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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89p (전종서의 위성)

왕씨 부인은 무시하는 태도로 흥 하는 소리를 냈다.

"당신이 젊었을 때? 나는  -  나는 당신이 젊었을 때를 보냈다는 것도  믿어지지 않아요."

순간 왕추호우는 얼굴이 빨개졌다.

 

홍지엔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서둘러 왕씨 부부가 이렇게 호의로 대해주는데 감히 기대를 저버리면 안되다면서 소개해줄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왕씨 부인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좋아요! 좋아! 황섡생은 알고싶어  하는군요!

이 두사람의 아가씨가 누구냐 하는 천기를 아직 누설할 때가 아니예요.

여보, 당신도 절대 말하면 안되요!"

 

왕선생은 부인의 빈틈없는 당부를 받고 기분좋게 말했다.

"당신들 내일 오면 자연히 알게되요.

너무 심각하게 생각말고 이번 기회를 빌어 모두들 만나서 얘기해 봅시다.

만일 두사람이 추호도 의사가 없다면 같이 저녁 한번 먹었다치면 되는데 무슨 상관있겠소.

상대방이 이걸 꼬투리삼아 관청에 고발할 리도 없는게 아니오, 하하하!

 

내가 감히 충고할 일이 있소.

이 전쟁은 일이년만에 끝날 일이 아니고 꽤 오래 끌것 같아.

평화가 오기를 기다려 결혼하려면 두분은 자기의 젊은 시절을 모두 헛되히 보네게 될거요.

'결혼 날자를 너무 뒤로 잡지마라'이 말은 꽤 일리가 있는 말이오.

두 분이 결혼하게 되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좋은 점이 많소.

우리 학교는 전망이 밝지만 한때는 사람을 초빙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고 일테면 두분 같은 인재를 말이오, - 응 여보 네기 당신한테 이 두 사람 얘기를 자주하지  안았어? -

기꺼이 와서 맡아주기만 바라고 있었으니 학교가 당신들이 그냥 나가게 내버려두진 않을거요.

이 형님이  -  이말은 절대 하면 안되지만 - 다음 학기에 아마 문과대학을 맡게 될거요.

교육과가 문과대학에서 독립하여 사범대학으로 바뀔테니까 지금 교육과 주임 공선생은 당연히 문과대학장이 될리 없소.

이 형님이 개인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갖은 방법을 강구해서 당신들도 참여시키려 하고 있소.

게다가 식구가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부부 두사람 각각 수입이   생길테니 생활비 부담은 결코 늘어나지 않을테고 ..."

 

왕씨 부인이 그의말을 중간에 끊으며 말했다.오

"아이구, 창피해 죽겠네! 정말 바로 방금 당신이 말한 낭만은 어디로 가고, 이것 저것 무엇이든 다 잇속 계산에 넣네!"

 

왕선생이 말했다.

"당신 보니까 정말 성질 급하군! 막 '낭만'이 나오려던 중이야.

결혼은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일이고 나와 집사람 모두 보통사람들인데 만약 결혼생활이 즐겁지 않았다면 우린 당연히 두분에게 결혼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했겠지 이렇게 중매를 서고 있겠소?

 

왕씨 부인이 미간을 찌프리며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낯 간지럽게."

그녀는 작년에 청뚜(사천성 성도)에 있을 때 절을 구경하러 다니다가 우연히 중을 만나 윤회에 대해 들은 일이 떠올랐다.

그때 남편이 소곤소곤 자기에게 말했다."내가 죽으면, 얼른 다시 태어나서 늦지 않게 당신과 다시 결혼할거야!"

그말을 듣자 갑자기 증오심이 일어났었다.

 

학교로 돌아오면서 두사람은 왕씨 부인에 대해 자세히 의견을 나누었다.

두사람 다 그녀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왜 그녀보다 스므살이나 많은 남편에게 시집을 깠을까?

그들이 제멋대로 결론을 내리길 그녀의 어머니가 가난해서 지방관이었던 왕추호우를 선망했을 거라고 상상했다.

그녀의 그림 역시 수준급이지만 그림 윗면에 씌여있는 글씨는 왕선생이 쓴 글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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