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七 -
수염은 팔자(八字) 수염이 보통인데 왕추호우의 수염은 극다 만 획이었다.
그는 이십년전부터 일찌감치 수염을 길렀는데 그때 관에서 일하는 사람은 전부 입술위가 더부룩했다.
이것이 아니면 신분을 표시하기 어려웠는데 마치 서양 고대 철학자들이 아랫사람을 이끌려면 반드시 장발일 필요가 있었고 그것은 지혜로움을 표시했던 것과 같았다.
그는 독군서(督军暑;중화민국 초기 군사 감독기구)의 비서로 일했다.
당시 총사령관은 마름 줄기처럼 길다란 수염을 하고 있었는데 인단 광고에서 끌어다 놓은 것 같았고 매우 위엄이 있었다.
그는 사령관이 그에게 분수를 모르고 건방을 떤다고 나무랄까봐 겁이 나서 감히 이와 비슷한 수염은 기르지 못했다.
사령관의 수염은 검은 마름 둥근수염이지만 자기는 규모를 줄여서 붉은마름 뾰죽수염으로 기르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는 총대를 메지 않은 사람이 수염을 기르면 볼품이 없어 보인다는 것을 몰랐다.
그리고 수염도 듬성듬성하고 약해보이는 것이 입 주위에 두갈래 나 있다보니 마치 신식 구두점의 콤마 표시 같았다.
그것은 봉긋하게 솟아오르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하늘하늘 나부끼는 것도 아니었다.
짙은 검은색 눈썹이 장수 노인의 눈썹과 한가닥 한가닥 경쟁을 하는 것 같았다.
마치 그가 처음 면도를 하다보니 부주의 해서 눈썹과 수염을 몽땅 밀어버렸다가 아차싶어 황급히 도로 갖다 붙이다가 수염과 눈썹의 위치를 잘못 갖다 붙인것 같았다.
입 위에 눈썹이 붙어있으면 근본적으로 길게 자랄 수 없는 반면 이마위에 수염이 있으면 무성하게 자랄 것이다.
이런 수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좋았다.
5년전 그가 부인과 결혼하면서 그는 핑게김에 수염을 밀어버렸다.
그는 모든 관리,강도, 도박꾼, 투기상인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운명을 믿었다.
점성술사들은 모두 그가 "목(木)"의 운명을 타고 난 "목"형 사람이라 했다.
그래서 머리칼과 수염은 나무처럼 가지나 잎이 무성해야하는데 그것들이 부족하게 되면 초췌해진다고 했다.
40세가 넘은 사람이라면 버리가 반쯤 벗겨지는 것이 당연한데 이 몇가닥 수염 때문에 그는 고목나무레 꽃이 핀것 같았고 그나마 생기가 완전히 없어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25세의 신부는 역시 털하나 관리할 줄 몰라서 수염 두 줄기를 밀어버렸고 결과적으로 가운데 한줄기만 남게되었다.
그 한줄기나마 풍부하지 못해서 영화배우 식으로 한줄기로 다듬어 놓은 것이다.
이일로 얼굴위의 풍수가 망가지지 않게 보존되지 옷했던지 뜻하지 않은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새로 시집온 부인이 바로 병이 나자 왕추호우는 자기가 탄핵받아야 한다면서 자신을 책망하며 관청을 그만두었다.
다행히 관청일을 했던 사람은 재주가 뛰어나서 마치 고양이를 높은데서 아래로 내던져도 네 발이 땅에 사뿐히 설 수 있는것처럼 그리 큰 곤란은 당하지 않았다.
그는 원래부터 월급만 보고 사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렇게 문제를 해결했다.
비록 그가 보수적인 명사이며 이전 청시대의 나쁜 습관을 여점히 가지고 있었지만 관리 시절에는 매우 풍류를 아는 한량이었고 관리를 그만두고 나서는 학문을 논할수 있었다.
부인의 병은 계속 그저 그랬고 더 나빠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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