네 그런 소리 하지마.

우린 유학생이니 이런 사소한  사교예절은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거야"

두사람은 미혼 청년유학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자기들의 불행한 처지를 개탄했다.

 

류아가씨는 마지못해 다시 앉았다가 바로 가야겠다고 했다.

씬메이가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홍지엔 우리도 가야하니 가는 김에 두분 아가씨를 모셔다 드리고 가세."

류아가씨는 배웅해줄 필요 없으니 자기 혼자 가겠다고 했다.

씬메이가 잇달아 말했다.

"그건 절대 안됩니다!

먼저 환아가씨부터 기숙사까지 모셔다 주고 그담에 집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나도 아직 댁에 가본적은 없지만 말입ㅕ다."

홍지엔은 씬메이가 환아가씨를 떼어놓으려고 일부러 류아가씨에게 친한척 하여 또 다른 오해를 불러올지 모른다 생각하며 속으로 비웃었다.

 

왕씨 부인이 환아가씨에게 귓속말로 뭐라고 하자 환아가씨는 웃으며 짐짓 화가 난척 그녀를 떼밀었다.

왕선생이 말했다.

"그럼 그렇게들  하세요.

우리집 문을 나가면 내가 참견할 일도 없고 두분 아가씨의 안전은 당신들 두사람 책임입니다."

가오교장은 좀더 있다 가겠다고 하면서 젊은이들끼리 이렇게 날씨도 좋은 봄밤에 데이트를 하니 부러워 죽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때 맞춰 봄밤에 산보를 하고, 그것도 네명의 젊은이가 쌍쌍이 짝을 맞춰 데이트를 하니 이게 얼마나 부럽냐 하는 것이었다.

 

네사람은 어깨를 나란히하고 걸었다.

환, 류 아가씨는 가운데서 자오 황 두사람은 가장자리에서 걸었다.

나무 판자로 된 다리에 다가가자 환아가씨는 이 다리는 두사람씩 밖에 못가니 그녀는 다리 밑 개천 바닥으로 가겠다고 했다.

홍지엔과 류아가씨가  다리 한가운데 쯤 갔을 때 갑자기 환아가씨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렸다.

"아이구 엄마!"

그들은 얼른 발걸음을 멈추고 왜 그러냐 물었다.

환아가씨는 웃었지만 씬메이는 나무라는  투로 그녀에게 다리 밑은 돌이 미끄러우니 다리 위로 오라고 했다.

환아가씨가 위험한 곳에서 미끌어 졌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씬메이는 그녀를 부축했다.

 

류아가씨는 진작 다리를 건넜기 때문에 성가시게 그들을 기다리지 않았다.

홍지엔만 환아가씨가 미즌편으로 건너오기를 기다려 친절히 다리를 삐지 않았냐고 물었다.

환아가씨는 그에게 고맙다고 하며 삐지 않았다고  - 조금도 - 그리고  바로 나을테니 상관 없다면서 -  하지만 빨리 못걸으니 류아가씨에게 기다릴 필요 없다고 했다.

류아가씨는 갖지 않다는 듯 콧소리를 흥 하고 냈고, 홍지엔은 류아가씨와 자기는 천천히 갈거라고 했다.

.

열 발자욱도 채 못가서 환아가씨는 두번째로 비명을 질렀다.

"아이구!"

그리고는 손가방이 어디로 간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두들 그녀가 넘어질 때 실수로 개천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그녀도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고 했다.

씬메이가 말했다.

"지금은 밤이라 누가 줏어 갈 수도 없을테니 먼저 기숙사에 갔다가 손전등을 갖고 다시 와서 비춰 봅시다."

환아가씨가 생각을 더듬어 보니 손가방을 왕씨 부인 집에 깜박 놓고 왔다고 하며 스스로 멍청하다 탄식하면서 빨리 가지러 가야 겠다고 하며 말했다.

"어떻게 미안하게 여러 사람을 기다리라 하겠습니까?

두분은 먼저 가시고 어쨋든 자오선생님은 나와 동행해야 하니까 - 자오 선생님 나 욕하지 마세요."

 

대개의 예를 보면 여인이 문을 나설 때는 뭔가 잊어버리게 되어 있고 그래서 한번 문을 나선다는 것이 사실상 두번에 걸치게 된다.

안나가 말했다. "이이고, 큰일 났네! 손수건을 잊어버리고 왔네!"

이렇게 말하자 같이 가던 마리도 립스틱을 가져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났다.

줄리엣은 두사람이 기억을 깨우친 것을 보고 말했다.

"난 더 한심해! 돈을 안가지고 왔어."

그래서 세사람은 그것이 마치 세상에서 제일 웃기는 유머라도 되는 양 싫컷 웃으며 손에 손을 잡고 손수건, 립스틱, 돈을 가지러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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