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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71p (전종서의 위성)

그는 자기가 학교에서 공부할때 그리 나쁜 학생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가르칠때는 이처럼 시원치 않은지..

설마 가르치는 것이 시를 쓰는 것과 같이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 아닐까?

단지 후회스러웠던 것은  외국 유학을 갔다 왔으나 그럭저럭 전문가라는것을 증명할 학위도 얻지 못한채 돌아온것일 뿐이다.

기세등등 명성과 위엄을 내세우려면 서양 교수의 강연을 전부 필기했던 과정이 있었다는 것을 숨기고, 몇 과목이을 개설되면 지금처럼 하수인 졸개 노릇을 할 필요 없이 남아있는 몇과목을 전적으로 맡아서 해야만 한다.

 

하지만 리메이팅 같은 사람들은 전부 몇년간의 교수 경험이 있고 이미 만들어져있는 강의를 하는 사람일 뿐이다.

자기는 경험이 하나도 없고 준비마저 없을 뿐더러 가르치는 과목도 자원해서 한것이 아니고 필요한 참고서 마저 없으니가르치는 것이 시원치 않은 것은 당연하다.

만약 일년간을 적당히 보내고 가오송니엔이 신용을 지켜준다면 자기는 교수로 승진할거고 여름 휴가때 상해로 돌아가 몇권의 외국서적을 읽고 돌아오면 그 다음 학년들은 리메이팅과는 비교도 안된다는것을 감히 믿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홍지엔은 자존심이 회복 되었다.

 

귀국후 일년동안 그는 그이 부친과 많이 소원하게 지냈다.

종전엔는 그는 시시콜콜한 것까지 모두 황툰영감에게 알렸었다.

지금 그는 황툰영감에게 답장을 꼭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황툰영감은 기분이 좋을때면 아들을 위로하여 말했다.

"인재는 쓰는 용도에 따라 잘 할수도 조금 잘 못할 수도 있는거야.(원문 : 尺有所短寸有所长: 한 자의 길이도 짧을 때가 있고, 한 치의 길이도 길 때가 있다는 뜻)

학자가 꼭 좋은 스승이 된다고는 할 수 없지."

이말은 그를 내심 부끄럽게했다.

그가 기분이 나쁠때는 아들이 공부에 힘쓰지 않는다면서 급하면 부처님 다리나 부둥켜 안을꺼냐며 잔소리를 해댔는데 소잃고 외양간고치기(亡羊补牢:중국어에서는 양 잃고 외양간 고치기), 가르치며 배우느라 스승 제자 모두 발전한다(教学相长) 등등 교훈을 얘기했다.

이것들은 기념주간에서도 학생들에게 했던 말이었는데 자기는 교직원석에 앉아 듣기도 지겨웠으니 머나먼 곳까지 가서 얻어 들을 필요는 없었다.

 

교무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날 홍지엔과 씬메이는 동네에 있는 음식점으로 저녁을 먹으러가서 의논했는데 지도교수제 실시 이후에 자유가 없어질까 걱정되었다.

오후에 류즈샤오가 와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홍지엔에게 쑨아가씨의 일을 알고 있느냐 물었다.

홍지엔이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그가 말했다.

"모르면 됬어요."

홍지엔이 즈샤오의 성질을 아는지라 더는 묻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즈샤오가 날카롭게 홍지엔을 쏘아보면서 그에게서 무슨 토설이라도 받아 내려는 양 다시 물었다.

"당신 정말 모른단 말이오?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는 비밀엄수를 신신당부하고나서 이일을 말했다.

교무처에서 쑨아가씨가 4조에 영어를 가르치는 것을 공고했는데 4조 학생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대표를 교장 겸 교무처장에게 보내 항의 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모두 학생인데,학교 당국이 차별대우를 하면 안된다며 다른 조는 모두 부교수가 영어를 가르치는데 왜 4조는 조교를 보내 가르치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들도 자기들 수준이 낮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장황하게 말하며 꼭 자기들도 좋은 부교수가 와서 그들을 가르치게 해달라고 했다

배신은 가오송니엔의 특기였고, 이후 탄압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은 쑨아가씨를 무서워하지 않았고 교실의 질서는 엉망이었는데 그야말로 그래서는 안될 지경까지 왔다.

쑨아가씨는 외국어 문학과 류주임의 동의를 얻어 4조 학생들에게는 작문을 시키지않고 그저 문장 만들기 연습만 시키기로 했다.

학생들이 이를 알게되자 더욱 시끄러워졌다.

왜 다른 학생들은 작문을 하는데 그들은 문장 만들기나 하냐고 쑨아가씨에게 질문하며 그들을 중학생으로 보냐고 했다.

 

쑨아가씨가 말했다. "여러분들이 작문을 할 수 없으니까 그런거요."

그들은 말했다."작문을 할 수 없으니 작문을 배워야 하는거요."

쑨아가씨는 그들에게 고함을 칠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류주임에게 와서 설명해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제서야 상황을 알게된 것이다.

 

오늘은 작문을 하는 날인데 쑨아가씨가 교실에 들어가니 칠판에 이렇게 써있는 것이 보였다.

"Beat down  MissS. S is Japanese enemey! (타도하자 미스S. S는 일본 오랑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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