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둥황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것도 아마 운명으로 정해졌나 보오.
우리 어머니가 늘 말씀하시길 누이동생이 태어날 때 얼굴은 아래를 향하고 등은 위를 향해서 곧 친정에서 죽는줄 알았다더군.
누이동생이 어렸을 때 우린 늘 그애를 놀림감 삼았지.
지금와서 보니 그애가 정말 벌써 노처녀가 되려고 하네."
류씨 부인이 재빨리 말했다.
"노처녀가 되면 어떻해요?
정말 나이가 많아지면 재취로 들어가는 것도 괜찮아요.
왕씨 부인 같이 그렇게 되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은가요?"
말하는 것이 시집 못가는 것이 하늘의 뜻이니 사람 힘으로나마 만회해 보자는 투였다.
작년에 류둥황이 홍지엔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 주었다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갑자가 홍지엔이 그의 매제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도 자기 앞가림은 하는 알만큼은 아는 사람이니 보살펴 준 것을 알고 당연히 고맙게 생각했을테고, 또 자기와 한 집안이 되면 그의 지위도 공고해질 것이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친다면 틀림없이 바보 멍청이일 것이다.
류씨 부인도 남편이 생각이 빨리 도는 것을 칭찬했지만 한가지 걱정 된 것은 황홍지엔이 능력이 형편 없어서 처남에게 생계를 의존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녀는 남편으로 부터 그가 영리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안심했다.
그래서 벌써부터 결혼 이후의 일까지 계획하면서 신혼부부를 자기 집에 들어와 살게하면 되겠다고 했다.
어쨋든 방이 한칸 비어 있으니 정식으로 임대계약을 쓰게하는데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출입문이 나눠져 있지 않으니 나중에 황씨 집에서 아이들을 기를 때 류씨네 아이들의 운수와 총명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왕씨 부인으로부터 중매를 서 주겠다는 승락을 받자 부부 두사람 모두 기뻐서 류 아가씨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그녀가 부끄러워 하면서도 좋아 할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얼굴만 빨개질뿐 한마디도 하지 않을줄은 아무도 몰랐다.
류씨 부인이 아무 생각 없이 촉새같이 나서서 말했다.
"아가씨도 황씨란 사람 본적이 있어요? 당신 오빠가 그러는데 쿤밍 사람보다는 ..."
남편이 급하게 식탁 밑에서 그녀의 다리를 세게 겆어찼다.
류아가씨는 말을 아주 많이 했다.
우선 말하기를 그녀는 시집 갈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 누가 왕씨 부인에게 중매를 부탁하랬냐?.
그리고 나서 여자라는게 그렇게 천하구먼!
무슨 "중매", "소개" 듣기는 그럴듯 하지!
하지만 시장에서 닭을 팔거나 오리를 파는 것과 뭐가 달라?
분 칠을 하고 남자에게 선택받기를 기다리는거 아냐?
그러다가 그들 맘에 들지 않아서, 밥 한끼 먹고 난 후에, 아무 연락도 없으면 정말 망신 당하는거지!
덧붙여 말했다, 그녀가 오빠 집에서 공짜로 밥을 먹는게 아니다.
그녀가 집에서 하녀에 맞먹을 만큼 일을 하는데 뭣 때문에 그녀를 쫏아내지 못해서 안달이냐?
말을 할수록 노기가 치미는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것도 모두 이곳까지 끌고 오는 바람에 이렇게 된거다 라고 했다.
그 일이 있고나서 류선생은 부인을 탓했고 당연히 쿤밍에서의 중매 일은 꺼내지 말았어야지 그녀의 가득찬 원망을 뭐하러 건드렸냐고 했다.
류씨 부인이 화를 펄펄 내며 말했다.
"당신네 류씨들은 정말 성질이 지랄맞아!
누가 시누이를 데려갈지 몰라도 재수 옴 붙을거야!"
다음날 아침 일찍 류아가씨와 자는 큰 딸아이가 와서 부모에게 고모가 어제 밤새도록 울었다고 말했다.
그날 류아가씨는 아침도 점심도 먹지 않았고 혼자 집 뒤에 있는 강변을 왔다갔다 했다.
류씨 부부가 깜짝 놀랐는데,그녀가 푸른 물결을 보바라 보다가 짧은 소견으로 목숨을 내던지는 일이라도 일어나서 시끄러워지면 전교에서 다 알게될테고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얼른 여자아이를 보내서 그녀를 따라 가도록 했다.
다행히 그녀는 저녁때 돌아와 밥을 먹었는데 배가 고팠을텐데도 두그릇을 먹지는 않았다.
이 일은 그때 부터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
왕씨 집에서 초대장이 오자 그녀는 말없이 그것을 받았다.
오빠와 올케는 감히 그녀의 기분을 물어보지 못했고 자기들끼리 의논하기를 그날 아침 식사때가 되어도 아무런 움직임이 안보이면 왕씨 부인에게 와서 설득해 달라고 부탁하기로 했다.
그날 아침 류아가씨는 하녀에게 숯불 다리미를 준비하라며 옷을 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오빠와 올케는 서로 마주 보면서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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